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인피니티가 선보인 M30d는 도발적인 디자인에 퍼포먼스가 뛰어난 세단이면서도 디젤차여서 연비효율성까지 동시에 갖춘 매력적인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당초 인피니티 측은 고성능을 지닌데다 연비까지 괜찮은 M30d을 통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췄었다.
M30d는 그러나 경쟁 모델로 삼은 BMW 5시리즈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아우디 A6 등과의 시장 경쟁에서 완패했다. 올해들어 인피니티 M은 가솔린 모델을 포함해 총 138대가 판매됐는데, 그 중 디젤차인 M30d는 63대 판매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차를 고르는데 있어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나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밀린 까닭이라는 판단이다.
▲다이내믹한 감각에 현대적이면서도 매혹적인 디자인 인상적
인피니티의 장점 중 하나는 스타일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물론 디자인 감각이라는 건 보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인피니티의 스타일링은 도발적이어서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현대적인 감각에 세련되면서도 강렬함이 살아있다는 생각이다.
보닛 상단의 캐릭터 라인은 부드러우면서도 파도를 연상시키는 강렬함이 함께 묻어난다. 여기에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끝선이 강조됐다. 크롬이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인피니티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다.
측면 라인은 물결 무늬를 적용해 스포티한 감각이 더해졌는데, 롱 노즈 숏 데크(long nose short deck) 형상으로 스포츠 쿠페를 닮았다. 다이내믹함이 살아있다.
M30d
뒷면 역시 곡선으로 물결을 표현한 바디 라인과 트렁크 디자인이 어우러졌다. 엣지 형태로 뚝 떨어지는 트렁크 라인은 고속 주행시 다운포스를 증가시키는 역할도 맡는다. 리어 램프는 입체적인 느낌의 LED를 적용해 차체가 더 넓어보이는 착시효과를 불어 넣는다.
실내 디자인은 럭셔리함이 강조됐는데, 더블 웨이브 형상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이 독립된 형태다. 가죽 시트와 은은한 광택이 적용된 우드 트림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의 버튼류는 고속주행에서도 운전자가 쉽게 조작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스티어링 휠은 히팅 기능이 적용돼 있어 겨울철에도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강렬한 퍼포먼스도 매력적
배기량 3.0리터급의 M30d 최고출력 238마력(3750rpm)에 무려 56.1kg.m(1750~2500rpm)라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토크감은 배기량 5.0리터급 가솔린차 보다도 훨씬 뛰어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차체가 BMW나 벤츠 등 경쟁 모델에 비해 훨씬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차가 툭 튀어나가는 반응이다. 페달 반응은 BMW 5시리즈 못잖을 정도로 빠른 감각을 자랑한다.
엔진회전수가 불과 2000rpm을 넘나들어도 엔진 사운드는 ‘웅웅’ 거리는데 굉장히 매력적인 느낌이다. 웬만한 스포츠카 못잖다.
시속 100km를 넘겨도 디젤차인 M30d의 실내는 조용하다. 인슐레이터 패드 등으로 적절히 소음을 차단한 때문이다.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이다.
M30d
일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에서의 고속주행에서는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최고 속도를 발휘할 수 있다. 238마력이라는 파워풀한 디젤 엔진에 수동모드가 내장된 7단 자동변속기 탑재는 전체적으로 조화롭다. 발끝에서부터 전해오는 속도감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다만, 핸들링에서는 쏠림 현상이 적잖다. 완만한 코너링에서는 무난한 감각이지만, 급코너링에서는 쏠림과 오버스티어 현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차체 중량이 경쟁 모델에 비해 훨씬 무거운 까닭으로 보이는데, 뒤뚱거리는 감각이어서 다소 불안정하다. 급코너링에서는 밸런스가 무딘편이다.
제동은 비교적 날카롭게 세팅됐다.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연비는 효율성이 비교적 높다는 생각이다. 경쟁 모델인 BMW나 벤츠 등 보다는 낮지만, 전반적인 연비효율성은 괜찮다. 가솔린의 경우 실제 연비는 리터당 5.5km 수준이지만, M30d는 리터당 11.0km는 충분히 발휘한다.
편의 사양으로는 실내 공기를 정화시켜 주는 기술인 포레스트 에어 시스템과 야간 주행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어댑티브 라이팅 시스템 등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콘서트홀 못잖은 풍부한 음색을 재현한다.
▲M30d의 시장 경쟁력은...
닛산차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Infiniti)는 지난 1989년 미국시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기술력이 뛰어난 닛산이 BMW나 벤츠를 상대로 고급차 시장에서 별도의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기 위함이었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닛산 브랜드보다는 인피니티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통한 도전이 더 낫지 않겠냐는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인피니티는 사실 자동차의 성능면에서만 따진다면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라는 평가다. 인피니티의 주력 모델인 M 역시 같은 세그먼트에서는 눈에 띌 정도로 디자인이나 성능면에서 호평을 받는다.
M30d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피니티 M은 브랜드 이미지나 선호도, 가격 경쟁력 등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제품은 좋은데 소비자가 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피니티의 답답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