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펀 드라이빙을 주장하는 BMW의 새로운 컨버터블을 만났다. 428i 쿠페를 기반으로 하드탑 컨버터블에 M패키지를 더한 428i 컨버터블 M스포츠 패키지다. 기존 6기통 엔진을 대체하는 터보차저 엔진으로 인해 늘어난 무게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BMW 모델에는 BMW를 상징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끈질지게 지키는 전후륜 무게배분 50:50이나, V6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직렬 6기통에 대한 고집, 엔진을 세로배치 하는 후륜구동 플랫폼, 콩팥을 상징하는 전면부의 키드니그릴, 헤드램프에 위치한 코로나 링, C필러의 역동적인 그래픽인 호프마이스터킥 등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고집스럽게 이어온 전통적 요소를 갖고 있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428i 컨버터블은 이런 특징 중에 연료소비 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직렬 6기통을 버리고 터보차저를 결합한 4기통 엔진을 올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선택은 옳았다. 과거 e92 328i 컨버터블은 토크감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7.7초로 느리지 않았지만, BMW 로고를 달고 있는 컨버터블 모델로서는 부족했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새로운 428i 컨버터블은 기존 328i 컨버터블 대비 차체중량은 20kg 줄어들었지만, 428i 쿠페의 1475kg 대비 230kg 무거운 1705kg를 기록한다. 동일한 엔진을 갖고 있는 세단형 모델 328i의 1570kg과는 135kg 차이를 보인다. 날씬한 성인 남성 2명에서 4명을 싣고 다니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6.4초에 불과하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적어도 BMW 3시리즈와 4시리즈의 2리터 디젤엔진 모델보다는 빨라 겨우 체면을 차렸다. 심지어 3시리즈에서 잘 달린다고 하는 325d 세단보다 빠르다. 428i의 파워트레인은 2리터 4기통 터보차저 엔진으로 5000~6500rpm에서 최고출력 245마력, 1250~4800rpm에서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올라간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428i 쿠페모델과는 가속감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경량 로드스터 보다는 점잖은 GT에 가까운 감각이다. 쿠페형 모델은 경량화에 집중한 나머지 운동성능과 가속성능을 만족시킨 반면 무게감을 잃었던 기억이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움을 상징하는 컨버터블에서는 무게감이 나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경쾌한 감각을 원한다면 Z4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른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풀 가속을 시작하면 4000rpm을 넘어서며 선명해지는 배기음과 함께 빠르게 속도를 올려간다. 8단 자동변속기는 스포츠모드에서 변속 충격을 연출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동력의 손실이나 가속시간을 떠나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터보엔진 모델로서는 높은 6850rpm까지 몰아붙이는 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의 감성이 아쉽지 않은 대목이다. 높은 저속토크는 무거워진 차체와 궁합이 좋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428i 컨버터블은 차체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4인승 오픈카 구조를 갖고 있지만, 납득할만한 차체 강성을 보여준다. 기존 모델대비 강성을 60% 높였다는 설명은 쿠페보다 무게감소의 폭이 적은 차량무게가 말해준다. 하지만, 차량무게 차이가 크고, 강성이 떨어지는 차체로 인해 선회능력에 있어서는 쿠페 대비 역동성이 떨어진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하지만, 이 부분은 4시리즈 쿠페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얘기로 일반적인 세단형 차량과 비교해서는 탄탄함이 느껴진다. 탑을 오픈하고 달릴 때는 심리적으로 차체의 길이감이 크게 다가온다. 차선 변경시에 상대적으로 후미가 신경이 쓰인다. 쿠페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타이어는 고속 영역에서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BMW 답지 않은 대목이다.
428i 컨버터블은 무게에 의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동식 하드탑을 올렸다. 이전 모델인 e92에서 처음 선택한 하드탑 컨버터블은 사실 BMW 내부에서 반대가 심했다고 전한다. 탑을 오픈했을 경우와 닫았을 때, 차량의 전후 무게배분이 바뀌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게 증가로 인해 둔해지는 움직임은 당연했다. 하지만, 밀폐성이 뛰어나고 패브릭 타입의 소프트탑보다 내구성이 높은 하드탑은 데일리카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4시리즈 컨버터블에서 다시 선택 받았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428i 컨버터블의 하드탑은 소음 차단과 견고함에 있어서 확연한 진보를 이뤘다. 천정 내부를 패브릭 소재로 마감하고 그 안에는 두툼한 흡음재까지 넣었다. 탑을 닫았을 때 실내에서는 컨버터블임을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꼼꼼히 마감했고, 천청 가운데에는 실내등까지 달아놓는 센스도 발휘했다. 굵은 비가 내려도 철판 때리는 소리를 상당히 억제한 점이 만족스럽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면, 전면 디자인은 M패키지가 적용되어 야무진 인상을 보인다. 일반형 모델의 전면 범퍼 디자인이 안개등 부분이 강조되어 악동이 웃고 있는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 반면, M패키지에서는 에어 인테이크의 면적을 넓히고 안개등 바깥쪽으로 에어브리더를 품고 있어 고성능 모델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헤드램프 세척기능도 눈에 띈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후면 디자인은 탑을 오픈했을 때 디자인이 상당히 빼어나다. 낮게 디자인한 트렁크를 기본으로 트렁크리드에는 브레이크 등을 삽입했다. 범퍼 하단에는 M패키지로 인해 하이그로시 처리된 디퓨저를 품고 있고, 범퍼 아래 좌측에 트윈 머플러 팁을 채용했다. 탑을 닫았을 때는 쿠페형 모델보다 기울기가 세워지고 폭이 좁아진 유리면으로 인해 다소 어색함이 전해진다.
측면 디자인은 쿠페형 모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A필러부터 시작해 트렁크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쿠페와 달리 뒷 유리면의 기울기가 상당히 일어섰다. 하드탑의 수납공간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에 출시된 4인승 하드탑 컨버터블에 비교할 때 최대한 기울인 모습이다. 2시리즈의 윈도우 그래픽이 느껴지기도 한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트렁크
탑을 오픈했을 때의 디자인은 잘 빠졌다. 본네트부터 트렁크까지 하나의 직선으로 이어져 수치보다 차가 길게 느껴진다. 검은색으로 마감된 휀더의 에어브리더와 M뱃지가 심플한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 18인치 휠은 차체와 비율이 좋다. 하지만, 좀 더 세련된 디자인의 19인치 휠이라면 디자인적으로 만족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BMW 라인업에서 가장 낮은 시트포지션이라고 자랑했던 쿠페형 모델의 운전석 높이는 다소 높아진 느낌이다. 미래적인 형상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림의 지름과 가죽의 촉감, 그리고 미끄러짐의 정도까지 사랑스러운 설정이다. 전후 조절범위가 넓은 텔레스코픽 기능은 여유로운 운전자세와 타이트한 자세 모두를 무난히 소화한다.
428i 컨버터블 M스포트 패키지
실내를 휘감고 있는 붉은색 가죽시트는 탑을 오픈했을 때 시선을 잡아끈다. 다코타 가죽을 사용해 시트와 도어트림 곳곳을 둘러싸고 있는 가죽 마감은 고급스럽다. 운전석 시트는 럼버서포트 대신 허리부분의 반발력이 강해진 느낌이다. 세미 버킷시트는 전동식으로 좌우 버킷의 폭을 조절할 수 있다. 탑을 닫았을 때에도 4개의 측면 유리를 모두 내릴 수 있어 개방감이 뛰어났다.
BMW 428i 컨버터블은 이전 세대 모델에서 지적됐던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했다. 특히, 터보차저 엔진으로 인한 가속 성능의 향상은 주목할 만 하다. 주중에는 쿠페로 주말에는 오픈카로 역할을 달리하는 4인승 모델이란 점은 데일리카로 사용할 때, 2인승 로드스터와 비교할 수 없는 활용도를 보여준다는 점은 장점이다. 동급모델에서 유일한 하드탑 컨버터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