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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덕 칼럼] 전기차에도 내연기관차 처럼 12V 배터리가 적용된 까닭은?

Renault Korea
2022-07-18 09:13:18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전기차는 고용량 배터리로 주행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배터리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로 작은 용량의 12V 배터리를 추가로 탑재하고 있다.

자칫 방전될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있는 것일까 궁금해 할 수 있는데, 이런 건 설계 개념의 문제로 보는 게 타당하다.

고압 배터리는 주행 동력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시동을 끄면 고전압 전원의 위험을 피하고자 물리적으로 단자가 분리된다.

필요할 때만 물리고 아닐 땐 떼어 놓는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 최소한 단자의 접속과 분리를 수행하는 동력이 필요한데, 별도의 전원에서 받아야만 한다.

이와는 별개로 400V 정도의 전압에서 12V 전압으로 작동하는 전자장치들을 구동시키기 위해 항상 컨버터를 거치는 것도 비효율적인 면이 있다.

컨버터 작동 원리에 따라 부하가 작으면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최대 부하 부근에서 효율이 제일 높다. 그렇다면 12V 전원을 공급하는 별도 배터리를 필요로 할 때 최대 부하로 충전해서 에너지를 보관해 놓고, 실제로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볼트 EV
볼트 EV

그럼 왜 하필 전장이 12V인지 궁금할 수도 있다. 가장 쉬운 답은 일반 차량이 그동안 12V 배터리를 대부분 사용함에 따라 여기에 맞게 부품이 설계돼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기차용으로 400V급 부품을 설계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일반적인 전자 제품들이 원래 내부적으로 3~12V 정도로 작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압이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도 전자기기 등을 ‘약전’이라고 부르고 송전탑과 같은 고압 설비를 ‘강전’으로 구분한다.

결국 전기차에는 저전압과 고전압이 공존하고 있을 수 밖에 없으며, 각각을 담당하는 배터리를 따로 넣어서 쓰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차량 설계자들이 결론 내린 셈이다.

물론 마음먹는다면 항상 고전압 배터리를 연결해 놓고, 필요할 때 저전압으로 변환시켜가면서 쓰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극히 일부의 전기차들은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대세가 아닌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