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르노삼성차가 플래그십 모델인 ‘뉴 SM7 노바(Nova)’를 내놨다. ‘노바’는 신성(新星)이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유러피언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내수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몰이’를 기대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내심도 작용했다.
SM7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이후 2011년에서야 풀모델 체인지가 이뤄졌다. 뉴 SM7 노바는 2세대 SM7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엔진이나 변속기 등 플랫폼은 그대로지만 디자인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라디에이터 그릴 등 아우디 풍(風)의 인상을 연출했던 것에서 벗어나 패밀리 룩을 통해 르노삼성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나선 건 인상적이다.
뉴 SM7 노바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지엠 알페온 등이 경쟁 모델인데, 르노삼성은 그 중에서도 그랜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그랜저의 아성(牙城)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랜저는 올해들어 8월까지 5만9817대가 팔리는 등 월 평균 7477대가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SM7은 8월까지 2330대가 팔려 월 평균 291대 판매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시장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적극적인 틈새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을 높이겠다는 게 르노삼성의 마케팅 전략이다.
뉴 SM7 노바
르노삼성은 뉴 SM7 노바가 모그룹인 프랑스 르노(Renault)에서 한국인들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현지 전략형 모델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오로지 미국 시장만을 노리고 개발된 현대차 그랜저와는 근본이 다르다는 주장인데, 어쨌든 이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생각이다.
르노삼성은 새롭게 디자인을 적용한 뉴 SM7 노바가 내수 시장에서 월 평균 800~1000대 판매를 당면한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게 되면 판매량은 지금보다 3배 이상 뛰는 셈이다.
▲ 볼륨감과 실루엣 인상적..르노삼성만의 아이덴티티 강화
뉴 SM7 노바
뉴 SM7 노바의 가장 큰 특징은 외관 디자인이다. 볼륨감을 강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당찬 실루엣을 적용해 다이내믹함을 연출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QM3, QM5, SM3 네오처럼 패밀리 룩 처리했다. 크롬을 적용한 3선의 가로바에 ‘태풍의 눈’을 상징하는 르노삼성의 대형 엠블럼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르노삼성만의 아이덴티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렬한 존재감 측면에서는 아쉽지만, 날렵함과 럭셔리함을 느낄 수 있다.
후드 상단에는 엣지 스타일의 캐릭터 라인이 적용됐다. 멋스러운 감각으로, 재규어의 XF를 보는 듯하다. 여기에 곡선과 직선이 어울어진 바이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와 LED 주간 주행등으로 안정적인 인상이다.
프론트 범퍼에서 후드, 루프,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라인은 유선형태를 강조했는데, 부드러움과 다이내믹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타이어는 17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25mm. 편평비는 50R로 달리기 성능이나 연비 측면을 적절히 조절한 감각이다. 3.5리터급은 18인치 휠에 편평비는 45R이다.
뉴 SM7 노바
리어뷰는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이다. LED 리어램프와 크롬 몰딩은 강렬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다. 가는 직사각형의 리플렉터와 듀얼 트윈 머플러는 인상적이면서도 파워풀한 맛이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는데, 편안하고 안락하다. 대시보드는 일자형이며 크롬을 적용한 두 개의 서클형태인 계기판은 입체적이다. 3.5인치 TFT LCD를 통해 주행거리나 연비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류는 터치감이 부드럽다. 에어컨은 좌석에 따라 온도를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시트는 나파가죽으로 중후한 감각인데, 운전석과 동승석엔 통풍 시트가 적용됐다.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퍼퓸 디퓨저나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2모드 플라즈마 이오나이저도 눈길을 모은다.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 4개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 패밀리 세단으로서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 돋보여
뉴 SM7 노바
뉴 SM7 노바는 트림별로 배기량 3.5리터급과 2.5리터급으로 구성됐는데, 이번 시승은 V6 엔진이 탑재된 2.5리터급 RE 모델이다. 요즘 다운사이징이 화두에 오르내리긴 하나 4기통보다는 6기통 엔진이 더 정숙하면서도 강력한 파워를 지닌다는 점에서는 장점이다. 최고출력은 190마력(6000rpm)이며, 최대토크는 24.8kg.m(4400rpm)를 발휘한다. 참고로 3.5리터급은 258마력에 토크는 33.7kg.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뉴 SM7 노바는 아이들링 상태에서 실내가 매우 정숙하다. 소음은 50dB 수준으로 주력 소비자층이 조용한 걸 선호하는 40~5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탑승자는 주행에 앞서 내비게이션을 세팅하지만, 뉴 SM7 노바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을 갖춘 까닭이다. 모바일과 자동차와의 융합기술이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데, T-map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 폰에서 보는 것처럼 센터페시아 상단의 7인치 모니터를 통해 목적지를 조절할 수 있다. 이 같은 최첨단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박수 받을만 하다.
다만, 구형 스마트폰은 활용이 불가능한데다, 주행중 연결이 끊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IT 기술이 익숙지 않은 고객들은 일반 내비게이션을 추가로 선택해야 하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뉴 SM7 노바
주행감은 부드럽다. 2.5리터급으로 툭치고 달리는 맛이 강조된 건 아니지만, 패밀리 세단으로서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은 일품이다. 시속 100km 전후에서도 풍절음은 잘 절제된 감각이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순간 가속력이 맘에 든다. 시속 200km를 오르내리는 건 어렵잖다. 고속주행시 스티어링 휠은 묵직한 감각이며, 접지력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주행 중 차선을 바꿀 때 아웃사이드 미러에 제대로 보지이 않는 차량의 존재를 알려주는 사각지대정보시스템(BSW)은 주행 안전성을 높인다.
서스펜션은 앞과 뒤에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가 적용됐는데, 핸들링 감각은 무난하다. 차체자세제어 시스템 개입이 빠른 편이어서 급격한 핸들링에서도 스티어링 휠 반응은 뉴트럴에 가깝다. 제동력은 날카롭게 세팅됐다. 고급차일수록 부드러운 감각이 강조되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뉴 SM7 노바
이번 시승은 부산 해운대 일대 고속도로 등 약 80km 거리에서 이뤄졌는데, 공인연비가 10.2km/ℓ 임에도 실제 연비는 리터당 평균 7.5km를 맴돌았다. 그랜저나 K7에 비해서는 연비효율성이 낮지만, 한국지엠 알페온과는 엇비슷하다는 판단이다.
▲ 르노삼성 뉴 SM7 노바의 시장 경쟁력은...
르노삼성차는 최근에 출시한 뉴 SM7 노바에 대한 기대감이 적잖다. SM7은 지금까지 내수 시장에서 월 평균 300대 판매를 넘기지 못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디자인에, 성능과 연비,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밀렸던 까닭 때문으로 판단된다. 새롭게 내놓은 뉴 SM7 노바는 과거와는 달리 외관 디자인이 현대적인 이미지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패밀리룩을 통해 르노삼성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는 것도 자신감을 표현하는 대목이다.
뉴 SM7 노바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은 디자인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중시되고 있다. 성능이나 판매 가격에서는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디자인이 확 바뀐 뉴 SM7 노바는 틈새 시장을 노려볼만 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