AUTO DESIGN AWARD
A
데일리카 뉴스

[시승기] 짜릿한 질주의 향연..아우디 고성능 라인업 체험해보니

Audi
2021-06-04 19:00:49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

[인제(강원)=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모터스포츠 팬이 아니더라도 고성능차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멋진 차, 빠른 차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고급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마다 고성능 브랜드를 자랑거리로 여긴다.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명성과 기술력은 곧바로 브랜드 가치로 이어진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고성능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동안 아우디는 한동안 숨 죽이고 있어야 했다. 'RS' 배지를 단 아우디 고성능 라인업들은 한동안 한국땅을 쉽사리 밟지 못했다. 아우디 고성능차 팬들은 최근 아우디의 제품 전략이 아쉽기만 했다.

아우디는 와신상담 끝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고성능 라인업 확장에 나선다. 전시장에선 이미 고성능 신차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고성능 신차 출시에 앞서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같은 장소에서 별도로 진행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오랜만에 아우디 고성능 라인업들을 시승했다.

■ 대배기량 엔진의 질주 본능, R8 V10 퍼포먼스

간단한 브리핑 후 인제 서킷에서 R8 V10 퍼포먼스에 올랐다. R8 V10 퍼포먼스는 V10 5.2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에 7단 S 트로닉 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610마력, 최대토크 57.1㎏f·m, 0→100㎞/h 도달시간 3.1초, 안전 최고속도 331㎞/h 등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차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메인 스테이지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메인 스테이지

아침부터 내린 비로 서킷 노면은 상당히 미끄러웠다. 직진 구간에서는 앞차와 50m 이상 거리를 별려도 물보라 때문에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전문 인스트럭터의 통제 하에 최대한 차의 성능을 경험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노면상태와 코스가 익숙해 진 뒤 조금 더 차를 물아붙였다, 직선구간에서는 8000rpm까지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계기판은 순식간에 200㎞ 이상을 표시했다. 날씨가 야속했다. R8을 만끽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륜구동 ‘콰트로’ 덕분에 빗길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급회전 구간을 공략할 수 있었다. R8의 진가는 유려한 디자인이 성능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점이다. 낮고 넓은 차체는 말 그대로 차가 바닥에 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을 줬다.

아우디 R10 V10 퍼포먼스
아우디, R10 V10 퍼포먼스

물론, 제 아무리 빗길에선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조금만 집중력을 떨어뜨려도 뒷바퀴가 비명을 지르며 그립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반대로 생각하면 콰트로를 탑재한 R8이니 이 정도까지 달릴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쉬움(?)은 이어진 택시 드라이빙에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미끄러운 젖은 노면에서도 프로 드라이버는 각 코너를 과감하게 공략했고. 일부 급회전 구간에서는 드리프트 주행도 짧게 경험할 수 있었다. 차의 성능을 60~70%만 썼다는 것이 인스트럭터 설명이지만, 서킷이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퍼포먼스였다.

■ 짧은 만남 긴 아쉬움, RS6 아반트·RS7·RS e-트론 GT

국내 출시 전인 신차들도 짧게나마 택시 드라이빙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우선 사전예약 문의가 가장 뜨겁다는 RS7에 올랐다. 유려한 실루엣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A7의 고성능 버전이다. 세련된 차체는 V8 4.0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을 품었다. 8단 팁트로닉 자동 변속기를 맞물려 최고 600마력, 최대 81.6㎏f·m, 0→100㎞/h 도달시간 3.6초, 안전 최고속도 305㎞/h의 강렬한 성능도 겸비했다.

아우디 RS7
아우디 RS7

RS7 역시 콰트로가 주는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다이나믹 라이드 컨트롤(DRC)는 다이나믹 모드에서 탄탄한 하체를 자랑했다. 서킷에서도 충분히 즐겁게 탈 수 있는 차라는 것을 짧지만 확인할 수 있었다.

RS6 아반트 역시 RS7과 동일한 V8 4.0ℓ TFSI 엔진을 올렸다. 국내에선 큰 반향이 없는 왜건형태지만, 유럽에선 실용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인정 받아 팬층이 두터운 차종이다. 차 크기는 중형급이지만 핫해치와 마찬가지로 날렵한 주행감이 기억에 남았다.

RS e-트론 GT는 아우디 R8, 람보르기니 우르스 등과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다. 아우디가 처음 선보이는 고성능 전기차인만큼 브랜드 노하우를 최대한 담았다는 이야기다.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포르쉐 타이칸과 좋은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우디 RS e트론 GT
아우디. RS e-트론 GT

같은 폭스바겐 브랜드 식구지만, RS e-트론 GT는 타이칸과 주행 결이 꽤 달랐다. 타이칸이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유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RS e-트론 GT는 전기차 고유의 특징을 극한으로 드러냈다.

아우디 RS e트론 GT
아우디, RS e-트론 GT

인스트럭터가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머리가 확 뒤로 졎혀질 정도로 강력한 가속력을 뿜어냈다. 이후에도 힘을 뽑아내는 방식에 거침이 없었다. 고성능 전기모터와 대용량 배터리는 말 그대로 힘을 지연 없이 쏟아냈다. 다소 과장된 듯한 주행 사운드는 SF 영화 속 우주선의 기동음을 연상케 했다.

■ 의외로(?) 날렵했던 RS Q8

RS Q8은 아우디 브랜드 SUV 중 가장 큰 덩치와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5m가 넘는 길이. 2m에 달하는 높이는 웅장한 느낌을 전달한다. 커다란 근육질 차체 안엔 V8 4.0ℓ TFSI 엔진ㅏ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자리했다.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81.6㎏f·m, 0→100㎞/h 도달시간 3.8초 등의 성능은 ‘녹색지옥’이라 불리는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양산형 SUV'란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부족함이 없다.

아우디 RS Q8
아우디. RS Q8

통제된 상황 아래서 가속성능을 확인했다. 직선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반 가속 성능이 대단했다. 집중하지 않으면 브레이크 존을 벗어나겠다는 위기감까지 들었다. 컴포트 모드에서도 다소 거친 출발을 잘 받아줬지만. 다이나믹 모드에선 서스펜션이 말 그대로 ‘탱탱’하게 우왁스러운 구동계의 힘을 잘 받아줬다.

아우디 RS Q8
아우디. RS Q8

RS Q8은 리어 휠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됐다. 회전 반경을 줄이고 조향성능을 높이기 위해 뒷바퀴가 최대 4도까지 꺾이는 기술이다. 차 길이가 20㎝ 정도 짧은 A5가 한 번에 돌지 못하는 유턴구간도 RS Q8은 여유 있게 통과했다. 다소 빡빡하게 거리를 설정한 슬라럼 구간도 큰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 하반기 아우디의 대반격. 한국 시장서 통할까

올 2월 브랜드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스포츠카 R8 V10 퍼포먼스 아우디 고성능차 러시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웅장한 외관과 화끈한 성능을 자랑하는 대형 SUV RS Q8, 유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RS7, 국내 소비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왜건 형태의 RS6 아반트 등이 하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도 한국 시장을 찾는다. 역동적인 스포츠카의 형태를 한 순수 전기차 e-트론 GT와 극강의 성능을 구현한 RS e-트론 GT가 11월 경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R8 V10 퍼포먼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R8 V10 퍼포먼스)

오랜만에 한국시장을 찾는 아우디 고성능 신차에 회사 내부의 기대도, 시장 기대도 뜨겁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아우디의 가치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아우디 차를 타보는 것이다”라며 이번 행사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제품도 좋고 시장 분위기도 괜찮다. 출시 일정을 잘 지키고 공급 물량만 잘 확보하면 ‘대박’을 노려봄 직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