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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덕 칼럼] 전기차 충전요금 100% 할인하는 카드..과연 가능한 걸까?

Kia
2022-05-13 09:30:17
기아 EV6
기아 EV6

한정 기간에 특정 사업자를 대상으로 충전요금 100% 할인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 충전요금 할인 카드인 신한 EV가 파워큐브 충전기를 대상으로 2019년에 행사를 열었던 게 이에 해당된다.

할인은 아니고 용도가 제한적인 포인트 적립을 100%까지 하는 카드도 있다. 그러나 100% 할인을 기본 혜택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기 위해 몇가지 짚어볼 것이 있다.

기본 실적 대비 제공 할인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특례요금이 완전히 적용되던 시절에 전기차 충전이 매출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었다. 그래서 해당 매출에 할인을 크게 적용해도 시각적인 효과는 크면서 카드사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매출 상한, 즉 할인 최대 금액이 있는데, 이는 예를 들어 주유 할인을 리터당 100원 해주는 카드는 휘발유 가격이 1500/L일 때 약 6.7%의 높은 할인을 해준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

그러나 보통 매출 상한과 전월 실적 제한을 두게 된다. 전월 실적은 100만원을 채워야 하고, 월 최대 주유 금액이 30만원 어치라고 제한한다고 하면, 할인 금액은 약 2만원 정도의 상한에 묶인다.

이것을 실질 할인율로 계산하면, 100만원 쓴 뒤 2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므로 2% 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전월 실적을 20만원만 채워도 리터당 60원 할인하는 카드가 있다면, 주유를 20만원 하면 8000원 할인 받게된다. 개별 할인율은 낮아도 실질 할인율은 4%가 되므로 월 실적이 적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셈이다.

다시 신한EV로 돌아와서, 이 카드의 충전요금 할인 최소 조건은 전월 실적 30만원이고, 요금 할인의 한도는 2만원이다. 이것을 충족하면 할인율은 30% 밖에 안되지만, 한달에 5만7000원 충전하면 한도를 다 채우게 된다.

환경부 충전기의 단가가 292.9월/kW이고, 차량 연비가 5.5km/kWh라면, 공용 충전기를 쓰는 사람은 한달에 1260km 정도 타도 한도에 도달한다. 30만원쓰고 2만원을 할인 받았으므로 실질 할인율은 주유 할인 카드보다 높은 6.7%에 달한다. 카드 할인 혜택이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소비자로서는 특정 매출이 높은 할인율 또는 무료로 쓸 수 있는 것만 볼 것이 아니라 카드를 쓰면서 할인받는 총비율 또는 금액이 높은지 보는 게 이득이므로 100%라는 수치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제공되는 혜택에서 할인율을 100%로 올리더라도 카드 회사로서는 전체적인 실질 할인율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인 한도나 전월 실적 부분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효용이 그만큼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