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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독일車 뺨치는 퍼포먼스 인상적..혼다 ‘뉴 레전드’

Honda
2015-07-06 09:00
혼다 뉴 레전드어큐라 RLX
혼다, 뉴 레전드(어큐라 RLX)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신경을 쓴 건 자동차의 성능이었다. 얼마만큼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지, 또 얼마만큼의 엔진 파워를 지니는지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이런 공식은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성능 면에서는 굳이 흠 잡을데가 없지만, 이상하게도 시장에서는 판매가 시원찮은 경우도 있다. 혼다가 내놓은 ‘뉴 레전드(New Legend)’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혼다 뉴 레전드는 4년전 한국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했다가 다시 재 도전장을 던진 5세대 모델에 속하는데, 북미시장에서는 1986년부터 고급 브랜드 아큐라(Acura)의 RLX로도 판매되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 2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뉴 레전드는 5월까지 4개월간 총 61대가 팔리는 등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파워풀한 성능을 지닌데다, 북미시장에서의 판매 가격보다도 낮게 세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라는 생각이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 중후한 감각 강조한 스타일

뉴 레전드의 외관 스타일은 혼다의 플래그십 모델로서 중후한 맛을 강조한 흔적이다. 전면부에서부터 측면과 후면에 이르기까지 공기 역학적인 디자인을 반영한 것도 눈에 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V’자 형상으로 각을 준데다 두터운 가로바 크롬안에 혼다의 엠블럼을 적용했다. 후드 상단의 캐릭터 라인은 그릴로 이어져 안정감을 높인다. 헤드램프는 두줄로 배열된 LED가 적용됐는데, 다이아몬드 형상이어서 고급감을 더한다. 범퍼 하단에는 LED 주간주행등도 적용됐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측면에서는 세단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다이내믹한 감각이다. 타이어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40mm의 광폭 사이즈다. 편평비는 40R 수준으로 연비보다는 퍼포먼스에 비중을 둬 세팅됐다.

후면 디자인은 직선을 강조한 직사각형의 리어램프 사이즈가 너무 오버된 느낌이어서 고급차로서의 디자인 밸런스를 무너뜨린다. 리어 범퍼 역시 너무 두툼한 모양새다. 트렁크 리드에는 크롬을 적용한 가로바가 채용됐고, 범퍼 하단에는 깜찍한 스타일의 리플렉터를 달았다.

실내는 가죽과 우드, 우레탄, 메탈 소재 등 고급스러운 재질이 적용됐는데, 안락한 감각이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정보표시창을 뒀다. 곡선으로 처리한 건 태양빛을 직접 쐬지 않도록 배려한 까닭이다. 센터페시아의 내비게이션은 별도의 버튼을 눌러 사용할 수 있는데, 처음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번거로울 수도 있겠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 흠 잡을데 없는 탁월한 감각의 퍼포먼스

뉴 레전드는 배기량 3.5리터급 직접분사 방식 i-VTEC V6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314마력(6500rpm), 최대토크는 37.6kg.m(4500rpm)을 발휘한다. 전륜구동 모델로 6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된다.

시동을 걸고, 엔진회전수 750rpm 전후의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실내 소음이 49dB을 가리킨다. 가솔린 모델로서 무난한 수준으로 조용한 주택가를 연상시킨다.

주행감은 저속에서도 매끄러운 반응이다. 안락한 감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이 제공된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토크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엔진회전수가 불과 2000rpm을 밑돌아도 매끄런 가속감을 보인다. V6라기보다는 V8 엔진을 탑재한 느낌이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뉴 레전드는 기존 모델에서도 그랬듯이 가속력이 뛰어나다. 정지상태에서 풀액셀시 툭 튀어나가는 감각인데, 레드존에 이르기 전 3000rpm 전후에서부터 터져나오는 엔진사운드는 감미롭다. 압축비를 높이면서도 흡배기를 효율적으로 운용해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강한 토크감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시속 100km 전후에서의 풍절음도 잘 절제된다. 혼다 어코드와 CR-V의 단점였던 것에 비하면 뉴 레전드의 소음과 진동은 잘 차단된다. 앞측면에 적용된 어쿠스틱 도어 글래스와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으로 주행중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이나 바람 등의 소음이 봉쇄된다. 정숙성은 과거보다 한층 더 좋아졌다는 판단이다.

핸들링은 맛깔스럽다. 급코너의 아웃-인-아웃 코스에서도 안정적인 조향감은 빛을 발한다. 뉴 레전드에는 혼다의 4륜 정밀 조향 기술로 불리는 P-AWA(Precision-All Wheel Steer) 시스템이 적용됐다. 급코너링이나 차선변경, 급제동시 뒷쪽 좌우의 리어 토를 도로의 상황에 맞도록 이동각을 조절하는 등 독립적으로 제어된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저속에서는 스티어링 휠과 반대 방향으로,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과 같은 방향으로 조향된다. 고속 주행중 감작스런 급제동에서는 양 바퀴가 안쪽으로 조향돼 제동거리를 짧게 줄여주는데 이는 스키를 타다 멈추려는 동작과도 같은 이치다. 전륜구동 방식이 기본으로 적용된 케이스지만, 4륜 구동 방식 모델처럼 주행중 안전성을 더한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도 뛰어나다. 굳이 억지로 흠을 잡고 싶은 마음이 없는 정도다. 직진 가속감이나 노면과의 접지력, 안정적인 선회력에 비교적 날카롭게 세팅된 제동력은 주행 밸런스를 한층 높이는 이유다. 고급 패밀리 세단이지만, 주행 감각은 스포츠카 뺨친다.

뉴 레전드의 트랜스미션은 6단 자동변속기가 채용됐다. 크라이슬러 등에서 9단 변속기를 적용하는 것에 비하면 시대에 뒤쳐지는 느낌도 없진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로 상황을 감안할 때, 주행중 빠른 변속과 높은 직결감으로 이를 해결한다. 6단 변속이라고 해서 불만족스럽진 않다.

주행 중 퍼포먼스의 높은 만족감에 비하면 연비 효율성에 대해서는 갸우뚱한 분위기다. 뉴 레전드의 공인 연비는 9.7km/ℓ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시승 과정에서의 평균 연비는 구간에 따라 7.0~7.8km/ℓ 수준을 나타냈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뉴 레전드에는 자동으로 정속 주행하는 크루즈 시스템을 비롯해,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추돌경감제동시스템 등이 적용돼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다만, 5세대로 진화한 혼다의 플래그십 모델인만큼, BMW GT나 현대차 제네시스처럼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을 경우 스스로 알아서 닫히는 그런 감성품질 사양 적용도 요구된다.

▲ 혼다 뉴 레전드의 시장 경쟁력은...

뉴 레전드는 지난 1986년 북미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30년의 역사를 지닌 혼다의 최상위 모델에 속한다. 그야말로 혼다 브랜드의 디자인이나 기술력이 총동원된 플래그십 세단이다.

특히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는 굳이 흠 잡을만한 곳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다. 정숙성이나 승차감이 강조된 일본차이면서도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독일의 BMW나 벤츠, 아우디 브랜드를 능가한다.

뉴 레전드
뉴 레전드

여기에 국내 판매 가격은 6480만원으로 세팅됐는데, 이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큐라 RLX의 권장소비자 가격인 6만450달러(한화 약 6823만원)보다도 낮다. 옵션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 레전드의 국내 판매는 시원치는 않다. 이는 자동차 구매시, 성능 못잖게 연비 효율성이나 디자인적 요소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간과한 때문이라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