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 칼럼] 국내 판매 데이터로..전기차 대결 승패 나눌 필요있나?

[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우리나라 언론들이 요새 국내 차량 판매 데이터로 전기차 대결 승자와 패자를 나눠 결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5 판매량이 테슬라 모델3보다 많다는 이유로 테슬라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보도가 많습니다.

이런 분석이 올바를까요? 우선 국내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1분기(1~3월) 현대차 아이오닉 5 국내 판매대수는 총 7579대입니다. 1월 376대, 2월 3995대, 3월 3208대가 판매됐네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등록 자료로 살펴본 테슬라 모델3의 국내 1분기 판매대수는 2698대입니다. 확실히 1분기 7579대가 판매된 아이오닉5의 영향력이 돋보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볼 점은, 어떤 언론도 아이오닉5와 모델3의 다른 국가 판매량을 소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국내 판매 데이터로 아이오닉5 자체를 최고의 전기차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테슬라 국내 판매의 경우 차량 선적 기간이나 국가별 차량 배분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죠.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에서 최근 발표한 1분기 미국내 전기차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Y는 5만834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고, 모델3는 4만6800대가 판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아이오닉5는 6244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가 밝힌 글로벌 판매 데이터를 확인해볼까요?

테슬라는 분기별로 모델3와 모델Y 합산 생산량과 판매량을 종합해 발표합니다. 두 차종 크기는 서로 다르지만 전반적인 외관 및 내장 디자인이 동일하기 때문이죠.

모델3와 모델Y 1분기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29만5324대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된 수치죠. 생산은 61% 증가한 29만1189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분기 1만2423대(1월 1727대, 2월 6219대, 3월 4477대) 수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모델3와 모델Y 합산 판매량과 29배 차이나는 구조입니다. 국내 판매량을 더해도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합산 판매와 비교했을 때 한참 뒤쳐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오닉5는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월드카어워즈 수상에 이어,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로 선정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 위상을 높인 차는 분명해보입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명성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델 수는 현대차와 비교했을 때 많이 있지 않지만 독창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과, 강인한 모터 및 배터리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계속 생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프리몬트 뿐만 아니라 독일 베를린, 중국 상하이, 미국 텍사스 오스틴 등 생산 공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도 무섭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좀 더 중립적인 시선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테슬라 모델3 또는 모델Y 판매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곧 출시되는 아이오닉6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경우 아이오닉5의 해외 공장 확대 생산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도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언론 스스로 전기차 판매에 대해 판정승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아직도 전기차 시장은 초기 단계고 우리가 기대할만한 다양한 기술들이 곧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전기차 판매 결과를 소개하려고 하면, 우리나라 데이터 뿐만 아니라 글로벌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아직까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비중이 적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