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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여전히 돋보이는 카리스마..46년된 포르쉐 911 타보니...

Porsche
2013-10-23 22:43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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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강렬한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포르쉐의 대표모델인 ‘911’의 시초가 된 ‘901’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67년 생산된 모델이니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6년이나 지난 고물(古物)이자 클래식카라고도 표현 할 수 있다.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불리는 포르쉐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최근 강원도 평창에서 911 탄생 50주년을 맞아 901 모델을 국내 최초로 소개했다.

901은 911의 시초로 지난 1963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그 이듬해인 1964년부터 911이라는 모델명으로 양산돼 판매됐다.

포르쉐는 901이라는 모델명을 계속 사용하길 원했지만, 프랑스 푸조가 가운데 ‘0’이 들어간 세자리 숫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바람에 911로 모델명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포르쉐는 이후에 푸조와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 오로지 순수하게 레이싱만을 위해 만든 차의 모델명엔 907이나 908, 909 등으로 표기한다.

국내에서 공개된 901 모델은 포르쉐가 1963년도에 만들었던 901을 1967년에 다시 제작한 것으로 지금까지 독일 스투트가르트에 위치해 있는 포르쉐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바로 그 차다.

▲세련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돋보여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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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은 46년이 지났으면서도 전체적인 스타일은 세련됐으며 현대적이다. 카리스마가 넘친다. 제작 당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얘기다.

쿠페 스타일을 지닌 901은 전형적인 롱노즈 숏데크한 형상이다. 헤드램프는 둥그런 원형으로 적용됐는데, 긴 보닛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툭 튀어나왔다. 굉장히 창의적인 디자인이다.

램프는 올록볼록하게 불투명한 커버로 씌워졌는데, 크롬으로 주변부를 감싸 고급스런 분위기다. 낮게 설계된 보닛은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헤드램프 하단에는 5선의 가로바 형태를 지닌 그릴이 적용됐다. 요즘과는 달리 사이즈가 작은 직사각형이다. 프론트 범퍼 역시 크롬을 적용했다.

측면에서는 유연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인상적이며, 윈도우 테두리에는 크롬을 적용했다. A필러 옆에는 삼각창이 별도로 적용됐는데, 열고 닫을 수도 있다. 사이드 몰딩은 얇게 처리했으며, 산뜻한 맛이다. 타이어는 15인치 휠이 적용된 165mm이다. 휠 캡에는 포르쉐 문장이 새겨있다.

뒷면은 심플한 스타일을 유지한다. 직사각형 모양새인 리어램프는 깔끔한 분위기며, 머플러는 리어 범퍼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리어범퍼에도 크롬을 적용했다. 포르쉐라는 영문 레터링이 또렷하다.

실내는 고급스런 재질감이 돋보인다. 42cm 정도 되는 스티어링 휠은 원목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명한 광택은 멋스럽다. 휠 두께는 요즘과는 달리 매우 가늘다. 스티어링 휠 좌측 계기판 바로 밑에는 시동을 걸 수 있는 자리다. 이는 0.001초로 우승을 갸름짓는 레이싱 대회에서 운전자가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기 위한 설계 때문이다.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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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다섯개의 클러스터가 적용됐다. 연료게이지를 비롯해 오일압력과 오일온도 등을 알 수 있다. 계기판의 엔진회전수 게이지는 8000rpm까지 보이는데, 레드존은 7000rpm에서 세팅됐다. 계기판 밑에는 흡연자를 위해 재떨이도 별도로 구성돼 있다.

대시보드 하단에는 요즘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카세트가 적용됐다. 라디오는 AM과 FM 청취가 가능하다. 오디오 시스템 주변에도 역시 크롬을 적용해서 고급스럽게 설계됐다.

▲46년이 지났지만, 편안한 주행감각 인상적

2인승 쿠페인 901은 4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주행하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이번 시승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인근에서 총 2km도 되지 않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평소와는 달리 이번 901 시승에서는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의 이재원 홍보&마케팅 담당 이사가 직접 운전을 했고, 기자는 동반석에 자리잡았다. 한마디로 택시 드라이빙 이었다. 독일 포르쉐 박물관에서 공수해온 차인데다,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만반의 사태를 준비해야만 하는 까닭에서다.

1967년에 제작된 901은 배기량 1991cc로 6기통 공랭식 수평대향 박서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30마력(6100rpm)이며, 최대토크는 17.7kg.m(4200rpm)을 발휘한다.

당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 시간은 불과 9.1초 밖에 걸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최고속도가 시속 210km를 발휘했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수준이다.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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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동반석에 앉으니, 가죽 재질이 적용된 시트는 헤드레스트가 없어서 인상적이었다. 버킷 타입도 아닌 그냥 민자 스타일이다. 착좌감은 편안했고, 오래된 가죽 냄새는 묘한 여운을 지닌다.

시동키를 돌리자, 46년된 901은 ‘그릉그릉’ 거린다. 엔진음이 요즘 911처럼 박력있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사운드의 묘미를 느낄 수도 있다. 새로운 감동이기도 하다.

출발은 부드럽다. 5단 수동변속기가 탑재됐는데, 고단으로 기어를 변속하는 과정에서도 승차감은 나쁘지 않다. 3단과 4단으로 기어를 변경하면서 속도를 높이면, 스포츠카 답게 민첩하게 반응한다.

시속 60~80km 사이에서의 풍절음도 상당히 절제돼 있다. 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차라서 고속으로 주행하진 않았지만, 스포츠카로서의 주행감각은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46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차가 일반 도로에서 자유롭게 달리고 있다는 것에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포르쉐의 경쟁력은...

포르쉐 브랜드는 ‘스포츠카의 대명사’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는다. 또 그런 말에 어색함도 없거니와 오히려 자연스럽다. 디자인은 둘째 치더라도 주행성능이나 핸들링, 제동력 등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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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46년이나 지난 911의 시초인 901 모델을 시승해보면서 느낀 건 포르쉐 911이 지니고 있는 탁월한 퍼포먼스 보다도 ‘역사’를 강조하는 포르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었다.

포르쉐 브랜드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시장 경쟁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고 있다. 포르쉐의 이 같은 성장은 단순히 좋은 차를 판매한다는 상업적 전략 이외에도 브랜드의 ‘역사’를 중시하는 마인드가 힘의 원천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