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포르쉐 911 타르가 4S를 시승했다. 안정감 높은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빠르면서 편하고, 오픈형 보디 중에서 전복시 안전성은 가장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소프트탑이나 하드탑 오픈카가 구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보디의 실루엣은 911 타르가 4S의 독보적인 자랑이다.
포르쉐는 911 타르가는 독특한 외관 디자인을 갖는다. 911 카브리오레의 보디 위에 전투기 캐노피를 연상시키는 통유리 타르가 톱을 얹었다. 전통을 중요시 하는 포르쉐는 실버컬러의 롤오버바를 통해 타르가의 전통적 디자인을 부활시켰다. 단지 실버컬러를 적용했을 뿐인데 911의 다양한 라인업 중에서 가장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전한다.
포르쉐는 911의 1세대 모델에서 오픈형 보디의 전복사고에 대한 안전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롤오버바를 적용했다. 현행 991 모델 이전의 타르가는 거대한 파노라마 썬루프를 적용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디자인을 달리한 루프라인, 그리고 크롬 윈도우 라인 만이 쿠페형 보디와의 차이점이라 타르가라고 부르기 민망한 면이 없지 않았다.
911 타르가 4S
■ 타르가는 사륜구동이 기본
991에서 새롭게 부활한 타르가 모델은 포르쉐 특유의 리어엔진 리어휠(RR) 구동 방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기본형 모델조차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이는 포르쉐가 실시한 구매분석 결과 타르가를 선택하는 고객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은 고객들이 사륜구동 방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타르가가 주는 안전성과 사륜구동 시스템의 안정감은 통하는 부분이 많다.
911 타르가 4S
911 타르가 4S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후측면의 디자인이다. 911의 기본형 보디 대비 22mm 넓은 후륜 트레드와 이를 감싸는 우아한 리어펜더는 타르가톱의 유연한 실루엣과 어울림이 좋다. 현재 양산 중인 모델 중에 가장 얇게 느껴지는 리어램프는 사륜구동 911의 특징인 길게 좌우를 가로지르는 후미등을 추가했다.
실내는 여느 911 모델과 다르지 않다. 시승한 모델에는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상단에는 초콜릿 컬러의 가죽을 적용하고, 시트와 도어패널 하단에는 푸른빛이 감도는 크림색 가죽을 적용했다. 고급스러우면서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평범해 보이는 시트는 착석시 몸을 감싸는 감각과 스포츠 주행시의 지지력이 일품이다. 충분히 낮은 시트에도 전방 시야는 시원스럽다.
911 타르가 4S
■ 최고출력 400마력, 최고속도 294km/h
포르쉐 911 타르가 4S는 3.8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으로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44.8kg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94km/h,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4.6초(스포츠 플러스 4.4초)에 불과하다. 변속기는 7단 PDK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했다. 엔진 최고회전을 7400rpm까지 허용하고, 자연흡기 엔진으로 리터당 100마력을 넘게 발휘하는 수치는 포르쉐답다.
타르가 4S는 동일 출력의 911 쿠페와 비교할 때 다소 편안한 승차감을 전해준다. 이는 타르가를 선택하는 오너들의 성향이 하드코어 보다는 그랜드 투어러에 가깝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쿠페보다 약해진 보디 강성과의 밸런스도 고려된 세팅이다. 하지만, 이런 감각은 911 쿠페를 기준으로 삼은 얘기일 뿐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보디는 돌처럼 굳건하게 느껴진다.
911 타르가 4S
시승차에는 배기시스템이 옵션으로 적용됐는데, 기어레버 주변의 버튼을 통해서 배기음을 조절할 수 있다. 배기음을 증폭시키지 않을 때는 컬컬한 엔진음만 들려온다. 엔진과 배기구가 모두 뒤쪽에 위치해 있어 앞에서는 엔진음이 들리고, 뒤에서는 배기음이 들리는 일반적인 스포츠카와는 다른 감각이다. 배기시스템을 활성시키면 포르쉐 특유의 배기음이 귀를 파고든다.
■ 부드러운 바람결
911 타르가 4S
타르가톱을 열고 달릴 때의 감각은 기대보다는 싱겁다. 옆창을 올리고 달리면 머리 윗부분을 흩날리는 정도다. 하지만, 옆창을 내리고 이리저리 굽이친 길을 달리면 윈드실드와 롤오버바 사이의 공간으로 바람이 기분 좋게 방문한다. 썬루프와 윈도우 사이로 들이치는 바람과는 부드러움이 다르다. 바람마저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포르쉐가 제공하는 론치컨트롤 시스템은 언제나 놀랍다. 정지상태에서 최대 가속까지 타이어의 그립을 최대한 살려내며 가속한다. 5000rpm에서 봉인됐던 엔진은 레드존 가까이 돌려가며 호쾌한 가속을 선보인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제원상 4.4초다. 5초 이내의 가속력을 가진 차량은 실제 가속에서 계기판을 볼 겨를이 없이 전방을 주시해야만 한다.
911 타르가 4S
■ 스포츠카의 감성 그 자체
엔진의 빠른 회전 상승과 PDK 변속기가 연출하는 빠른 변속, 그리고 변속시마다 울어대는 배기음은 이것이 스포츠카라고 온몸으로 표현한다. 성능 좋은 터보엔진이 적용하고, 페이크 배기음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자연흡기 엔진, 그 중에서도 포르쉐가 연출하는 사운드와 진동은 카피하기 어렵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인위적인 변속충격까지 연출하는 센스를 발휘한다.
911 타르가 4S
폭발적인 가속력은 260km/h 부근까지 쉬지 않고 속도를 높여간다. 일반적으로 잘 달린다는 차가 60~120km/h까지 가속하는 감각으로 180~240km/h 구간을 가속해 나간다. 노면의 그립과 차체의 안정감으로 인해 실제속도 대비 체감속도는 아주 낮은 수준이다. 200km/h로 항속 주행시의 감각은 승용차로 100km/h의 속도로 정속주행 하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코너에서의 감각은 흠잡을 부분을 찾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타이어의 한계치가 높고, 차체 밸런스는 뛰어나다. 여기에 토크벡터링이 지원되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코너에서의 움직임을 절제시킨다. 코너에 진입하면 순간적으로 차와 도로가 레일로 연결되는 감각이다. 일부러 한계를 넘어서는 움직임을 연출하면 오버나 언더스티어가 아닌 차체 전체가 밀려나다 이내 그립을 회복한다.
댐핑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된 시승차는 스포츠 모드와 스포츠플러스 모드에서 서스펜션이 큰 폭으로 단단해진다. 매끈하지 않은 일반도로에서는 오히려 그립력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날 정도다. 일반도로에서는 노멀모드를 추천한다. 승차감도 살리고 그립도 확보된다.
911 타르가 4S
빗길에서도 그립이 뛰어난 점은 911 타르가 4S의 숨겨진 매력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속도를 줄였으나 이내 비가 오기 전과 같은 속도를 마크할 수 있었다. 조금씩 속도를 올려가고, 다소 과감한 차선변경을 시도해도 여전히 안정감 높은 주행 안정성을 보여준다. 독일은 잦은 우천으로 인해 빗길에서의 주행환경에 자주 노출되는데,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포르쉐 911 타르가 4S를 놓고 쿠페보다 강성이 낮다거나, 소프트탑 대비 개방감이 덜하다고 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스타일리시한 외관 디자인 하나 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