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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꺾은 2천만원 경차 캐스퍼..신차값 상승 부추길까?

Hyundai
2021-09-20 13:10:02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현대차가 2002년을 끝으로 단종된 아토스 이후로 19년 만에 경차를 내놨다. 스파크와 모닝, 레이 등 단촐한 라인업으로 외면받던 국내 경차시장에 모처럼 내린 단비같은 신차다.

캐스퍼
캐스퍼

모양새도 최신 트렌드를 정확히 겨냥했다. 해치백, 박스카 등의 경쟁 차량과 달리 작지만 귀여운 SUV 디자인을 고수했다. 1인가구 증가, 나홀로 차박 등을 즐기는 틈새 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현대차의 노림수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지난 15일 사전계약 실시 하루 만에 1만8940명의 소비자가 몰렸다.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이자 국내 세단 판매 1위 그랜저의 사전계약 대수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2019년 11월 출시된 현행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은 당시 1만7294대의 사전계약을 대수를 기록하며 당시에도 역대급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의 폭발적 반응에 대해 “경제성에 더해 디자인, 안전성, 공간성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상품성 때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진행한 D2C(고객 직접 판매) 방식으로 구매 편의성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캐스퍼
캐스퍼

그러나 캐스퍼는 여느 경차와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현대차가 19년 만에 내놓은 경차라는 이슈 외 100% 온라인 판매,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위탁생산 등의 수식어로 지갑 사정 가벼운 젊은 층의 수요가 몰릴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예상보다 높은 가격표를 붙이고 있어서다.

사전 공개된 캐스퍼의 가격은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 여기에 갖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경차 최초로 2000만원을 뛰어넘어 2057만원에 구입해야 한다.

경쟁차종인 스파크의 가격은 977만~1448만원, 모닝 1175만~1520만원, 레이 1275만~1580만원이다. 위 차종들도 편의기능을 모두 담으면 2000만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경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마지노선과 같은 2000만원대를 넘기진 않는다.

현대차그룹이 쏘아올린 신차값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그랜저를 꺾고 판매량 집계 상위권에 오른 신형 스포티지의 가격은 2442만~3385만원으로 최상위 트림 그래비티에 풀옵션 선택 시 3943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경쟁차종인 투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형 투싼의 가격은 2435만~3467만원으로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풀옵션 선택 시 하이브리드 기준 4012만원이다. 중형 싼타페와 쏘렌토도 이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문제는 이런 현상이 경쟁 제조사를 넘어 수입차 업계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최신 사양을 듬뿍 담아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 또는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 및 편의기능을 모두 기본화했다”는 주장으로는 더 이상 설득이 쉽지 않다.

새로나온 신차라면 당연히 이전 세대 보다 더 좋아지고 커져야 하는게 자동차 업계의 공식과도 같다. 현대차가 주장하는 다양한 안전기능과 편의품목, 다재다능한 상품성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경차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앞으로 두고 볼 관심사다.

[TV 데일리카] 가격 비싼대도 사전계약 대박 난 현대차 캐스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