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48V 전압 시스템을 사용해 하나의 모터가 엔진 보조 역할을 맡는다. 구동 모터와 발전기 등 두 개의 모터를 사용해 엔진을 대신하는 하이브리드차와는 달라서, 연비나 파워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앞으로 시장에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차의 강세가 예상된다.
시동은 센터터널에 위치한 깜찍한 시동 버튼을 오른쪽으로 돌려서 사용한다. 끌 때에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 휠 하단 패널에 위치한 시동 버튼보다는 직관성은 오히려 떨어진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실내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시동이 켜졌는지 모를 정도다.
액셀러레이터의 페달 반응은 경쾌하다. 페달의 답력은 살짝 가벼운 맛이다. 주행감은 안락하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실내는 정숙하다. 윈도우는 2중 접합으로 처리돼 주행 중 풍절음을 적절히 차단한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시스템이 작동돼 전력을 보충한다. 클러스터를 통해서도 이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신형 S90의 주행감은 탄력적이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잘 따라준다. 시승차는 최고속도가 180km로 제한된다. 고속 주행에서 사고가 잦다는 점에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속도를 줄여 세팅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비교적 짧은 몇 초 사이에 최고속도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는데, 순간 가속성은 한 박자 빠른 편이다. 엔진회전수 4000rpm을 넘기면서부터는 매력적인 엔진사운드로 ‘펀 투 드라이빙’ 맛을 더한다.
주행 중 로드노이즈는 크게 발생하지 않지만, 도로의 상황을 잔잔하게 몸으로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고급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주행 중 진동은 조율이 요구된다.
S90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윈드클래스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지만, 주행 속도만 지원된다. 지도는 클러스터를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주행 중 운전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는 요소다.
S90은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반자율주행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부주의한 운전으로 차선을 이탈하는 경우, 레인을 벗어나지 않게 하거나, 주행 중 충돌이 예상되면 경고 또는 제동을 통해 안전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신형 S90은 주행 중 일부러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어놓는 경우 흔치는 않지만 차선을 이탈한다. 도로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수가 적잖은 때문이지만, 좀 더 강하게 제어되는 것도 지적 사항이다.
주행 중에는 실내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 안에서 양질의 공기를 마신다는 건 매력 포인트다. PM 2.5㎍ 수준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내 정화시킨다.
개선된 바워스&윌킨스(B&W) 프리미엄 오디오시스템도 탑재됐다. 기계적 공진 상태를 구현해 풍부하고 세밀한 음질이 제공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에서 여유를 찾을 수도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초대형세단 신형 S90의 복합 연비는 11.3km/ℓ에 달한다. 연비는 사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고무줄처럼 바뀌기 마련이다. 평상시에는 에코나 콤포트를 적용하고, 상황에 따라 스포츠로 주행 모드를 조율하는 운전법을 권한다.
■ 볼보 신형 S90의 시장 경쟁력은...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신형 S90은 국내에 소개되자마자 3200대 계약을 넘어서는 등 호평 일색이다.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오는 정도로 시장 경쟁력은 높다.
E-세그먼트에 속한다는 점에서 경쟁차 대비 신형 S90의 디자인이나 퍼포먼스 등에서도 굳이 부족한 감은 없다. S90의 판매 가격이 트림별 모델에 따라 6030만~8549만원 수준으로 경쟁차 대비 낮게 세팅된 것도 강점이다.
신형 S90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에 속한다 점은 매력 포인트다. 수입 E-세그먼트 시장에서는 벤츠나 BMW, 아우디 등 여전히 반친화적인 차량으로 꼽히는 디젤차가 득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볼보가 내놓은 신형 S90은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탄력적인 퍼포먼스, 합리적인 가격,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친환경성 등 ‘4 박자’를 골고루 갖췄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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