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9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던 국내 경차 시장이 올 상반기 3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차 캐스퍼, 기아 레이 1인승 밴 등 신차효과에 힘입은 결과다. 여기에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차의 경제성이 다시금 주목 받는 모습이다.
4일 국내 완성차 5개사 판매자료에 따르면 2022년 1~6월 경차 내수판매실적은 6만51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다. 국내 최초 경형 SUV 캐스퍼가 2만3200대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고, 박스형 경차 기아 레이가 같은 기간 2만975대 판매고를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성장하며 전체 시장을 키웠다.
국내 대표 경차 2인방인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는 올 상반기 각각 1만4255대, 5740대씩 판매됐다. 2021년 상반기 대비 각각 22.6%와 46.1%씩 감소한 실적이다. 하지만 모닝의 경우 지난 6월 2023년형 연식변경 출시 후 반등세(5월 2258대, 6월 2414대)로 돌아섰고, 스파크는 최근 월 1200대선을 유지하며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한국지엠 내수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국내 경차 시장은 2012년 20만2844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까지 9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신차 부족에 가격 인상으로 소형 SUV 및 준중형차로 수요가 이동해서다. 급기야 2020년 경차 내수 판매대수가 9만7072대로 ‘연 10만대’ 선이 무너지면서 경차 위기설이 돌기도 했다.
해법은 결국 ‘신차 카드’였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캐스퍼의 경우 사전계약 2주(2021년 9월14~28일) 동안 2만3766대의 접수가 몰릴 정도로 소비자 관심이 쏠렸다. 실용성 및 안전성, 개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최신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어 올 2월 현대차는 캐스퍼에 2인승 밴을 추가, 소상공인과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정조준했다.
기아 역시 지난 2월 조수석을 과감히 없앤 레이 1인승 밴을 투입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레이 1인승 밴의 적재용량은 1628ℓ로 기존 레이 2인승 밴(940ℓ) 대비 30% 증가했다. 여기에 실내 길이가 최장 1913㎜로 성인 남성도 큰 불편 없이 누울 수 있어 나홀로 차박족들의 구매 문의가 활발하다는 게 영업일선 설명이다.
이밖에 6월 출시된 ‘The 2023 모닝’은 ▲블랙하이그로시 프론트/리어 범퍼 및 라디에이터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 메탈 칼라 포인트 ▲크롬 벨트라인 몰딩 ▲블랙하이그로시 칼라 포인트 사이드실 몰딩 등 선택품목을 기본 적용하고,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 모니터 ▲샤크핀 안테나 ▲하이패스 자동 결제 시스템 등이 포함된 멀티미디어 패키지를 신규 운용하는 등 상품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흐름대로라면 올해 경차 판매는 연 10만대 이상 실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레이나 캐스퍼 등은 전기차 출시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어 향후 전동화 시대에도 경차만의 영역을 지켜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news@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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