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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폴로, 운전재미란 이런 것..연비는 ‘덤’

Volkswagen
2014-06-27 08:50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폴로는 80년생 전후 세대에게 아주 친숙한 명사다. 대학생들이 꼽는 최고의 캐주얼 브랜드가 랄프로렌의 폴로였고, 폴로에서 판매했던 베이지색 면바지와 형형색색의 피케 티셔츠는 강남스타일보다 먼저 유행했던 폴로스타일의 전형이었다. 자동차로 만난 폴로는 폴로세대에게 어필할 구석이 많아 보인다. 뛰어난 기본기와 경제성은 경쟁모델을 찾기 어렵다.

폴로는 유럽산 해치백의 간판스타 골프의 동생격 되는 모델이다. 현재 판매중인 모델은 5세대 모델로 39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유럽기준 차량 분류에 따라 B세그먼트에 속한다. 골프는 C세그먼트에 속하는 모델이다. 국내에서 2천만원대 수입차 열풍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지만, 상품성이 좋아진 7세대 골프의 등장으로 그늘에 가려진 것 같아 안타깝다.

폴로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야무지고 귀엽다. 국내에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일반형 모델이 아닌 R라인 패키지가 적용된 단일모델이 수입되고 있다. 전면범퍼와 측면 사이드 에어댐, 그리고 후면 디퓨저와 크롬 테일 파이프, 16인치 휠로 구성된 R패키지는 야무진 폴로의 인상을 한결 세련되게 연출한다. 리볼버 휠과 빨간 가로줄만 새기면 GTI가 부럽지 않은 모습이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전면부 디자인은 커다란 폭스바겐 심볼과 가로형 그릴이 인상을 결정짓고 있다. 단단해 보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특히, 브랜드 로고는 유독 커보인다. 현재 판매중인 7세대 골프와 6세대 골프의 중간쯤 되어 보이는 디자인은 현 세대 폴로의 출시시점이 둘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범퍼 하단의 안개등은 코너링 램프의 역할을 겸한다.

후면부 디자인은 해치백 디자인의 교과서처럼 말끔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최근 유럽에서 출시한 컴팩트카 업의 이미지가 보이기도 한다. 뒷 유리 상단에는 스포일러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고, 완벽한 비율의 리어램프를 양끝에 위치시켰다. 범퍼 하단의 디퓨저와 크롬 배기 파이프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전한다. 가장 완벽한 비율의 해치백 디자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측면디자인은 4미터가 조금 안되는 컴팩트한 사이즈를 그대로 보여준다. 주어진 공간에서 최대한의 휠베이스를 뽑기 위해 뒷바퀴는 범퍼에 닿을듯이 뒤로 밀었고, C필러에 위치한 오페라 글래스로 인해 뒤쪽의 공간은 더욱 짧아보인다. 하지만, 트렁크 공간은 의외로 적당한 사이즈를 보여준다. 앞문을 열었을 때, B필러가 고정되는 설정은 독특하다.

실내디자인은 보는 시각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레탄 재질의 고급 플라스틱을 넓은 부위에 사용하고, 조립단차가 작다. 전체적으로 치밀하고 단단한 감각을 보여준다. 시트는 직물재질이지만 오염이 적은 소재를 사용했다. 수동식 공조장치는 다이얼로 바람의 방향에 따른 비율까지 조절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다이얼식 등받이 레버는 전완근을 키우는데 제격이다.

폴로의 디자인에서는 독일차 특유의 치밀함과 단순함, 그리고 실용주의가 느껴졌다. 소재의 선택과 조립품질에서는 고급브랜드 못지 않았지만, 국산차의 화려한 옵션에 익숙한 소비자가 느끼기에 옵션이 빈약한 것은 사실이다. 거친 노면을 지날 때에도 잡소리 하나 내지 않는 견고함과 시각적으로 국산 브랜드 대비 두툼하게 느껴지는 도장면은 폴로의 매력 중 하나에 불과했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국내에 수입되는 폴로는 1.6리터 4기통 디젤엔진과 7단 건식 DSG 변속기가 탑재된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소박한 출력이다. 국내에 시판중인 모델 중 경차를 제외하고 두 자리수 최고출력을 보여주는 모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아차 프라이드의 1.4리터 디젤모델과 르노삼성차 QM3와 유사한 출력이다. 나열된 모델은 모두 유럽형 소형 디젤엔진이다.

연비를 강조한 90마력짜리 엔진에 처음부터 다이내믹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작은 차체를 움직이는 23.5kgm의 최대토크와 수동변속기 기반 DSG 변속기로 인해 은연중 기대하는 마음은 있었다. 도로에 흐름에 맞춘 주행에서 폴로의 파워트레인은 무난한 모습을 보인다. 30~60km/h 구간에서는 대부분 1000rpm을 살짝 상회하는 낮은 엔진회전으로 평균연비 16km/ℓ를 상회한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아이들링 스탑기능이 없어 오랜 정체구간에서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지만, 낮은 속도의 지체구간에서는 기대이상의 연비를 보여준다. 평균속도 80km/h 구간에서는 평지 기준으로 20km/ℓ가 넘고, 구간별 30km/ℓ의 터무니없는 연비를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이는 짧은 구간에서의 연비일 뿐 누적연비를 계산하면 공인연비에 가까운 18km/ℓ를 조금 넘는 수치를 보였다.

7단 건식 듀얼클러치는 연비와 직결감에서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보였다. 일부 저속 구간에서 특유의 소음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정차 직전 브레이크 페달에 힘을 뺐을 때 강제적인 클리핑 현상으로 울컥대는 경우도 있었다. 평소에는 프로 드라이버의 변속 실력이었다가 가끔 초보 드라이버가 등장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경쟁사의 싱글 클러치 방식 변속기보다는 승차감이 좋았다.

DSG 변속기를 장착한 폭스바겐 모델의 장점은 S모드에서의 경쾌함이었다. 폴로에서도 변속레버를 S모드에 옮기고 높은 엔진회전으로 차를 괴롭혀보니 경쾌함이 살아난다. 국산 디젤엔진에서 느끼기 어려운 경쾌한 감각이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을 타고 전달된다. 엔진회전이 3000rpm을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90마력이라는 수치가 기억나지 않을 만큼 경쾌하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폴로의 엔진은 속도를 꾸준히 올려가는 타입으로 평지에서 자력으로 도달 가능한 최고속도는 170km/h 남짓이다. 도심에서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던 승차감은 고속주행에서 높은 안정감으로 보답했다. 소형차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감각이다. 네 바퀴는 노면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느낌이고, 출력이 허락하는 속도 내에서의 감속은 언제나 신속히 이뤄진다. 차체와 서스펜션, 타이어와 브레이크 시스템의 조합이 아주 감칠맛 난다.

폴로의 고속 주행감각은 왠만한 스포츠카를 뛰어넘는다. 국내에 많은 안티팬을 갖고 있는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은 폴로의 단단한 차체와 찰떡궁합이다. 고속 코너를 돌아나가며 요철을 지나는 상황에서도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무거운 스티어링 휠 감각과 단단한 하체는 폴로의 운전자에게 안정감과 운전재미를 전해준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최근 생산되는 독일차들은 부드러운 감각으로 전향하고 있어 예전만큼의 운전감각을 주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경량화까지 진행되면서 스포츠 라인업이 아닌 평범한 모델들은 초고속 영역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폴로는 과거 독일차의 감성을 잘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혹시라도 운전의 재미를 찾고 싶다면, 소형차를 추천하고 싶다. 가볍고 경쾌한 주행감각과 100마력 남짓한 출력을 쥐어짜내는 재미를 알지 못하고서 스포츠카로 바로 입문한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전제조건으로는 수동변속기나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처럼 직결감이 좋은 변속기를 선택해야만 한다.

초고속과 고출력을 감당해야 하는 스포츠카는 안정감이 높기 때문에 절대 속도보다 속도감이 덜하다. 높은 출력으로 200km/h를 쉽게 넘나들고, 거대한 타이어로 높은 횡그립을 보여주지만, 짜릿함을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그만큼 크다. 초고속에서 컨트롤을 잃으면 프로레이서가 와도 생과 사를 운명에 맡겨야 한다.

폴로 16 TDI RLine
폴로 1.6 TDI R-Line

폭스바겐 폴로는 훌쩍 커버린 골프의 빈자리를 채워주기에 제격이다. 소형차다운 아담한 차체와 기본기가 충실한 차체구성, 좋은 연비는 소형차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빠짐없이 챙겼다.

시승한 모델은 폴로 1.6 TDI R-Line 모델로 25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