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미국차 브랜드 크라이슬러가 중형세단 ‘올 뉴 200’을 새롭게 선보이고, 토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차와 일본차간의 대결 구도다.
크라이슬러 200은 동급에서는 처음으로 9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고, 60가지 이상의 안전장치를 탑재한 것이 눈에 띈다. 여기에 패밀리 세단으로서 그동안 중요시여겨져 왔던 부드러운 승차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크라이슬러 200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당시에는 세브링의 플랫폼을 사용했었다. 작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2세대 200은 알파 로메오 플랫폼을 적용한데다, 디자인이나 품질, 소재, 기술력 등에서 1세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200은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스털링하이츠 조립공장에서 생산되는데, 크라이슬러 그룹은 이 공장 건립에만 1조1천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첨단 페인트 공장과 모든 공정이 로봇으로 이뤄진 자동화된 차체 공장인데, 면적은 9만3000㎡로 축구장 17배에 달한다. 크라이슬러 그룹이 200에 거는 기대치를 어느정도 갸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 곡선 중심의 디자인 적용..현대적인 감각
크라이슬러 200은 둥글둥글한 이미지가 강조됐는데, 이는 날카로운 직선은 가능한 배제한 채 곡선 형태를 중심으로 설계된 때문이다. 공기역학을 최대한 강조한 것인데, 모던한 스타일로 디자인 밸런스는 잘 갖춰졌다는 생각이다.
후드 상단에는 4개의 캐릭터 라인이 적용됐는데, 뻗어내려오는 라인을 강조했으면서도 라인 끝이 중앙으로 다시 모이는 디자인이어서 부드러움이 전해진다. 각 선마다 입체적인 감각도 지녔다.
벌집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을 적용해 깔끔한 맛이다. 중앙에는 크라이슬러 엠블럼이 자리잡았다. 헤드램프도 여전히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했다. HID는 일반 램프보다 약 3배 밝은데다, 야간에도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범퍼 상하단에는 크롬 가니쉬를 적용한 것도 눈길을 모은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측면에서는 A필러에서 C필러에 이르기까지 루프 라인이 쿠페 형상으로 멋스럽다. 윈도 라인에는 크롬으로 처리해 깔끔한 이미지며,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앞쪽 범퍼에서 뒷쪽 범퍼까지 이어진다. 간결한 라인인데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이내믹하다. 공기저항지수는 0.266CD.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을 사용하는데, 18인치 캐스트 알루미늄 휠을 적용한 235mm 사이즈다. 휠 디자인도 세련미가 넘친다. 편평비는 45R 수준으로 퍼포먼스에 비중을 뒀다.
후면의 리어램프는 감각적인 LED 조명을 적용했다. 수평 방향으로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이다. 리어범퍼 중앙에는 크롬으로 몰딩을 적용했고, 리플렉터도 산뜻하다. 디퓨저 패널은 강렬한 이미지다. 머플러는 범퍼 일체형이어서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트렁크는 453리터를 실을 수 있는 용량이다.
실내는 럭셔리한 분위기다. 소재가 고급스러운데다, 세단이면서도 수납공간 배치가 조화롭다. 계기판은 시동을 건 이후에야 속도계나 그래픽 등을 볼 수 있어 독특하다. 유러피언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푸른 색상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오디오나 속도, 연비, 크루즈 컨트롤, 차량 상태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버튼류가 많지 않아 심플한 감각이다. 변속레버는 전자식 로터리 방식이어서 조작감이 편한데다 공간 활용성도 높인다. 컵홀더는 컵 용기에 따라 위치 조절도 가능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볼보에서 봐왔던 수납 공간이 적용됐는데, 지갑이나 태블릿, 손가방 등을 넣어 둘 수도 있다. 세심한 배려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 패밀리 세단으로서 정숙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
크라이슬러 올 뉴 200은 리미티드와 200C로 구성됐다. 시승차는 올 뉴 200C로 배기량 2360cc의 I4 MultiAir2®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87마력(6400rpm), 최대토크는 24.2kg.m(4000rpm)로 엔진 파워는 적당하다.
스마트키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별도의 조작없이도 차량의 문을 열 수도 있다. 버튼만을 눌러 시동을 건 후, 700rpm 이하의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실내 소음이 46dB을 가리킨다. 조용한 주택가나 도서관 같은 수준인데, 크라이슬러가 지금까지 내놓은 차 중에서는 가장 정숙하다는 생각이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2.4리터 동급 배기량의 캠리나 알티마, 어코드 등에 비해서는 더 민감한 수준이다.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체 반응은 빠르며, 풀액셀시에는 가속력이 뛰어난 편이다. 엔진 사운드도 무난하다.
엔진회전수 3000rpm 이하에서는 정숙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시트는 나파 가죽 재질인데 버킷 타입이어서 몸을 지탱하기에 적합하다. 사이드 볼스터로 운전자의 좌우 쏠림도 적절히 막아준다.
시속 110km 전후에서도 풍절음은 잘 절제된다. 주행중 진동이나 소음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낫다. 주행중 정숙성은 캠리를 연상시킨다. 온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패밀리 세단으로서 정숙한 감각은 장점이다.
시속 15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의 추월 가속감은 다소 밋밋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지만, 엔진 파워가 부족한건 아니다. 고속에서의 안정적인 주행감도 돋보인다. 타이어는 고속에도 적합하도록 세팅됐는데, 접지력도 뛰어나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200C에는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1단에서 9단까지 기어비가 광범위하게 분포됐기 때문에 그만큼 성능과 연비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변속은 충격을 크게 느끼지는 못할 정도다. 빠르고 부드러운 반응은 맘에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로상황에서는 9단이라는 의미는 크지는 않다. 6단 변속만으로도 충분히 커버되는 정도기 때문이다.
200C에는 고급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시속 160km 이하에서 작동되는데,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준다. 앞차와의 거리를 네단계로 조절할 수도 있다. 주행중 양쪽 후방 사각지대에서 차량이 감지돼도 미러를 통해 경고등이 점등된다.
이밖에 주행중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이탈하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 경고가 전달돼 안전성을 높인다. 기어변속이나 브레이크, 가속 페달만으로 평행이나 직각 주차를 돕는 시스템은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된다.
200C의 공인연비는 도심 8.7km/ℓ, 고속도로 13.8km/ℓ, 복합연비 10.5km/ℓ인데, 이번 시승 과정에서의 실제 연비는 9.5km/ℓ 수준이었다. 과거 세브링이나 300C에서 보여줬던 연비에 비하면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 크라이슬러 올 뉴 200C의 시장 경쟁력은...
크라이슬러가 내놓은 배기량 2.4리터급의 올 뉴 200은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 토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과 직접 경쟁을 펼친다. 중형세단 시장은 전통적으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인데, 일본차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크라이슬러 200은 과거 단점으로 지적됐던 미국차의 투박한 스타일이나, 성능, 저연비 등에서 눈에 띄게 개선된 모델이라는 판단이다.
세련된 외관에 탄력 넘치는 주행감, 적절한 연비효율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풍절음 등 주행중 껄끄러운 느낌을 주는 소음이 크게 개선돼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보이는 것도 패밀리 세단으로서 장점이다.
올 뉴 크라이슬러 200
미국차는 지금까지 유럽차나 일본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었던 게 사실인데, 크라이슬러 200이 이 같은 고정 관념을 벗고 까다롭기로 정평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인기를 모을지 주목된다.
크라이슬러 올 뉴 200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리미티드가 3180만원, 200C는 37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