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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iX 전기차, 판매가 1억원 이상 가치 있을까?

BMW
2021-11-24 04:09:20
BMW iX
BMW iX

[영종도=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22일 국내 출시된 BMW iX 전기차의 판매 가격은 1억원이 넘는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 313㎞인 iX xDrive40은 1억2260만원, 447㎞ 인증받은 iX xDrive50은 1억4630만원이다. 둘 다 올해 기준으로 정부로부터 전기차 구매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인천 영종도에서 파주까지 오가면서 시승한 결과, iX는 1억원 넘는 판매 가치가 있는 전기차였다. 실내 거주 공간은 기대 이상이었고, 주행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타이어와 하체 소음을 아주 잘 잡아냈다. 실내외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최대로 잘 표현해줬다. 다만, 테슬라와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주행보조 성능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아쉽다.

313㎞ 인증을 받은 iX xDrive40 트림으로 시승해봤다. 차량의 앞쪽 모터 최고출력은 258ps, 뒷쪽 모터 최고출력은 272ps다. xDrive50의 경우, 앞쪽 모터 최고출력은 xDrive40과 같지만, 뒷쪽 모터의 경우 313ps로 xDrive40보다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시승할 수 있는 거리는 150㎞ 이상이었고, 고속도로가 시승코스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시간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주행거리 변화보다는 차량의 가속 성능을 체크해보기로 했다.

실내에서 바라본 BMW iX 주행 모습
실내에서 바라본 BMW iX 주행 모습

우선 스포츠 모드로 주행모드를 설정해 놓고, 잠깐 차선변경을 하면서 가속페달을 세게 밟아봤다. 고성능 차량처럼 밟자마자 순간 최대 토크를 느낄 수준은 아니었다. 시승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1초만에 도달한다. 향후 BMW는 국내 시장에 iX M60 모델을 출시한다. 그 때 iX에서 느낄 수 없었던 짜릿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iX 주행모드는 스포츠 뿐만 아니라 퍼스널, 효율 등이 있다. 주행거리를 우선 시 하는 효율을 설정하면 가속페달 자체가 무거워진다. 퍼스널 모드로 설정하면 개인의 특성에 맞는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 시내도로에서 퍼스널과 효율 등 번갈아가면서 주행 소음이 어떤지 느껴봤다. 확실히 소음을 잘 잡았다는 느낌이다. BMW 코리아는 에어 퍼포먼스 휠로 주행 저항과 소음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 시선에서 바라본 BMW iX 정차했을 때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으로 경로를 안내해준다
운전자 시선에서 바라본 BMW iX, 정차했을 때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으로 경로를 안내해준다.

일부 시승코스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와인딩 코스가 있었는데, 노면의 잔충격을 잘 걸러줬다. BMW 코리아는 iX 상품 설명에서 “마찰 브레이크 사용 최소화로 안락한 승차감을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iX는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처럼 스티어링 휠을 통해 회생제동을 조절하지 못한다. 대신 변속 레버를 B 모드로 옮겨 놓으면 거의 원페달 드라이빙에 가까운 주행을 할 수 있다.

iX 주행보조(ADAS) 기능을 써봤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기능 등이 작동된다. 차량의 자동 주차를 돕는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국내 적용 준비중인 상황이다. 추후 차량의 무선 OTA 업데이트에서 추가될 전망이다.

iX 주행보조 기능은 기존 BMW 차량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을 잡던 손을 떼자 마자 금방 스티어링 휠 잡으라는 의미의 경고 그래픽이 떴다. 이 때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서도 노란 불빛이 나타났다. 운전자가 이 경고를 오랫동안 무시하게 되면, 차량 스스로 강한 제동을 주고 정차를 시도한다.

BMW iX 디스플레이 메뉴 아이콘
BMW iX 디스플레이 메뉴 아이콘

iX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없다. 1억원이 넘는 전기차에 이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다. BMW 코리아가 최근 다양한 차종의 OTA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만큼, iX의 주행보조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능 추가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iX는 어댑티브 회생제동 기능이 있다. 주행 모드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회생 제동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댑티브 회생제동 기능은 고속도로 주행 때보다 시내 도로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시내 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다가 떼면 예상보다 강한 제동이 느껴진다.

iX 실내 12.3인치 클러스터와 14.9인치 디스플레이 UI는 기존 BMW 차량과 많이 다르다. 많은 기능들을 포함시켜주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클러스터 속 모든 기능을 습득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BMW iX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실행 화면
BMW iX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실행 화면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 버튼을 활용하면, 운전자 특성에 따라 클러스터 디자인과 콘텐츠를 바꿀 수 있다. 예전에는 스티어링 휠 안쪽 레버 ‘BC’ 버튼을 활용한 방식과 다르다. 스티어링 휠 버튼을 통해 콘텐츠를 바꾸는 것이 훨씬 직관적이다.

8세대 iDrive 기반 14.9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UI도 기존 BMW 차량과 완전히 다른 구성을 갖췄다. 디스플레이 좌측 홈 버튼을 누르면 세기 힘들 정도의 많은 메뉴들이 나타난다. 마치 스마트폰의 메뉴들을 나열한 것 같다. 메뉴에 나열된 아이콘들의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iX의 느낌을 잘 살려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수많은 메뉴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은 바로 ‘실내 카메라’ 기능이다. 이 기능을 실행하면 룸미러 내 장착된 카메라가 실행되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차량 내부에 있는 운전자 또는 조수석 승객이 카메라를 향해 웃으면, 사진이 찍히는 기능도 내장됐다. 사진 촬영 시 시스템 반응 속도가 다소 느리다.

BMW iX
BMW iX

BMW는 iX의 특징 중 하나로 ‘샤이 테크’를 뽑았다. 평소에 잘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필요할 때 마다 제 기능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샤이 테크의 대표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전방 카메라와 후방 카메라를 향해 분사하는 워셔액 기능이다. 비나 눈이 많이 올 때 전후방 카메라에 물이 고일 수 있는 가능성을 해결해주는 편의 장치다.

심지어 iX는 후드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앞쪽 트렁크(프렁크) 공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신 BMW는 차량 앞쪽 엠블럼 부근에 워셔액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 부분도 샤이 테크의 하나라는게 BMW 설명이다. 샤이 테크의 진가는 스피커다. 시트 내부에도 스피커가 내장돼 다른 차량과 달리 입체적인 음향을 즐길 수 있다.

iX는 길이 4955㎜, 너비 1965㎜, 높이 1695㎜ 크기를 갖췄다. 전반적으로 준대형급 전기 SUV라고 보면 된다. 차량의 휠베이스는 3000㎜다.

BMW iX
BMW iX

차량 뒷좌석을 타면 발공간, 무릎공간, 머리공간이 충분하다. 키가 180㎝가 넘는 성인이 타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다.

BMW코리아는 앞으로 iX뿐만 아니라 iX3, i4 등의 전기차를 통해 수입 전동화 시장 선점을 노린다. 이 전략이 성공 여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