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일반적으로 차량의 퍼포먼스가 뛰어나면 연비가 불만이고, 연비효율성이 높으면 성능은 기대치를 밑돈다.
특히 요즘같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오르내릴 때는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적잖은데, 성능과 연비가 모두 괜찮은 차량을 고르기에는 쉽지 않다.
토요타가 내놓은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 같은 고민을 최소화 시켜준다. 두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는 셈이다. 성능과 연비면에서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 기품있는 디자인..볼수록 차분한 감각 돋보여
차량의 디자인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캠리 하이브리드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기품이 느껴진다. 모난데가 없는 감각이다. 특별히 남성적이거나 다이내믹함을 강조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없다. 그치만 보면 볼수록 푸근함과 묘한 매력을 느낀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라인으로 차폭이 넓어진 느낌을 제공한다. 헤드램프 주변에는 크롬을 적용해서 약간 럭셔리한 분위기도 띄운다. 여기에 도어 미러와 리어램프에는 에어로 다이내믹 핀이 적용됐는데, 이는 측면을 따라 흐르는 기류에 소용돌이를 일부러 만들어 유속을 빠르게 하기 위함이다. 굉장히 섬세한 배려다.
실내는 심플한 구조다. 수평 T자형 디자인으로 운전자의 조작감을 높인 건 눈에 띈다. 푸른 색상의 계기판은 3서클 옵티트론이 적용됐다. 야간 운전에도 밝고 선명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돕는다. 에코 드라이빙 인디케이터를 통해 경제적 운전 상황을 어렵잖게 파악할 수도 있다. 사실 연비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같은 차종이라도 리터당 10km 가까이 차이나기 때문에 평소 경제 운전 습관을 유지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자세라 하겠다.
▲ 폭우 속 주행에도 실제 연비는 21.8km/l..성능도 만족
이번 시승은 밤 10시 이후 서울에서 내부순환도로와 자유로를 거쳐 경기도 파주 헤이리를 도착한 뒤, 다시 강변북로를 타고 되돌아오는 170여km를 주행했다.
시승 당일에는 한동안의 오랜 가뭄을 해갈시켜줄 모양으로 적잖은 비가 내렸는데, 평소 화창한 날씨에 시승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간 캠리 하이브리드는 연비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이어져왔으나, 폭우 속에서의 실제 연비 결과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직렬4기통 DOHC VVT-i 엔진에 전기모터를 탑재, 시스템의 최고출력은 203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4500rpm에서 21.6kg.m를 나타낸다. 트랜스미션은 캠리와는 달리 하이브리드카에 적당한 무단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니켈 메탈 하이브리드(Ni-MH) 배터리가 탑재됐다. 북미시장에서 지난 10년간 배터리로 인한 문제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지만, 수중이나 품질, 내구성 등에서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차세대 리튬폴리머배터리의 적용도 고려해봄직 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고 10초 정도 엔진예열을 끝낸다음 부드럽게 출발했다. 급가속 없이 엔진회전수는 1500rpm 수준을 유지했다. 시내에서 교차로 신호에서는 변속기 레버를 중립(N)로 놨는데, 이는 분당 3~6cc 정도의 기름을 아낄 수 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 엔진(HV)
내부순환도로에 올라가서는 경제운전을 유지하기 위해 시속 60~70km로 달렸다. 수시로 계기판 모니터를 살펴보면서 에코 드라이브 레벨을 맞추기 위함이다. 당초 생각과는 달리 시속 70km를 넘기면 에코 모드에서 벗어난 때문이다.
도로가 비교적 내리막길 일때는 액셀을 약하게 밟고, 도로가 오리막길에 접어들 때는 ‘타력주행’으로 연비를 최소화 시켰다.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전자적으로 주행속도를 제어해주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됐지만, 실주행 연비를 살펴보기 위해 이 장치는 사용하지 않았다.
야간 운전에 폭우까지 내려서 실내가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윈드 스크린을 비롯해 유리창에도 김이 서려 시야확보가 쉽지는 않았다. 에어컨을 4단으로 강하게 켠후 10초 정도 뒤에 다시 약하게 반복하면서 서린 김을 제거했다.
시승중 폭우가 내리는 자유로에서 평균 속도는 60km 정도를 유지했지만, 이곳을 지나는 일반 차량들은 대부분 시속 100km를 오르내렸다. 평소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에 대한 불감증이 어느정도인지를 새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폭우 속에서 170여km 거리를 시승한 뒤의 평균 연비는 21.8km/l를 기록했다. 화창한 날씨도 아닌데다 배기량 2.5리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캠리 하이브리드의 실제 연비는 매우 뛰어났다.
경제운전으로 시승을 끝낸 다음 날에는 캠리 하이브리드의 퍼포먼스를 살펴봤다. 화창한 날씨에 시속 150~180km를 오르내리면서 40여km를 주행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순간 가속력은 뛰어났다. 액셀을 밟아 급가속으로 치고 달려도 민첩하게 움직였다. 시속 70km에서의 코너링에서도 캠리 하이브리드는 가벼우면서도 안전한 자세를 유지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제동력은 캠리 세단이나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스바루 레거시 등에 비해서도 날카롭게 세팅된 느낌이었다.
경제 운전과 고속으로 달렸을 때를 모두 포함한 최종 연비는 평균 17.8km/l를 나타냈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가 23.6km/l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히 경제운전 습관을 유지한다면 운전자의 경제성을 더욱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은...
요즘 차량을 고르는 기준은 연비 효율성이 어느정도인가에 따라 판가름 날 정도다. 성능은 비슷비슷하지만 연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런 점에서 볼 때, 매우 경쟁력을 확보한 중형 패밀리 세단으로 분석된다.
안락한 승차감에 가속성 등 퍼포먼스를 갖추었으면서도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선입관으로 보급이 미약한건 사실이지만, 향후 시장에서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스티어링 휠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도, 동시에 연비효율성도 뛰어나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가장 중시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