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한 때 공급물량 부족으로 르노삼성의 즐거움과 고민거리를 동시에 낳았던 QM3가 이제는 원활한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르노삼성 QM3는 국내에서 콤팩트 SUV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붐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작년에만 총 1만8000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모았다. 당초 8000대 판매를 목표로 삼았던 것에 비하면 무려 2.25배를 더 판 셈이니 르노삼성 입장으로서는 놀랄만한 일이다.
QM3는 올해들어 1월 1642대, 2월 567대, 3월 939대에 이어 4월에는 2628대 등 총 5776대가 판매됐다. 2월과 3월의 판매 수치가 다른 달에 비해 적은건 공급물량 부족 때문인데, 당시 구매 후 고객 인도까지는 3개월 이상 걸렸다.
르노삼성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꾸준히 르노 본사와의 협의를 진행한 끝에 이달부터는 월 4000대의 QM3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얼마전 ‘2015 서울모터쇼’가 끝나자마자 르노삼성의 판매 영업을 총괄하는 박동훈 부사장이 프랑스 파리에 급히 다녀온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르노삼성 QM3 RE 시그니처 옆모습
그는 이번 프랑스 방문을 통해 QM3의 안정적인 공급물량 확보뿐 아니라 물류과정에서 선박 미확보로 예기치 않게 공급이 지연됐던 복잡한 문제점들을 해소시켰다. 여기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들의 QM3에 대한 품질문제까지 강하게 르노측에 거론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SNS를 통해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의 어려움을 살짝 내비쳤던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QM3는 스페인 바야톨리드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지금처럼 우리나라 시장에서 볼륨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도 면밀히 검토해 볼 시기라는 생각이다.
국내 생산시 부품 공급의 어려움이나 생산 원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요소들도 발생될 소지도 없는 건 아니지만, 르노삼성의 장기적인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QM3는 국내 시장에서 쌍용차의 티볼리를 비롯해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 푸조 2008 등과 경쟁을 펼친다. 티볼리와 트랙스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디젤 모델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콤팩트 SUV 시장 경쟁은 본격적인 2라운드에 접어든다. 르노삼성 측은 올해 안에 3만대의 QM3를 판매하겠다는 각오다.
르노삼성 QM3 RE 시그니처
▲ 젊은 감각, 개성적인 스타일
2015년형 QM3 RE 시그니처는 여전히 독창적이면서도 개성적인 스타일을 지닌다. 젊은 층에 눈길을 줄 만한 유니크함도 살아있는데, 프랑스의 전형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 4125mm, 전폭 1780mm, 전고 1565mm로 티볼리(4195mm)나 트랙스(4245mm)에 비해서는 짧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2605mm로 티볼리(2600mm)와 트랙스(2555mm)보다도 더 길게 세팅됐다.
루프와 바디 색상은 투톤이어서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미를 더한다. 후드 상단의 완만한 캐릭터 라인은 부드러운 인상이며, 라디에이터 그릴은 날개를 편 모습이다. 그릴 중앙에는 ‘태풍의 눈’을 상징하는 르노삼성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다.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타입인데, 직선이 강조돼 날카로운 인상이다. 빛을 모아주기 때문에 조사거리나 밝기가 높은 건 장점이다. 범퍼 하단에는 LED 주간 주행등을 적용했다. 그릴과 마찬가지로 루프와 색상을 동일하게 처리해 운치감을 높인다.
QM3 RE 시그니처
윈드 스크린은 앞쪽으로 전진 배치했는데, 이는 콤팩트 차량으로서 실내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한 까닭이다. 방향지시등 일체형의 아웃사이드 미러는 전동접이식으로 바뀌었고, 사이드 몰딩은 모두 루프와 동일한 색상이 적용됐다. 17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타이어는 205mm인데, 편평비는 55R이다. 달리기 성능과 연비효율성을 동시에 감안한 세팅으로 판단된다.
뒷면은 해치백스러운 디자인 감각인데, 리어 스포일러가 적용됐다. 리어램프는 날카로운 직선과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라운딩 형태를 접목했다. 깔끔하면서도 심플한 감각이다.
실내도 젊은 감각이다. 블랙톤에 짙은 주황색을 포인트로 삼아 유니크하다. 계기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조화시킨 미터 클러스터여서 눈길을 끈다. 센터페시아나 에어벤트, 스피커 테두리는 투톤 색상을 적용한 것도 산뜻해 보인다.
공간활용성도 눈에 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팝업 트레이를, 앞뒷좌석 도어 포켓에는 음료수병을, 앞좌석 시트백 스트링에는 지도책 등을 넣을 수도 있다. 글로브 박스는 직사각형으로 밀고당기는 서랍 형태로 설계됐는데, 카메라 등을 넣고 빼기에도 편리하다.
르노삼성 QM3 RE 시그니처 운전석
시트는 커버를 지퍼로 고정하거나 탈착이 가능하다. 다소 번거로운 감은 있겠지만, 수시로 세척이 가능하다. 이런 시트 설계는 QM3가 처음으로 시도됐다. 시트 등받이 조절 레버는 빡빡한 편이다. 트렁크 용량은 377리터를 수용할 수 있다. 뒷좌석을 폴딩하면 최대 455리터까지 짐을 싣을 수 있다. 트렁크 높이는 여성들이 짐을 싣거나 내리기에도 편리하게 세팅됐다.
▲ 탄력적인 가속감..연비효율성 탁월
2015년형 QM3는 배기량 1461cc의 유러피언 1.5 dCi 엔진이 탑재됐다. 연비와 엔진소음이 개선된 5세대 엔진인데, 르노 브랜드와 닛산, 벤츠 등 27개의 차종에도 함께 적용된다.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디젤 엔진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QM3의 최고출력은 90마력(4000rpm)이며, 최대토크는 22.4kg.m(2000rp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시동을 켠 후, 650rpm 전후에서의 실내 소음은 58dB로 현대차 투싼과 같은 수준이다. 일반 사무실을 연상하는 정도다.
르노삼성 QM3 RE 시그니처 옆모습
가속성은 빠른 편이다. 엔진회전수가 저속 영역에서도 최대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탄력적인 감각을 느낀다. 풀액셀에서 부밍노이즈는 귀에 약간 거슬린다. 엔진룸과 윈도우, 차체 하단에서 들려오는 진동 소음은 디젤차라는 걸 감안하면 심한 건 아니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선도 요구된다.
스티어링 휠은 동급차에 비해 두텁운 편인데, 페이크 카본으로 감싸여져 그립 등 조작감은 좋다. 시속 100km 전후에서의 승차감은 안락하고 안정적인 모습이다. 탄력이 붙은 상태의 타력 주행에서는 가솔린차 못잖은 정숙성도 지닌다. 1.5리터급으로 가속감이나 주행감은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QM3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차답게 핸들링 감각은 맛깔스럽다. 동급 경쟁 모델에 비해서는 차체의 밸런스가 더 잘 잡히는 감각이다. 주행중 급정차 시에도 앞으로 급격히 쏠리는 느낌도 적다. ESC가 기본으로 적용됐는데, 전자적으로 차량의 무게와 감속에 따른 쏠림을 적절히 조율한다. 개입 반응은 빠르다.
고속주행에서는 답답한 감도 없지는 않다. 최고출력이 90마력이어서 시원시원한 주행감을 맛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이는 배기량이 낮은 콤팩트 SUV인만큼 달리기 성능보다는 실용성이 강조된 때문이다.
QM3 RE 시그니처
변속기는 6단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이 적용됐는데, 시프트 업 다운에서 충격없이 부드러운 감각이다. 한 박자 빠른 반응도 마음에 든다.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은 덜하다.
DCT는 2개의 수동클러치가 하나로 교묘하게 합쳐져 있는 형태인데, 변속 스타일을 자동화 시킨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무난하다. 2개의 클러치가 서로 대기하고 있다가 상황에 따라 변속된다. 주행시 4단 기어의 클러치를 적용한 순간에 3단이나 5단의 기어 클러치가 미리 변속을 대기하고 있다가 곧바로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그런만큼 응답성이 뛰어난데다 변속이 부드러운 게 장점이다.
시승차 QM3 RE 시그니처는 눈이나 진흙, 모래 등 노면의 환경에 따라 그립을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적용된 것도 눈에 띈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그립 컨트롤은 로드와 소프트 그라운드, 익스퍼트 등 3가지 모드가 제공된다. 도심주행이나 아웃도어에서 운전자의 취향이나 개성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QM3의 연비 효율성은 흡족한 수준이다. 공인연비는 18.5km/ℓ인데, 실제 시승과정에서의 연비는 15.9km/ℓ를 나타냈다. 정속으로 주행한다면 평균 20.0km/ℓ는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이다.
QM3 RE 시그니처
▲ 2015년형 QM3의 시장 경쟁력은...
르노삼성 QM3는 스페인에서 생산돼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콤팩트 SUV인데, 유럽시장에서는 르노(Renault) 브랜드의 ‘캡쳐(Captur)’로도 판매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산차’가 아니라 사실상 ‘수입차’라는 비난도 받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QM3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논쟁 거리는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국산차든 수입차든 소비자들의 니즈나 시장 트렌드에 맞춰 차량을 만들어 내놓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애국심을 강조하는 국가 개념보다는 품질을 강조하는 브랜드간의 경쟁으로 변한지 오래됐다.
QM3 RE 시그니처
이런 측면에서 볼 때, QM3의 시장 경쟁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에서는 2만1100유로(한화 약 3000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서는 운송비나 관세를 감안하면서도 2280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QM3는 착한 가격과 뛰어난 연비효율성으로 새롭게 무장한 쌍용차 티볼리와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의 디젤 모델이 출시되는 등 향후 1~2개월 이내에 거센 도전을 받게된다. 콤팩트 SUV 시장 경쟁도 그만큼 더 뜨거워질 전망인데,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