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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욱 칼럼] 전기차 시대, 위기 맞은 정비업소·주유소·LPG충전소..해법은?

Hyundai
2022-07-29 09:00:00
아이오닉 6
아이오닉 6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급속충전기를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1만2000개소 이상, 완속충전기는 도보 5분 거리 생활권을 중심으로 50만기 이상, 상용차 충전소는 버스, 택시 차고지 중심으로 2300개 이상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과연 어떤 업종이 타격을 받을까? 내연기관차를 수리하는 정비업소와 기름을 주유하는 주유소가 위기 업종으로 떠오른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이 제주도다. 제주도는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제주도내 주유소와 LPG충전소, 그리고 자동차 정비업계는 당장 시장이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

더욱 큰 문제는 제주도만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친환경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책 입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전국적으로 이들 업계의 불안감은 극도로 커질 수 밖에 없다.

전기차 시대에는 자동차 정비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70% 정도는 도태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자동차 1,2급 종합정비업 보다는 전문정비업,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센터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종합정비업체 6000여곳, 전문정비업소는 4만곳 정도 된다. 그런데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정비수리 작업하는 건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 에너지허브 주유소
GS칼텍스 에너지허브 주유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절반 정도이고, 내구성 부품들도 모듈화가 되어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 정비업소를 방문할 일은 극히 드물다. 만일 찾아간다면 품질보증을 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직영 정비공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위기국면에 노사가 따로일 수 없다. 업계 전체에 직면하고 있는 이 같은 산업구조개편은 이미 커다란 흐름으로 형성돼 지역의 작은 하천이 아니라 거대한 바다의 해류와 같은 흐름으로 도도히 흘러갈 것으로 본다.

환경문제와 연결돼 석유 소비가 줄고 신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미 탄소중립을 위해 ESG 목표를 실천해야 할 시간이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아마도 내년부터는 전 세계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ESG 수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석유제품 내수시장이 15% 이상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 수송에너지 전환으로 현재 주유소의 영업이익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에는 2980개의 주유소만 존립 가능하고 나머지 74% 정도인 8529개소는 석유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유소도 70%가 도태하고 자동차정비업소도 70%는 다른 업종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

현재 주유소, 충전소는 물론 자동차 정비업소도 사업다각화를 통해 이 변화의 시기에 ㅅㄹ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했고, SK가스나 E1과 같은 대기업은 LPG충전소에 탈탄소와 미세먼지 저감정부정책에 부응하여 수소추언소 설치를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 전기차와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차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 뒤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전기는 그 생산 연료가 화력(원자력 포함), 수력, 풍력 등 다양하고 쓰레기 소각 등 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사실 LPG도 등장 초기에는 친환경에너지로 정부 지원하에 버스, 택시 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된 것인데, 지금은 LPG차가 친환경차에서 배제됐다.

결국 LPG는 수소가스로 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정책변화로 수수도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전기는 화력, 수력, 풍력, 태양열 등으로 다양한 연료를 소재로 생산된 결과물이어서, 발전의 연료에 대한 논란이 있더라도 연료의 교체가 있을지언정 그 결과물인 전기는 일관되게 공급되고 사용될 수 밖에 없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규제 강화 등 소규모 사업체의 인건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 관련 시설은 자동화가 가능하여 인건비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사업환경이 된다.

EV6
EV6

게다가 전기충전소를 중심으로 전기차량 정비, 세차, 쇼핑공간, 카페 등 사업다각화도 보다 용이하고, LPG나 수소보다 더욱 생활밀착형으로 곳곳에 설치되며, 다양한 규모와 컨셉으로 사업추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업구조개편에 대비해 사업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지금까지 해 오던 대로 인력계획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신규채용을 신중하게 고민하여 결정해야만 한다.

사업구조가 크게 바뀌면 지금 인력으로 운용 가능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리 기술을 익히게 하고, 교육시키고 투자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기술을 갖추고 있고 교육을 받은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기존 인원은 유휴인력이 되어 인원감축이라는 고달픈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얼마전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이 유럽을 다녀오면서 앞으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기술, 기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와 같은 산업구조개편은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된 SK박미주유소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된 SK박미주유소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했던 회사 GE의 CEO였던 잭 웰치(1935~2020년)가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생기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해라! 억지로 변해야 할 상황이 오기 전에.” 변화는 자유다.

하지만 변화하지 못해서 받게되는 실패에 대한 책임은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자유는 늘 긍정적인 에너지로 흐르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는 항상 미래에 대한 도전과 응전으로 쓰여진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