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크라이슬러 300C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디자인이다. 곡선을 찾아보기 힘든 선 굵은 직선으로 구성된 디자인과 두툼하게 올라선 사이드패널은 차량 가격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보여주면서도 탄탄한 주행감각은 유럽차의 DNA가 느껴진다.
300C의 첫인상은 육중했다. 곳게 세운 라지에이터 그릴과 본네트부터 트렁크리드까지 수평에 가깝게 디자인 해 세단형 자동차가 표현할 수 있는 존재감을 극대화 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측면 유리면을 상대적으로 좁게 디자인해 조금 과장하면 탱크 같은 이미지를 전달한다.
300C AWD
전면부 디자인은 커다란 사각형상의 라지에이터 그릴이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전 세대 모델의 크기를 조금 줄여 부드럽게 다듬었지만, 여전히 사이즈가 상당하다. 그릴을 중심으로 세련된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위치시키고 범퍼를 두툼하게 디자인 해 고전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 해석한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LED 주간주행등은 롤스로이스의 것과 형상이 유사하다.
측면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그려진 캐릭터라인과 면을 강조한 사이드패널로 인해 단단하고 정갈해 보이는 이미지를 전해 준다. 휠 하우스를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밋밋할 뻔 했던 옆 모습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 후륜구동 기반 모델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의 스포티한 차체 비율을 보여준다. 촘촘한 디자인의 19인치 휠은 차체 디자인과 조화롭다.
300C AWD
후면 디자인은 과거 풍요로웠던 미국 자동차의 전성기 시절 디자인을 재해석했다. 세로형 테일핀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리어램프와 높게 위치한 트렁크 리드, 그리고 특별한 디테일을 가하지 않은 면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고급차 다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범퍼 하단에는 듀얼 머플러를 품고 있어 고성능 세단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실내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사파이어 블루 색상의 계기판은 컨셉트카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트림, 센터패널의 대부분을 스티칭 처리된 가죽느낌의 소재를 사용했다. 무광 우드그레인과 금속 재질을 함께 사용해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다.
300C AWD
부드러운 나파 가죽시트는 최근 찾아보기 어려운 포근한 착좌감을 전해준다.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함께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연출하는 일등 공신이다. 다만, 시트 등받이의 홀딩 능력은 다소 떨어졌다. 전동으로 조절되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은 운전자세를 맞추기 용이하고, 전자식 기어 셀렉트 레버는 심플하다. 일부 투박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300C AWD
시승한 모델은 크라이슬러 300C AWD모델로 3.6리터 V6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얹고 있다. 변속기는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되어 6350rpm에서 최고출력 286마력, 4800rpm에서 최대토크 36.0kgm를 발휘한다. 300C는 독특하게 엔진음을 강조한 세팅이다. 매끄러운 6기통 엔진은 미국형 엔진 특유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300C AWD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1500rpm을 넘지 않는 극히 낮은 엔진회전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발 직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간에서 1000rpm을 조금 상회하는 낮은 엔진회전을 보여준다. 이렇게 낮은 회전구간을 사용하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출력이 부족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낮은 엔진 회전에서도 매끄럽게 출력을 뽑아내는 부분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300C AWD
기어 셀렉트 레버를 아래로 당겨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 시키면, 엔진회전은 2000rpm 부근에서 대기하고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3000rpm부근에서 가속을 시작한다. 풀 가속시에는 6500rpm에서 변속되는 고회전형 엔진이다. 빠른 가속시에도 배기음보다는 엔진음이 강조된다. 8단 자동변속기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빠르고 매끄럽게 변속된다. 다만, 변속기의 오일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은 상황에서 정차직전 간헐적으로 변속 충격이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
300C의 승차감은 상당히 부드러운 타입이다. 그렇다고 출렁대는 세팅은 아니지만, 최근 단단해져 가는 트렌드와 달리 부드러움을 추구한다. 저중속 구간에서 나긋나긋한 승차감은 고속에서도 크게 계속된다. 부드럽지만 고속에서 차량의 자세를 잡아두는 능력이 수준급이어서 무른 승차감을 갖는 차량에서 접하기 쉬운 고속에서의 불안감은 경험할 수 없었다. 적당히 승차감을 살리면서 주행 감각이 좋은 점은 국내 도로 환경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생각된다.
300C AWD
300C는 이전 세대 모델을 출시할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와 한 지붕 아래 있었다. 당시 E클래스의 언더보디를 활용해 디자인 했기 때문에 차량의 기본기가 유럽차 성향을 띄고 있다. 이는 현 세대 300C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최근 대부분의 미국산 브랜드에서 최근 유럽형 차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과 부합하는 부분이다.
300C AWD
300C AWD에는 보그워너사의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후륜에만 동력을 전달해 연료 소비효율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계기판 트립창을 통해서 차량 동력이 네 바퀴에 전달되는지 후륜에만 전달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시승 기간 동안에는 비가 많이 내리는 상황과 급 코너를 빠르게 탈출하는 상황에서 AWD가 동작했다.
300C AWD의 복합연비는 8.9km/ℓ(도심 7.6km/ℓ, 고속 11.3km/ℓ)로 1955kg에 달하는 차량중량을 감안하면 평범한 수준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평균 9km/ℓ를 기록했는데, 가감속이 완만한 주행 구간에서는 기대보다 높은 14km/ℓ 수준의 연비를 보여줬다. 운전자의 운행 패턴에 따라 연비 변화의 폭이 다소 큰 부분은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의 특성으로 생각된다.
300C AWD
8.4인치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오디오 조작과 공조장치 등 다양한 조작기능을 담고 있다. 그래픽을 통해 다소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점은 장점이다. 하지만, 터치패널이 고장이라도 나는 상황을 마주한다면 각종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냥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내비게이션은 국내 브랜드의 제품을 적용해 사용이 편리하다. 일부 자체 제작한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수입차는 목적지를 검색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300C AWD는 스티어링 휠 열선을 비롯해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후석 열선시트와 파노라마 썬루프, 알파인 프리미엄 오디오 등 풍부한 옵션을 자랑한다. 여기에 뒷좌석 승차감이 상당히 편해 패밀리 세단으로서도 손색없어 보였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상당히 고가의 옵션으로 고속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했다.
300C AWD 엔진룸 (3.6L VVT)
300C는 미국차의 여유로움과 유럽차의 주행감각이 어우러진 모델이다. 국내 도로상황을 감안할 때, 300C의 승차감은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여기에 풍부한 옵션과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 그리고 국산 고급차와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은 300C의 장점이다.
시승한 모델은 크라이슬러 300C AWD 모델로 가격은 10주년 프로모션을 반영해 55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