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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재규어 XE 2.0d, 뛰어난 밸런스의 스포츠세단

Jaguar
2015-08-31 09:00
재규어 XE
재규어 XE

[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재규어 XE 2.0d를 시승했다. 한 동안 공석이었던 X-타입의 빈자리를 채운 XE는 C클래스와 3시리즈, A4를 위협할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특히 뛰어난 밸런스와 날쌘 회두성, 그리고 상급 모델을 위협하는 수준 높은 승차감은 XE가 갖는 매력적인 요소다.

재규어에게 XE는 유럽 차종 분류 기준으로 D세그먼트,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에 속한다. D세그먼트에는 전통의 강자 BMW 3시리즈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그리고 렉서스 IS250, 인피니티 Q50가 포진한다. IS250을 제외하면 모두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을 갖추고 있어 입문형 수입차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

재규어는 평균 차량 가격이 높은 브랜드다. 스타팅 모델이 중형 급인 XF로 시작되기 때문에 수입차에 입문하는 오너들에게 접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XE의 론칭으로 인해 재규어의 문턱은 한결 낮아졌다. 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독일 3사와 달리 희소성이라는 부분도 재규어 XE에게는 폴러스 요인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 재규어 XE의 3가지 특징

재규어 XE는 차체의 75%가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섀시로 구조체의 무게는 251kg에 불과하다. 차체 전면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폭 넓게 사용하고, 리어 서스펜션 후방에는 철을 소재로 사용했다. 무게 밸런스를 위한 선택으로 전 후륜 무게배분 50:50을 구현했다. BMW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운전의 다양한 요소 중 역동성에 중점을 둔 설계다.

재규어 XE의 또 다른 특징은 고가의 서스펜션 구조를 선택한 점이다.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인테그럴 링크 방식을 적용했다. 이 같은 서스펜션 구조가 우수한 주행성능을 보이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복잡한 구조와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작비로 인해 엔트리 세단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재규어 XE 전 모델에는 토크 벡터링과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이 적용된다. 토크 벡터링은 코너링 상황에서 후륜 내측에 약한 브레이킹을 가하는 것과 함께 외측에는 토크를 더해 적극적으로 코너링 성능을 높인다. ASPC는 후륜구동 모델이 취약한 눈길 등 미끄러운 노면 주파력을 높이는 장비로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에 기반하며 저속에서 동작한다.

■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

재규어 XE의 외관은 공격적인 분위기의 전면 디자인이 눈에 띈다. 재규어 특유의 메시타입 그릴을 중심으로 보닛 끝단으로 살짝 덮은 헤드램프는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헤드램프 아랫면을 감싼 J 블레이드 주간주행등은 앞으로 출시되는 재규어에 공통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넓고 두툼한 보닛과 낮게 위치한 헤드램프 등 고급감과 공격성을 모두 갖췄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측면은 길게 뻗은 보닛과 짧은 트렁크를 갖는 전형적인 후륜구동 스포츠세단의 프로포션을 갖는다. 선 보다는 면을 강조한 측면 디자인은 볼륨감을 통해 단순하게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후면은 넓게 자리잡은 리어램프가 아쉽게 느껴지나, 야간 점등시에는 전혀 다른 그래픽으로 세련된 감각을 연출한다. 아웃 슬라이딩 방식의 파노라마 썬루프를 적용했다.

재규어 XE는 국내에 프레스티지, R-스포트, 포트폴리오의 3가지 각기 다른 디자인과 옵션의 모델이 수입되며, 최상급 모델로는 수퍼차저 엔진을 적용한 XE S가 위치한다. R-스포트는 프레스티지와 18인치 휠, 블랙컬러 그릴, 전면 인테이크 디자인, 사이드 스커트, 리어 스포일러가 외관에서 차이를 보이며, 인테리어에서는 스포츠 시트와 대시보드의 가죽 마감 처리에서 차이를 둔다.

재규어 XE R스포트
재규어 XE R-스포트

■ 고급 편의사양 대거 적용

XE의 내부는 단순한 디자인과 소재의 고급감이 특징이다. 낮은 시트포지션과 함께 스티어링 휠 컬럼의 위치는 이상적인 운전자세를 잡기에 적합하다. 스포츠카 F-타입을 닮은 스티어링 휠과 시동을 걸면 솟아 오르는 로터리 방식 기어시프트 레버는 재규어 만의 멋을 보여준다.

랩어라운드 스타일의 대시보드 디자인과 높게 솟은 센터터널로 인해 개방감보다는 파 묻히는 스포츠세단의 분위기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운전 시야는 우수한 편이다. 실내 공간은 무난한 수준이다. 넉넉한 사이즈의 시트는 단단한 타입이다. 뒷좌석은 시트 방석 부분의 사이즈가 충분하고, 등받이가 적당히 기울어져 안락하다. 다만, 무릎 공간은 좁게 느껴진다.

재규어 XE R스포트
재규어 XE R-스포트

XE의 도어패널은 3단으로 구성된 독특한 디자인을 갖는다. 특히 도어패널 상단이 유리면 보다 높게 올라온 형상을 갖는데, 포르쉐 카이엔이나 최근 출시된 BMW X5 등에 적용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최신 트렌드로 생각된다.

출력이 뛰어난 메르디앙 오디오는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사양으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이나, 한글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 외에 전동식 트렁크, 키레스 엔트리 스마트키, 전동식 스티어링 휠 컬럼, 메모리 시트 등 엔트리 세단에서도 돋보이는 옵션을 갖췄다.

■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

재규어 XE 20d
재규어 XE 2.0d

시승한 모델은 디젤엔진의 XE 2.0d 모델이다. XE 2.0d는 국내 시장에서의 비중이 큰 주력 모델로 재규어가 새롭게 개발한 인제니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인제니움 디젤엔진은 2리터 4기통 방식으로 4000rpm에서 최고출력 180마력, 1750-2500rpm에서 최대토크 43.9kg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28km/h,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7.8초다.

XE에는 두 가지 출력의 2리터 디젤엔진이 적용되는데, 국내에 수입된 사양은 고출력 버전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최대토크로 제원상 경쟁모델 대비 강한 힘을 낸다. 강한 토크가 저회전 영역에서 발휘되는 특성은 실제 주행에서 여유 있는 가속감으로 전달된다. 엔진 회전을 높이지 않아도 두툼한 토크으로 가속하는 감각이 일품이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또한 엔진 회전을 높여도 매끄러운 회전질감을 보이는데, 3000rpm 부근에서의 회전 감각은 다른 엔진의 2000rpm처럼 매끄럽고 조용하다. 소음과 진동은 동급 세그먼트에서 우수한 편에 속한다. 특히 소음 유입 부분은 탁월한 수준으로 저속과 중고속 어떤 영역에서도 실내는 정숙하며, 간혹 엔진을 고회전으로 혹사시키는 경우가 되어서야 칼칼한 엔진음이 유입된다.

■ 민감한 스탠다드 모드

재규어 XE에는 재규어 드라이브 컨트롤이라는 드라이빙 모드를 제공한다. 스탠다드, 에코, 다이내믹, 윈터의 4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스탠다드 모드의 세팅이 스포티 하다는 것이다. 에코 모드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노멀 모드에 가까운 감각이며, 스탠다드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의도적으로 반응성을 강조한 세팅이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스탠다드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약간이라도 강하게 밟으면 엔진회전은 쉽게 2000rpm 넘어를 가리킨다. 툭툭 엔진회전을 올려가는 모습이 부담스러운 운전자에게는 에코모드를 추천한다. 안락함과 쾌적한 주행이라는 측면에서는 에코모드가 보다 스탠다드 한 감각이다.

스포츠모드에서는 가속페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 낮은 기어를 물고 가려는 특성을 보인다. 눈에 띄는 부분은 고회전에서도 출력 저하가 크지 않은 점이다. 저회전 토크를 강조한 엔진의 경우 고속에서 눈에 띄게 힘을 빼는 경우가 많은데, XE는 저회전과 고회전에서 고르게 힘을 발휘한다.

시승한 날은 영동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진행돼 연비 측정은 어려웠다. 하지만 엔진회전을 크게 높이지 않는 발빠른 8단 변속기와 가속페달에서 힘을 뺀 상황에서는 빠르게 퓨얼컷에 진입하는 모습,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얹고 주행할 때는 희박연소를 통해 30km/ℓ를 넘나드는 순간연비를 유지하는 모습 등 연비 좋은 모델의 특성은 대부분 담고 있다. 구체적인 연비는 추후 시승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 뛰어난 밸런스

XE를 시승하며 가장 놀라운 부분은 차체가 전해주는 뛰어난 밸런스 감각이다. 급가속과 강한 제동, 초고속 주행과 대관령 옛길 코너를 돌아나가는 등 다양한 환경에서 XE는 아주 편안하게 무게 중심을 옮겨가며 주행환경에 적응했다. 모든 주행 상황이 편안하고 순조롭게 느껴졌다. 이런 감각은 BMW 3시리즈에서나 느껴지는 것으로 C클래스나 A4 조차 갖추지 못한 부분이다.

폭우가 내리는 젖은 코너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돌아나갔지만, 주행안정장치가 개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차체는 평온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간혹 일부러 중심을 흐트러뜨리면 그제서야 주행안정장치가 개입하며 자세를 바로 잡는다. 5:5에 가까운 앞뒤 무게배분,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토크 벡터링의 개입, 그리고 차의 성능을 고려한 타이어 그립은 뛰어난 조화를 이룬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특히 XE는 빗길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뛰어났다. 갑작스런 폭우로 노면에는 군데군데 물 웅덩이가 보일 정도로 물에 잠겼다. 이런 노면을 평소처럼 달린다는 것은 사고가 나기 위해 달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XE는 이 같은 상황에서 규정속도를 한참 상회하는 속도로 주파해 나갔다. 빗길 성능이 우수한 타이어가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무게 밸런스가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XE의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다. 저속에서 과속방지턱을 타고 넘는 움직임은 부드럽고 매끈하다. 그럼에도 바운싱은 빠르게 수습한다. 고속에서는 주행감각 자체는 탄탄한데, 노면의 요철이나 굴곡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킨다. 동급 세그먼트 보다는 한 단계 윗급 세그먼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다. 복잡한 서스펜션이 단순히 자랑하기 위한 아이템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