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영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랜드로버(Land Rover) 브랜드는 오프로드의 ‘제왕’으로 불려오고 있다.
짚(Jeep)이나 쌍용차도 SUV 전문 브랜드에 속하지만, 랜드로버는 이들 브랜드보다는 ‘프리미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브랜드 밸류가 한 차원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랜드로버는 최근들어 소비자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오프로드뿐 아니라 온로드에서의 주행 감각이나 안락한 승차감이 더해져 적잖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랜드로버라는 브랜드는 자갈길이나 급경사 등 산기슭 오프로드에서의 주행 성능이 매력 포인트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판단이다.
랜드로버코리아는 최근 경주 토암산 자락에서 럭셔리 SUV인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디스커버리4, 프리랜더2,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을 대상으로 오프로드 언론 시승회를 개최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 다이내믹한 감각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뚜렷한 아이덴티티 계승
랜드로버 모델 중 ‘레인지로버’가 럭셔리 SUV에 해당한다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랜드로버가 내놓은 라인업중 가장 다이내믹한 감각을 지닌 차다. 뛰어난 가속성이나 민첩한 주행 성능, 운전자의 요구에 발빠른 반응 등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패밀리 SUV인 ‘디스커버리4’나 콤팩트 SUV인 ‘프리랜더2’와 ‘레인지로버 이보크’와는 또 다른 맛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전형적인 클래식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데, 100%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심플해 보이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매끄러운 형태의 유선형 슬로프 루프라인이나 기울어진 윈드 스크린, 낮은 차체 등은 주목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고유의 디자인 DNA인 크램쉘 보닛과 플로팅 루프, 측면 펜더 벤트 그래픽 등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적용됐으나, 랜드로버 고유의 특성은 계승하고 있다. 레인지로버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실내는 우드 베니어가 색상이나 질감에서 럭셔리한 맛을 더하고, 시트는 최고급 옥스포드 가죽을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조작하기에 번거롭고 복잡한 느낌을 줬던 센터페시아 스위치 버튼은 50% 가까이 줄여 조작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시원시원한 감각이다.
▲ 35도 경사에서도 거침없는 질주..역시 오프로드의 ‘제왕’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탱크처럼 고집스럽게 이어지는 랜드로버 전통의 외관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주행성능면에서는 한 단계 진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10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구분없이 민첩한 주행 감각을 자랑한다.
시승차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3.0리터 SDV6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292마력(4000rpm)에 최대토크는 61.2kg.m(2000rpm)의 파워를 지닌다.
시승은 경주 블루문 리조트에서 온로드를 거쳐 토암산 자락의 거친 산기슭의 오프로드 구간에서 이뤄졌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디젤 모델임에도 가솔린차 못잖은 정숙성을 지닌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가속력은 뛰어나다. 2000rpm의 저속 엔진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가 발휘하기 때문에 툭 튀어나가는 감각이다. 탱크를 연상시키는 SUV이면서도 온로드에서는 스포츠 세단 못잖은 순간가속력을 보인다. 치고 달리는 드라이빙 맛도 대형 SUV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당차다.
핸들링 감각 역시 민첩하고 정밀하다. 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상시 4륜구동 방식이 적용된데다, 앞과 뒤에 에어 더블 위시본과 에어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탑재한 것도 조화롭다. 물론, 차체 전고가 1780mm로 높기 때문에 와인딩 로드에서 기우는 감각은 없잖으나 안전성에는 지장이 없다는 판단이다.
고속주행에서도 접지력이 뛰어나다. 달리다보면 SUV를 타고 있는건지, 스포츠 세단을 타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타이어는 21인치 알로이 휠에 275mm의 광폭 타이어가 적용된다. 편평비는 45. 대형 SUV이면서도 달리기 성능이 강조된 고급 스포츠 세단과 같은 수준이라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오프로드에서의 드라이빙은 압권이다. 산을 오르는 길은 바위나 자갈길이 적잖은데다, 군데군데 진흙과 모래, 울퉁불퉁한 오르막 언덕길, 무려 35도 정도되는 가파른 비탈길에서의 오르막내리막 구간 등 거친 주행이 이어졌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험로의 상황에 맞게 주행모드를 6가지 모드로 조절할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지상고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강 깊이는 700mm에서 850mm로 향상돼 험로에서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전자동 지형반응시스템(Terrain Response)이나 다이내믹 안전성 컨트롤(DSC),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ETC), 언덕 미끄러짐 방지시스템(HDC) 등의 최첨단 기술은 험로에서도 안전성을 크게 높인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자갈길이나 높낮이가 심한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주저함이 없다. 스포츠 세단이 온로드를 편하게 달리듯,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이런 험로에서도 여유롭다. 이 같은 험로 주행감각은 포르쉐 카이엔과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경사가 35도 정도인 가파른 내릭막에서도 거침없다. 언덕 미끄러짐 방지 시스템을 적용하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에서 아예 양발을 떼고서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워낙 가파른 길이라서 페달에서 양발을 떼는 데 두려움을 가질 수 있지만, 차의 성능을 믿고 따르면 안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믿고 따르면 그 뿐이다.
같은 경사의 오르막 길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르막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잠시 섰다가 다시 출발해도 뒤로 밀리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292마력의 엔진 파워로 거침없이 올라간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랜드로버 미디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같은 비탈길 오르내리막에서 디스커버리4와 이보크의 경우에도 안전성에서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같은 HDC 시스템이 적용된 까닭이다. 다만, 이들 모델은 승차감과 측면에서 레인지로버 스포츠처럼 강력하고 안정된 맛은 덜하다. 세그먼트의 차이로 판단하면 될 듯하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국내 판매 가격은 모델에 따라 1억1680만~1억3090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