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2월 K5 하이브리드의 이름을 K5 500h로 개명했다. 모델명에서 렉서스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독일식 작명법에 일본식 서브네임이 붙은 합성어로 기아차의 하이브리드는 명명됐다.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만 생각된 개명이었지만, 실제 K5 500h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의 느낌이 무척이나 묻어난다. 특히, 서스펜션의 세팅에서 많은 고민이 느껴진다.
기아차가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한지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든다. 기본적인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소프트웨어 적인 부분이나 세부적인 세팅에서는 초기형 모델과는 다소 다르게 느껴진다. 외관 디자인의 변화는 현대차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 모델과 큰 디자인 차이를 갖는 것과 달리 큰 차이가 없던 K5 하이브리드의 외관에 차별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K5 하이브리드 500h
전면 디자인은 더 뉴 K5의 디자인에서 범퍼 디자인과 안개등의 디자인을 변경했다. 4구형 LED 안개등은 보다 완만한 디자인으로 바꾸고, 안개등 외측에는 공기 흐름을 원활히 하는 브리더까지 마련했다. 바람의 방향은 브레이크 냉각용이 아닌 앞바퀴에서 발생하는 와류를 방지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추가로 전면 그릴을 브론즈 색상으로 차별화한 것도 특징이다.
후면 디자인은 누드형 테일램프를 통해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조한 모습이다. 면발광과 직접 발광을 조합한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이다. 하지만, 머플러가 노출되지 않은 디자인과 두툼한 리어범퍼로 인해 여백이 지나치게 많은 느낌을 전한다. 트렁크와 테일램프 상단의 측면 연결부 단차에 이물질이 들어가기 쉬운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5 하이브리드 500h
측면 디자인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 K5의 측면 디자인은 휠의 디자인과 크기에 따라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게 느껴진다. 초기 모델에서 멋진 디자인을 완성한 데는 일명 불판형 18인치 휠의 역할이 작지 않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K5 500h에 달린 17인치가 결코 작은 사이즈가 아님에도 디자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K5 하이브리드 500h
실내 디자인은 새로워진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디자인과 조작감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BMW에서도 M패키지나 최신 M라인업 모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디자인과 형상과 디테일이 흡사하다. 독창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지만, 차량 소유자의 만족감 측면에서는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시트 포지션이 다소 변경된 느낌이었으나 크게 기울이지 않으면 편한 자세가 나오지 않는 운전석 시트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K5 하이브리드 500h의 파워트레인은 2리터 4기통 누우엔진으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18.3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35KW의 전기모터가 힘을 더해 시스템 출력은 191마력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이해를 위해 환산된 시스템 출력을 표기한다면 출력에 대한 이해가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
K5 하이브리드 500h
K5 500h의 제원상 복합연비는 16.8km/ℓ(도심 16.2km/ℓ, 고속 17.5km/ℓ)로 가솔린 2리터 엔진의 복합연비 11.9km/ℓ(도심 10.2km/ℓ, 고속 15.1km/ℓ)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 보다 155kg 무거운 차체중량을 갖는다.
실제 주행에서는 전 구간에서 일반형 K5 대비 하이브리드 모델이 2~4km/ℓ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특히, 완만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되지 않는다면 14~16km/ℓ의 평균 연비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배터리 소진시에는 연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100km/h 이하 구간에서 타력 주행을 적절히 사용할 때는 20km/ℓ에 가까운 평균 연비를 보여주기도 한다.
K5 하이브리드 500h
동일한 환경에서의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 향상은 확연히 존재했다. 다만, 급한 운전습관을 갖고 있거나 잦은 액셀링을 사용하는 운전자, 혹은 초고속 항속주행을 하는 운전자에게 하이브리드의 잇점은 거의 없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100km/h를 넘는 구간에서의 항속주행시 모터의 개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의 연비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K5 하이브리드 500h
K5 500h의 주행시 인상적인 부분은 중저속에서의 차체 가속이 상당히 스포티하다는 점이다. 이는 가속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모터의 개입도 영향이 있지만,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 가속감으로 인한 감각이 크게 다가왔다. 일본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CVT 변속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속시 감성적인 부분에서의 만족감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 6단 자동변속기의 단점은 가감속 상황에서 CVT 기반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연비가 낮게 연출된다는 점이다. 서울 거주자의 주행 환경은 가감속 상황을 자주 마주하기 때문에 실제 주행에 있어서 변속기만으로 10% 가까운 연비 향상을 가져오는 CVT 변속기 하이브리드 차량 보다 높은 연비를 기대하기 어렵다.
K5 하이브리드 500h
K5 500h는 기대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특히, 정숙성 부분에서는 전혀 아쉬움이 없었다. 초기형 K5 차량의 경우 노면소음을 비롯한 소음 유입에 상당히 취약했던 것을 감안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일반적으로 30km/h 이하의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 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엔진음 조차 듣기 어렵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저중속 주행과 규정 속도 이내에서의 부드러운 주행에서 만족스러웠다. 렉서스 ES300h의 승차감을 많은 부분에서 벤치마킹 한 흔적이 느껴진다. 하지만, 단점도 닮아 있는 점은 아쉽다. 전륜측 서스펜션이 고저차가 큰 노면을 만났을 때, 차체 앞부분이 힘 없이 주저앉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륜측 쇽업쇼버가 고장난 차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전해진다. 과속방지턱을 다소 빠르게 지날 때에도 비슷한 거동이 확인된다.
K5 하이브리드 500h
고속주행시에는 고속도로의 규정속도로 주행할 때와 한계 속도에 가까운 고속 주행시 거동이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규정 속도 이내의 속도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적당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속도를 크게 높이면 알 수 없는 좌우 차체 거동이 간헐적으로 느껴진다. 안정감 역시 크게 떨어지고,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시에는 차체의 앞과 뒤가 따로 노는 듯한 감각을 전한다. K7 하이브리드에서 완성도 높은 서스펜션 세팅을 경험했던 후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K5 하이브리드 500h의 완성도는 4년이라는 역사와 비교할 때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하지만, 기대보다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는 차량에서 고속 주행과 일부 좋지 않은 노면에서의 배려가 부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