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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의 감각 돋보이는 Z3

BMW
2002-01-15
[데일리카 한창희 기자] 진정한 스포츠카의 세계로 인도한다! 직렬 6기통 3.0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31마력, 최고속도 236km/h의 성능을 내는 BMW Z3 3.0i가 선보였다. 그동안 판매되던 2.0, 2.8 모델이 2.2, 3.0리터 새 엔진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에 과분할만큼의 파워를 지닌 Z3 3.0i는 잠시 잊고 있던 스피드의 갈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었다.

오픈카의 제2 전성기가 열리고 있다. BMW 325Ci, 세브링 컨버터블이 새로 추가되었고 그 뒤를 이어 BMW Z3에 새 심장을 얹은 3.0 모델이 선보인 것이다. 수입차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띄면서 이미지 리더라고 할 수 있는 로드스터들이 다시 한번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BMW Z3는 한국에 97년부터 상륙했다. 여태까지 많이 판매되지는 않았지만 독특한 스타일링과 스포츠카다운 면모에 BMW를 알리는데 한몫을 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1.8 모델은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무언가 부족한 여지를 남겨 두었다.

이런 갈망을 채워줄만한 모델로 새로운 엔진을 얹은 3.0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BMW Z3의 첫 등장은 95년 10월이었다. 그 당시 1.8리터 SOHC 엔진과 1.9리터 DOHC 엔진을 준비했는데 그 다음해 바로 2.8리터 엔진을 추가했다. 97년에는 M 로드스터가 등장했다. 98년에는 직렬 6기통 2.0 엔진, 2000년에는 2.2 엔진과 3.0 엔진이 추가되었다. 국내 수입 모델도 1.9리터에서 2.0리터로 바뀌고 이번에 2.2 모델과 3.0 모델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97년 1월에 1.9 모델을 시승한 이후 4년여만에 Z3 3.0 모델을 다시 타게 되었다. 이전 강렬한 첫인상과 달리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성숙해진 느낌을 받는다. 스타일링상 달라진 부분을 찾아 보았다. 키드니 그릴을 강조한 앞모습은 그대로이지만 뒷모습에 변화를 주었다. 우선 테일 램프가 3시리즈와 비슷한 L자형으로 바뀌었다. 뒤 펜더를 더욱 강조해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트렁크 열림 버튼이다. 크롬 도금에 손잡이까지 되어 있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리하다. 예전에는 너무나 매끈한 트렁크 리드 부분에서 무엇 잡아야 할지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실내 인테리어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작은 부분의 변화가 산뜻하다. 우선 스티어링 휠 옆에 있는 크롬 버튼이 눈길을 끈다. 라이트 스위치이다. 계기판도 크롬으로 치장되어 있다. 이전 모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스텝트로닉 시프트 레버도 스포츠카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A 필러 옆에 붙은 겹창은 클래식 로드스터를 연상케 한다.

시트 뒷면에 자리잡고 있는 센터 스피커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로드스터에서 공조 시스템과 오디오 사운드는 세단보다 한결 더 신경써야 한다.

운전석에 앉았다. 시트 착좌감은 훌륭하다. 스피드를 즐길만한 적당히 낮은 포지션으로 안정감을 주면서 편안하다. 이그니션 키를 돌렸다. 엔진 배기음이 세단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심연에서 듣는 듯한 낮은 울림이 점점 커진다. 2,000rpm에서 베이스 음은 절정으로 울리고 rpm이 올라가면 다시 낮아지는 것이 특이하다. 보통은 고 rpm에서 맛볼 수 있는 배기음이 2,000rpm에서 들린다.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231마력/5,900rpm, 최대토크 30.6kgm/3,500rpm의 성능을 낸다. 0→100km/h 가속이 6.3초. 제원상 성능에서도 볼 수 있듯이 1.9리터 엔진에 비해서 놀랄만큼 파워가 향상되었다. 이것은 몸으로 바로 느낄 수 있다.

BMW 차들은 액셀러레이터가 가볍지 않다. 약간의 힘을 주어 밟아야 한다. 그때 발 끝에 느껴지는 감각이 좋다. 끝을 알 수 없는 파워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기분이다. 컴팩트한 차체에 충분한 파워를 지닌 심장을 얹었으니 무엇이 부족할까? 올림픽 대로를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스피드를 만끽한다.

톱을 씌운 채 160km/h 이상을 달렸는데 로드 노이즈나 바람은 들어올 틈이 없다. 세단과 달리 오픈카에서 포기해야하는 정숙성 부분에서도 만족스럽다. 배기음이 좀 크게 들려 튜닝카를 탄 듯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도심을 벗어나 톱을 열기로 했다. 지난번 1.9 모델은 수동 소프트 톱이라 번거로운 점이 없지 않았는데 3.0 모델은 전동식 소프트 톱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파킹 레인지에 두고 루프 양 옆에 달린 윈치를 잡아 당기고 루프를 20cm 가량 들어주어야 한다. 그 다음 브레이크를 밟고 센터 콘솔 뒷편에 있는 버튼을 누른다. 접혀 들어간 톱을 호로를 이용하면 말끔하게 정리된다.

오픈 상태의 모습을 보니 BMW Z3의 매력이 다시 한번 느껴진다. 톱을 씌운 상태에서 약간 크게 들리던 엔진 배기음이 오픈 상태가 되니 바람소리와 함께 하모니를 이뤄 어떤 교향악보다 감미롭게 느껴진다. 여름을 향하는 봄바람이 차 안에 들어와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게 한다. 거기에 붙어 있던 걱정, 근심이 함께 떨구어져 나간다. 바로 이런 묘미가 로드스터를 타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속도를 내 보았다. 100, 120km/를 넘어서도 오디오 볼륨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 바람의 세기 또한 적당하다. 출력 부족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마음 먹은대로 움직여 주는 차체로 스피드를 내볼 수 있는 도로가 없는 것이 아쉽다. 속도계에 표시된 240km/h의 게이지가 유혹하지만.

BMW가 가진 장점 중 하나 정확한 핸들링. 예민하면서도 신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핸들링은 와인딩 로드에서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옆으로 들이치는 바람과 한 몸이 되어 잘 다듬어진 무용가의 몸 놀림처럼 능숙하다. 요철 구간이 나왔다. 서스펜션은 도로의 노면을 정확히 걸러준다. 큰 턱이었지만 차체는 마치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바로 바로 자세를 잡아나간다.

BMW Z3와 함께라면 은근하게 따가운 봄햇살, 하루종일 바람을 맞아도 잡고 있는 핸들을 놓기 싫을 정도다. 멋진 스타일링, 부담스럽지 않고 컴팩트한 차체, 거기에 충분한 파워, 무엇보다도 오픈 에어링의 묘미 이런 것을 갖추고 있는 BMW 3.0i야 말로 인생에 한번쯤 소유하고 싶은 차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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