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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뉴스

<시승기>아날로그 감성 스포츠카 ‘도요타 86’ 타보니

정교한 핸들링, 달리는 즐거움 극대화

Toyota
2012-06-21 13:18
도요타 86
도요타 86

[영암=데일리카 정치연 기자] 우리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각종 첨단장비를 자랑하듯 내놓는다.

가까운 미래에는 운전자가 직접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이 얼마나 지루할 것인지 상상만 해도 재미없지 않은가. 자동차야말로 인간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최고의 기계이니 말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도요타 86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인기 만화 이니셜D의 주인공 타쿠미의 애마 AE 86에서 이름을 따온 것만으로 이 차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86을 직접 타 볼 기회가 생겼다. 지난주 전남 영암의 F1 서킷에서 열린 도요타 86 언론 시승행사에 참석해 도요타가 추구한 아날로그 감성을 느껴봤다.

▲1mm라도 더 낮은 스포츠카를 개발하라!

도요타 86
도요타 86

86의 첫인상은 스포츠카치고 다소 평범해 보인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과거 도요타의 대표적인 스포츠카였던 스포츠 800과 2000GT의 레이아웃을 계승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형적인 일본 스포츠카가 떠오른다.

차체는 공기역학을 고려해 접지력 향상과 다운포스(downforce)를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초고장력 장판 등 다양한 경량화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최소화했다. 반면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요즘 등장하는 스포츠카에 비해 디자인적인 세련미는 아쉽게 느껴진다.

1mm라도 더 낮은 스포츠카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53:47의 이상적인 전후 중량 배분은 물론 앞쪽에 엔진을 얹고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초저중심 FR 패키지 적용으로 무게 중심을 슈퍼카에 필적하는 460mm까지 낮췄다.

실내의 디자인은 2012년식 신차라 하기엔 너무 검소하다. 운전에 필요한 것만 갖춘 탓이다. 낮게 깔린 스포츠 버킷 시트에 앉아보니 포지션은 상당히 편안하다. 불편함이 없으면서도 안정적인 운전 자세를 만들어 준다.

도요타 86
도요타 86

▲정교한 핸들링, 달리는 즐거움 극대화

시동을 걸어보니 경쾌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가속을 시작하면 웅장한 소리를 내며 달리기 시작한다. 이는 달리는 즐거움을 높이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속도감을 높이는 엔진 사운드 크리에이터가 운전자에게 역동적인 사운드를 제공한다.

86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도요타와 스바루의 기술력을 총집약한 엔진이다. 86은 도요타의 차세대 직분사 시스템인 D-4S와 스바루의 수평 대향 박서 엔진기술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수평 대향 D-4S 엔진을 얹었다.

리터당 1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발휘하는 이 엔진은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0.9kg.m의 힘으로 경량화된 차체를 더욱 가볍게 이끈다. 실제 100km/h까지의 가속력 역시 고배기량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날렵하다.

도요타 86
도요타 86

시승차는 6단 자동변속기 모델이지만, 마치 수동변속기의 변속 반응과 흡사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에 따라 재빠르게 변속을 진행하고 다운 시프트 시 자동 공회전 기능을 작동해 엔진 회전수를 순식간에 높여 마치 힐앤토를 하는 느낌이다.

특히 패들 시프트를 장착한 이 자동변속기는 노멀과 스포츠, 스노우까지 3개의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와변속 반응 시간을 극한까지 단축한 M모드를 제공한다. 노멀 모드에서는 꽤 얌전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M모드를 누르면 날카로운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정교한 핸들링은 86의 최대 강점이다. 도요타 차량 중 가장 작다는 지름 365mm의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 직설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최고의 핸들링 성능을 갖췄다는 로터스 엑시지나 포르쉐 911과도 겨뤄볼 만한 실력이다.

출력이 좋고 핸들링도 우수하지만, 속도를 높여 슬라럼 구간에 진입하자 차체 뒷부분이 흔들리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주행안전장비의 개입이 늦은 탓인데, 이 역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도요타 86
도요타 86

▲도요타의 스포츠카 역사 다시 쓸까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86 수석 엔지니어 타다 테츠야는 “2007년 MR-S의 단종 후 일시 중단된 도요타 스포츠카의 역사를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라며 86의 개발 배경을 전했다.

“스포츠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량 본래의 매력인 운전하는 즐거움”이라고 강조한 그는 “86은 꿈과 동경의 형상화, 더 나아가 소유하는 즐거움, 차량 구입 후에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운전 스킬의 향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향후 지속적인 스포츠카 시장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토요타 86
토요타 86

출시 초기 일본 시장에서 86의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무려 1만 5천대의 86을 계약했다.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한 차를 기다려 온 이들이 아직 많다는 방증이다.

86이 한국 시장에서도 도요타의 브랜드 가치, 감성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국내 판매가격은 수동변속기 3,890만원, 자동변속기 4,6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