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한동안 뜸만 들여왔던 순수 전기차 시장이 올해부터는 활성화될 조짐이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 내수시장에서 전기차 8000대 판매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 전기차 업체로 명맥을 유지해온 레오모터스를 비롯해 초기에 사업을 접은 CT&T나 AD모터스 등을 포함,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판매돼온 전기차 누적대수 3000대를 단 한방에 웃도는 수치다. 그만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대가 선행되어야 한다. 판매 가격은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 등으로 크게 인하된 수준이지만, 충전소를 포함한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한 게 사실이다.
오는 24일까지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새안자동차, BMW, 닛산 등 국산 및 수입차 업계에서 다양한 전기차를 내놨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선보이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대차가 지난 2010년 9월 선보인 블루온에 이은 두 번째 순수 전기차에 속한다.
쏘울 EV(전기차엑스포)
블루온은 소형 해치백 i10을 기반으로 제작된 고속 전기차로 최고속도는 131km/h에 달했다. 시범운행을 거쳐 2013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판매될 계획이었으나 현대차 경영진은 뚜렷한 이유없이 이런 계획을 슬그머니 철회한다. 블루온이 이때부터라도 출시됐더라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강국에 올랐을 것이라는 건 기자의 판단이다.
당시 현대차의 미래친환경차 개발을 주도해온 한 핵심 임원은 순수 전기차 보급이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2030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학회 세미나 등에서 공언했었는데, 이 같은 판단은 자동차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때문이다.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두번째로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은 최고출력 88kW(120ps), 최대토크 295Nm(30Kgfm) 모터를 적용해 동력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를 장착해 1회 완충으로 18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제주도를 한번에 거의 한 바퀴 돌 수 있는 정도다. 국내 전기차 중 최장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지만, 이는 배터리를 얼마만큼 많이 탑재하느냐가 관건이어서 기술력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급속 충전시 24분, 완속 충전시 4시간 25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아이오닉은 알루미늄 소재를 대거 적용해 차량을 경량화 시키면서, 공기저항계수가 불과 0.24Cd일 정도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구현한 건 눈에 띈다.
르노삼성차,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참가
기아차는 쏘울EV를 내놨는데, 디자인 측면에서는 하이테크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이다. 새안은 전시 스포츠 콘셉트카인 ED-1을 공개했다. 새안은 세계 최초로 차세대 나노 폴리머배터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충격이나 폭발성이 적은데다, 성능과 내구성 측면에서도 최고의 배터리로 꼽힌다.
르노삼성차는 SM3 Z.E.와 르노 트위지를 선보였다. SM3 Z.E.는 장마리 위르띠제 전 르노삼성 사장이 지난 2009년 7월부터 개발을 지시, 2011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전기차로 국내 전기차 중 누적 판매 1위(1767대)에 오른 모델이다. SM3 Z.E.는 사실상 국내 전기차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전기차 시장의 리딩업체라는 건 SM3 Z.E. 때문이다. 경쟁업체가 전기차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국내 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없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법규가 완비되는대로 카쉐어링이나 배달, 우체국, 경찰차, 관광지 투어링카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는 트위지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르노삼성의 생각이다.
닛산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프를 내놓고, 엔트리급 신모델을 출시하는 등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유통 채널을 넓히고, 렌트카와의 제휴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2016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처럼 국산 및 수입차 업계의 전기차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건 미래친환경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기차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의 중요성을 감안한 장기적 전략인 셈이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 전기차가 8000대는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올해 안에 4000대를 팔아 5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르노삼성은 SM3 Z.E.와 트위지로 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르노삼성을 비롯한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의 합류를 반기는 기색이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