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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뉴 어코드 V6, 퍼포먼스와 편안함의 공존

Honda
2015-11-20 07:32
뉴 어코드
뉴 어코드

[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혼다의 뉴 어코드 3.5 V6를 시승했다. 9세대 어코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새로운 패밀리 룩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외관 디자인을 새롭게 변경하고 애플 카플레이를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차체 강성의 향상과 함께 서스펜션의 완성도를 크게 높여 주행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혼다는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양산차 브랜드 중 하나다. 20년 만에 고성능 스포츠카 NSX를 부활시키고, 경량 스포츠카 S660을 출시했다. 한 동안 무난하고 평범한 차 만들기에 집중한 것처럼 보였으나 다시 재밌는 차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최근 선보인 결과물은 어른 남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어코드는 북미 중형세단 시장에서 토요타 캠리와 1-2위를 다투는 볼륨 모델이다. 특히, 내구성과 편의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시니어가 운전하기 가장 좋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282마력의 퍼포먼스를 갖는 모델로는 이례적인 평가다. 실제 주행에서 어코드는 독일산 모델과는 다른 매력을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코드는 편안한 스포츠세단이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어코드의 외관 디자인은 젊어졌다. 특히 전면에서 큰 폭의 디자인 변화가 확인되는데, 새로운 디자인의 LED 헤드램프와 솔리드 윙 그릴을 통해 첨단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어큐라에서 시작된 솔리드 윙 그릴은 크롬 소재가 주는 화려함과 진부함 중 화려함에 가까운 감각을 자랑한다.

헤드램프 발광부의 디자인이 독특한데 아우디 A8에 적용되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연상된다. 전방을 선별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기에는 단연 최고의 아이템이다. 차급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후면에서는 선명해진 LED 리어램프와 범퍼 하단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등 스포티한 감각을 높였다. 사이드미러 연결부에 보디컬러를 적용해 산뜻한 감각이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실내의 레이아웃은 큰 변화가 없다. 혼다 특유의 듀얼 정보표시창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여전하다. 실버컬러로 마감됐던 공조장치 조작부를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로 변경했는데,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대시보드 패널과 스티어링 휠 스포크 등 실내 소재의 고급감을 높이고 우드 패널의 면적을 줄여 분위기가 젊어졌다. 휴대폰 무선충전과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운전석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내려가는 시트와 좋은 전방시야, 조절범위가 충분한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을 통해 좋은 시트포지션을 지원한다. 특히 여유있는 사이즈의 안락한 시트가 인상적이다. 뒷좌석 공간에서도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동반석의 높낮이 조절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국산차와 일본산 중형세단에서 공통적으로 인색한 부분이다.

어코드는 국내에서 3.5리터 V6 엔진과 2.4리터 4기통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시승한 모델은 3.5 V6 모델로 SOHC i-VTEC 엔진이 적용되며, 가변 실린더 제어 VCM을 통해 저부하 주행시 3기통 또는 4기통 만 운영해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 적용됐다. 국내에서 3종 저공해차량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3.5 V6 엔진은 6200rpm에서 최고출력 282마력, 4900rpm에서 최대토크 34.8kg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국내 복합연비 10.5km/ℓ(도심 8.8 고속 13.8)다. 수치상 크게 인상적인 부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아 진동이 적은 것이 확인된다.

어코드에는 최근 유행하는 기어셀렉트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혼다 브랜드의 고집이기도 하다. 드라이브 레인지 아래 S 레인지가 하나 더 위치할 뿐이다. 연료 소비효율을 높이고 싶으면 ECON 기능을 활성화시켜 엔진과 변속기의 응답성과 활동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뉴 어코드 iVTEC엔진
뉴 어코드 i-VTEC엔진

어코드 3.5는 일상주행에서 출력에 의한 스트레스는 없다. 충분한 출력과 토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회전 토크가 좋은 SOHC 엔진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진 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간에서 1500rpm 부근의 낮은 엔진회전을 사용한다. 이 같은 세팅은 연료 소비효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매끄러운 승차감을 만들어내는 역할도 한다.

일상주행에서의 어코드는 심심하다고 생각될 만큼 편안했다. 조용하고 정숙했으며,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무난함이 만들어낸 편안한 분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동승자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날카로운 엔진 반응이나 민첩한 스티어링 휠의 반응처럼 달리고 싶게 만들지 않았다. 적어도 저중속 구간에서는 그랬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달려볼 요량으로 가속페달을 빠르고 강하게 다루면 기어 변속과 함께 엔진회전은 3000rpm 부근에서 기다린다. S모드를 선택하는 상황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엔진회전이 떠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가속페달에 따른 엔진 반응이 민감하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툭툭 등을 떠민다.

풀 가속 상황에서는 엔진의 음색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매끄러운 엔진회전과 호쾌하게 회전을 높여가는 감각이 함께 전해진다. 두툼한 바리톤 음색의 엔진음은 제대로 된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엔진의 맛이다. 최고회전 직전에서 한번 더 질러주는 사운드는 혼다 특유의 감각이다.

시승행사 당일은 비가 많이 내려 도로가 물을 머금고 있는 상황이었다. 차의 안정감을 확인하며 속도를 높여갔다. 직진 주행에서는 미끄러운 노면임에도 높은 안정감을 보인다. 운전자가 체감하는 속도가 실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북미시장을 타겟으로 한 모델이지만 주행성능 만큼은 독일차를 연상케 한다. 다만, 안정감과는 별개로 차체가 가볍게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인상적인 부분은 중고속 구간에서의 단단하게 느껴지던 승차감이 초고속 영역으로 다가서면 오히려 포용력이 좋아지며 승차감을 꾸준히 확보하는 부분이다. 초고속주행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느껴지던 감각인데, 어코드가 이런 감각을 구현하는 것이 놀랍다.

일부 주행성능을 강조한 모델 중에는 200km/h 부근부터 심한 상하 바운싱을 보이는 모델이 존재한다. 노면 추종성을 높이기 위한 세팅이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지고 승차감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등 반대 급부가 크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어코드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300마력에 가까운 파워는 1625kg의 어코드를 속도제한이 걸리는 210km/h까지 빠르게 가속시킨다. 패밀리세단에서는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빠른 가속력이다. 국산차 중에서 어코드 3.5 보다 빠른 가속력을 보일 차량은 8기통 엔진 모델을 제외하면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은 떨어지지 않았다. 고출력 전륜구동 모델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구동축에 높은 토크가 걸리면 트랙션 컨트롤이 쉬지 않고 개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코드의 경우 물 웅덩이를 지나는 상황 외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좌우 휠에 전달되는 출력의 밸런스와 타이어의 그립이 조화로운 것으로 생각된다.

신형 어코드는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른 반응이 빨라졌다. 빠른 조타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작과 차체의 움직임 사이의 딜레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가변형 기어비를 적용해 빠른 조타감을 구현한 것과는 다른 감각인데, 선회 구간에서 차의 앞머리의 움직임이 아주 재빠르다. 중형세단 보다는 소형 쿠페에 가까운 감각이다.

뉴 어코드
뉴 어코드

다소 아쉬운 점도 확인되는데, 190km/h를 넘어서는 속도에서는 와이퍼 블레이드가 빗물을 효과적으로 닦아내지 못한다. 와이퍼 암의 텐션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일본산 브랜드와 국산 브랜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부분은 독일산 브랜드의 이해가 높다.

뉴 어코드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스포츠세단이다. 하지만, 일상주행에서의 무난함과 편안함도 함께 갖는다. 시승을 마치고 으레 나타나는 피로감을 거의 느낄 수 없어 크게 다가온다.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함께 한 단계 완성도를 높인 주행성능은 중형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눈여겨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