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골프는 가장 대중적인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로 적당한 실내 공간과 해치백 특유의 공간 활용성, 디젤엔진을 통한 높은 연료 소비효율 등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GTI 뱃지를 더한 골프 GTI는 또 다른 감각적인 스포츠 감성을 보여준다.
만일 당신이 스포츠카를 구입하려고 한다면 어떤 이유일까? 멋진 외관 디자인이나 강력한 가속력, 남들이 도달할 수 없는 최고속도, 혹은 끈끈한 코너링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불편한 3도어 차체나 낮은 연료 소비효율, 높은 유지비용 등을 감수하면서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골프 GTI
폭스바겐은 실용성 높은 5도어 해치백에 스포츠카의 감성을 불어 넣어 골프 GTI를 탄생시켰다. 뒷좌석에 오르기 위해 몸을 구겨 넣지 않아도 되며, 낮은 차고로 인해 과속방지턱 앞에서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골프 GTI의 파워트레인은 최신 스포츠카의 감각을 닮았다. 칼 같은 변속의 DSG 변속기와 자연흡기 엔진을 닮은 터보엔진, 그리고 단단한 차체가 그렇다.
■ 차별화된 GTI 전용 디자인
골프 GTI
전면 디자인은 GTI 전용 범퍼 디자인이 적용돼 보다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범퍼 하단 양 끝단에 위치한 갈퀴 형상 뒷편에는 안개등이 위치한다. 안개등 점등시 묘하게 스포티한 분위기를 나타난다. 벌집 형상의 그릴과 그릴과 헤드램프까지 이어진 붉은 선은 GTI의 상징이다. 멋진 주간 주행등과 코너링 램프를 포함한 HI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측면 디자인은 오스틴이라고 명명된 18인치 레이저 커팅 휠에 시선이 고정된다. 깔끔하고 시원스러운 휠 디자인은 GTI의 이미지와 잘 부합한다. GTI 전용 서스펜션으로 인해 차고가 15mm 낮아졌다. 특별한 캐릭터 라인 없이 면과 실루엣을 강조한 폭스바겐 특유의 디자인은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비율을 보여준다.
골프 GTI
후면 디자인은 GTI 전용 듀얼 머플러가 멋스럽다. 뒷바퀴 안쪽에 최대한 밀어 붙인 머플러와 LED 리어램프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는 골프 TDI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더 잘 달릴 것처럼 보이고 보다 고급스럽다. 특히, 얇은 선으로 표현된 리어램프 디자인은 폭스바겐보다는 아우디의 감각에 가깝다. 불필요한 라인을 배제한 심플하면서도 안정감 높은 비율을 보인다.
실내 디자인은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알루미늄 페달, 그리고 과격한 버킷시트가 이 차의 성격을 설명한다. 골프는 7세대로 진화하면서 실내에서의 고급감이 상당히 높아졌다. 수평 형상의 대시보드와 앞쪽으로 뻗은 A필러로 인해 개방감이 상당히 좋다. 전면 도어 패널과 도어핸들, 사이드 스커트에 야간 조명을 삽입하고, 풋램프를 적용하는 등 실용성만 강조한 것만은 아니다.
골프 GTI
■ 감각적으로 뛰어난 스포츠카
골프 GTI의 핵심은 조화로운 파워트레인의 감각이다. 2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은 4500~6800rpm에서 최고출력 211마력, 1450~4000rpm에서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습식 6단 DSG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한다. 수동변속기의 직결감과 빠른 변속스피드를 갖는 DSG 변속기는 200마력을 조금 넘어서는 GTI의 출력을 온전히 노면에 전달한다.
골프 GTI
골프 GTI는 터보엔진을 적용하고 있으나 자연흡기 엔진의 리니어한 출력 상승감이 특징이다. 이는 최신 터보차저 유닛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부분으로 과거 터보엔진의 이질감이었던 터보랙과 엔진의 무딘 회전감각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드럽고 진동이 적은 가솔린엔진은 디젤엔진의 골프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다.
골프 GTI의 엔진은 저속구간에서 고배기량 차량과 같은 넉넉한 토크감을 보여준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2000rpm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부드럽고 여유롭게 속도를 높여간다. 다만, 간혹 1단 기어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듀얼클러치 변속기 특유의 울컥임이 나타난다. 이는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울컥임은 건식 DSG 대비 크지 않았다.
골프 GTI
GTI의 진짜 매력을 발휘하는 순간은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밟고 가속하는 상황이다. 빠르게 저단기어로 갈아타며 7000rpm 가까이 엔진 회전을 올린 뒤에 곧장 변속, 그리고 다시 가속을 이어간다. 풀 가속 상황에서의 리드미컬한 변속과 배기음, 거침없는 엔진의 회전 상승은 감각적으로 뛰어나다. 다만, 출력이 시로코 R 정도만 강했다면 만족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골프 GTI의 DSG 변속기는 S모드와 함께 스핀방지시스템을 끈 상태에서 론치 콘트롤을 지원한다.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함께 밟고 있으면 3000rpm에서 엔진 회전이 고정되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차는 순간 튀어나간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6.8초이다.
골프 GTI
■ 밸런스와 노면 장악력
골프 GTI는 단단한 차체와 강화된 서스펜션, 그리고 접지력 좋은 타이어를 통해 빠른 회두성과 민첩함을 보여준다. 서킷이나 와인딩로드에서 골프 GTI의 매력은 배가된다. 가속력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디젤엔진의 골프 GTD는 서킷에서 골프 GTI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가속과 제동, 선회가 이어지는 서킷에서 골프 GTI의 밸런스는 탁월하다.
골프 GTI
폭스바겐은 XDS+ 전자식 차동제어 시스템을 모든 골프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기계식 LSD 차동제어 시스템과 유사한 효과를 내도록 고안된 시스템으로 선회시에도 동력을 유지하며 가속하는 것이 가능하고, 언더스티어를 줄여준다. 골프 GTI는 다른 골프보다 강력하게 시스템이 개입한다.
신나고 즐거운 골프 GTI는 연비 면에서는 매력적이지 못했다. 시승을 마친 시점에서 누적 평균 연비는 7km/ℓ 남짓한 기록을 남겼다. 골프 GTI의 공인연비는 11.5km/ℓ(도심 10 고속 13.9)이다. 90km/h 전후의 항속주행에서는 14~16km/ℓ의 연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일정속도 이상의 항속주행이 수반되지 않는 구간에서는 한 자리 수 평균 연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골프 GTI
골프 GTI의 최고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된다. 100km/h 전후의 속도에서 3단으로 가속을 시작하면 고작 4단 기어에서 최고속도에 도달한 후 연료가 차단된다. 이제 막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는데 바로 제지 당하는 기분이다. 골프 GTI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당황스러운 속도제한이다. 수준급의 고속주행 안정성으로 인해 아쉬움은 더욱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 GTI는 매력적인 모델임은 분명하다. 수치적인 파워와 가속력보다는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