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정우덕 칼럼] 이제는 전기차 시대..아파트 충전기 사용법은?

Genesis
2022-04-19 11:17:51
제네시스 G80 전기차
제네시스, G80 전기차

아파트는 여러 세대가 같이 사는 특성상, 단독주택이나 개인 상가 같은 곳과 달리 주차 공간을 독점적으로 쓸 수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전기자동차 충전 시설도 여럿이 공유할 수 있도록 설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형태를 ‘부분 공용’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입주민에게는 ‘공용’, 외부인에게는 ‘비공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헷갈린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아파트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자도 여럿이고, 관리 주체도 다양해서 발생하는 문제다. 물론 이에 따라서 요금체계도 서로 다르게 적용된다. 절대 모든 아파트가 같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어디서 설치해서 관리하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먼저, 관리사무소가 운영하는 충전기는 아파트 시공사 등이 건물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설치한 것을 관리사무소가 이어받아 운영하는 충전기다. 외부에서 흔히 보던 충전사업자 로고를 본체나 주변 어디에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충전기 제조사 로고만 찍혀 있거나 아무런 로고가 없다면 아파트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이런 충전기는 관리사무소나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에서 정한 단가로 충전요금이 매겨진다. 요금체계 차이 때문에 본인 집안에서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과 합치지 않고 관리비에 별도 항목으로 청구된다고 보면 된다.

실질적인 충전단가는 언제 어떻게 정해졌느냐에 따라서 외부 충전기보다 비싸거나 쌀 수 있다. 전력량 요금은 일반적인 수준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료는 일반 관리비에 포함되어 전 세계가 분담하는 때도 있고, 전기차를 사용하는 세대만 1/N으로 분담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이용 세대수가 적으면 부담이 제법 클 수 있다.

EV6
EV6

사용 방법은 입주민 카드 또는 관리사무소에 등록 절차를 거친 카드로 사용 세대 인증을 한 뒤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체적인 절차는 관리사무소에 문의해보는 걸 권장한다.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던 충전 회원 카드는 인식이 안 될 가능성이 크며, 설영 등록해서 사용이 가능해지더라도 카드에 저장된 금액을 차감하여 충전할 수는 없다. 결제 및 관리시스템이 별개이기 때문이다.

충전사업자가 운영하는 충전기는 공용 충전기 사업을 하는 곳이 아파트에 충전기를 설치한 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전력, 차지비, 지차저, 에버온 등의 로고가 찍혀 있거나 해당 회사의 안내문이 부착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쉐보레 볼트EUV
쉐보레 볼트EUV

이런 충전기는 해당 사업자가 요금 부과 및 유지보수를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관리사무소 및 관리비와는 무관하다. 설치 유형에 차별을 두지 않는 사업자는 공용 충전기와 같은 단가를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아파트 전용 단가로 운영하기도 한다.

부분 공용이라는 특성 때문에 공용 충전기와 달리 다른 사업자의 회원 카드를 쓸 수 있는 로밍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사용하기 위해서 해당 사업자의 회원 카드를 미리 발급받거나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르노 전기차 조에ZOE
르노, 전기차 조에(ZOE)

또 아파트 주차장 군데군데에 있는 일반 콘센트에 휴대용 충전기를 허락없이 꽂으면 절도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된다. 이 콘센트의 전력 사용량은 공용 전기 용도로 집계되어 전 세대에 분담되기 때문에 다른 세대에 충전요금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함부로 하는 사람들 때문에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타는 사람들의 인상을 실추시키는 문제도 일으킨다.

파워큐브, 이볼트와 같은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 운영 업체가 해당 콘센트를 전환 공사하기도 한다. 콘센트에 회사 로고가 보이는 안내문과 태그가 달린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콘센트는 해당 업체의 전용 충전기를 구매해 사용하게 된다. 별도의 요금 체계를 기반으로 해당 업체에서 요금을 청구하는데, 사용 직전에 충전기를 태그에 갖다 대고 인증해 사용자와 사용량을 구분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만약 인증되지 않는 일반 충전기를 꽂으면, 충전은 가능할지 몰라도 제대로 정산이 안되기 때문에 불법에 속한다. 비양심적인 차주들이 은근히 자주 일으키는 일이라서 실제로 충전사업자가 이런 사례를 보면 경찰과 업체에 신고해달라고 공지할 정도다.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최근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용자 인증이 되지 않으면 전력 공급이 안되는 전용 콘센트를 설치하는 사업자도 있다. 예를 들어 ‘스타코프’는 계량 기능이 내장된 전용 콘센트를 설치하기 때문에 사용자 인증만 되면 아무 충전기나 꽂아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차장이 집에서 매우 가까워서 고용량(220V 20A 또는 4000W 이상) 연장선(릴 케이블)을 집 안 단독 콘센트(에어컨 전용 등)에 연결하고 밖으로 선을 늘어뜨린 뒤 여기에 휴대용 충전기를 꽂고 차량을 충전하는 걸 시도하는 수도 있다.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지만, 안전에 주의하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이 경우 그냥 가전제품을 하나 쓰는 것과 같게 되므로 집안 전기 사용량에 합산되며, 누진제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