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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칼럼] 벤츠 신형 E클래스..완성도 높은 디자인

Mercedes-Benz
2016-08-26 12:58
벤츠 E클래스 L
벤츠, E클래스 L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를 내놨다. 공교롭게도 국산 럭셔리 브랜드의 동급 승용차와 같은 시기에 출시됐다.

새로 등장한 E-클래스는 코드명이 W-213으로 지난 2009년에 나온 W-212를 대체하는 모델로 7년만에 나왔다. E-클래스의 세대 구분은 국내외 구분이 조금 엇갈리기도 한다.

지난 2009년에 W-212가 나올 때 국내 수입사에서 그것이 9세대 모델이라고 공식 발표를 했으므로, 그걸 기준으로 한다면 새 모델은 10세대이다.

2016년형 10세대 E클래스
2016년형 10세대 E클래스

벤츠의 통상적인 모델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면 7년은 거의 규칙적인 주기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대중 브랜드의 모델 라이프 사이클이 4년에서 5년 정도인 걸 감안하면 벤츠의 7년은 긴 듯이 보인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리 길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게다가 앞 세대 E-클래스의 등장이 정말로 7년 전인가 할 정도로 참으로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13년 선보인 9세대 페이스 리프트 E클래스
2013년 선보인 9세대 페이스 리프트 E클래스

벤츠 E-클래스는 벤츠의 핵심 차종이다. 사실 최고급 모델로 S-클래스가 있고, 더 윗급으로는 S-클래스의 마이바흐 버전이 있기는 하지만, 판매량이나 시장의 비중으로 볼 때 벤츠에서 간판은 E-클래스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E-클래스의 디자인은 벤츠의 디자인 흐름을 대표한다고 해도 그다지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E-클래스가 등장할 때마다 다른 메이커의 차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에, E-클래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크다.

W124는 벤츠 디자인의 혁명
W-124는 벤츠 디자인의 혁명

역대 E-클래스들 중에서 디자인적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은 1980년대 중반에 등장했던 W-124 모델부터이다. 또한 벤츠는 이 모델부터 E-클래스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E-클래스의 W-124와 그 후속의 7세대 W-210, 그리고 8세대 W-211을 좋아한다. 그들 중 각지고 심플한 디자인이었던 6세대 W-124모델은 30년 전의 모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W124의 싱글 암 와이퍼
W-124의 싱글 암 와이퍼

이 디자인은 당시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였고 1999년까지 재직했던 브루노 사코(Bruno Sacco)의 걸작 중 하나임에 틀림 없다. W-124 E-클래스는 차체 디자인뿐 아니라 기구적으로도 많은 혁신을 보여줬었다. 바로 싱글 암 와이퍼가 그것이다.

혁신적인 6세대 모델은 우리나라 쌍용자동차가 1996년에 내놓은 체어맨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1세대 체어맨 역시 싱글 암 와이퍼를 달고 있었다.

체어맨의 첫 출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1세대 체어맨이 ‘체어맨 H’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이제 와이퍼는 벤츠의 싱글 암 대신 평범(?)한 두 개짜리 방식을 쓰고 있다. 물론 벤츠도 2009년의 W-212부터는 싱글 암 와이퍼는 쓰지 않는다.

W124를 베이스로 개발된 1996년형 쌍용차 체어맨
W-124를 베이스로 개발된 1996년형 쌍용차 체어맨

이후 1996년에 등장한 7세대 E-클래스 W-210은 그 당시에는 충격으로까지 받아들여질 정도로 파격적인 둥근 헤드램프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7세대 모델은 차체의 양감도 육중해서 대형 승용차와도 같은 풍모가 느껴져 W-124가 콤팩트 한 느낌이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그리고 스포티하고 날렵한 타원형 헤드램프를 보여줬던 8세대 W-211은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벤츠 디자인의 정점이었다. 이전 세대의 W-210차체에의 육중함을 덜어낸 이미지인 동시에 진화적 인상을 주면서도 보다 도시적 디자인이었던 8세대 모델은 벤츠 E-클래스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2210 원형 헤드램프 적용
2-210, 원형 헤드램프 적용

실내의 디자인 역시 곡선적이었다. 벤츠의 7년 단위의 차량개발 주기로 볼 때 W-211 모델까지가 브루노 사코의 영향력 아래에서 개발됐을 것이다.

그러나 2009년에 등장했던 모서리를 강조한 직선적 디자인의 9세대 W-212는 사실 필자에게는 충격이었다. 디자인의 퇴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9세대 E-클래스의 실내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볼륨감이 없고 특색이 없어서 소형 승용차의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W211 우아한 볼륨과 역동적 디자인
W-211, 우아한 볼륨과 역동적 디자인

이렇듯 9세대 E-클래스는 차체 여러 곳에서 의문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줬는데, 그들 중 압권은 뒷바퀴 휠 아치에 적용된 폰톤 펜더(Pontoon fender)였다.

이 폰톤 펜더는 1세대 E-클래스 모델이 별도로 분리된 뒤 펜더 형태를 이어받은 디자인이라고 벤츠는 홍보했었지만, 차체 측면에서 면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아 어색해 보였다.

W212 디자인
W-212 디자인

그런데 2013년에 페이스 리프트 되면서 벤츠 스스로가 역사성 있는 디자인이라고 했던 폰톤 펜더 디자인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린다. 벤츠 스스로도 형태의 완성도가 낮은 걸 인정한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도어 패널을 바꾸면서 폰톤 펜더를 없앴음에도 9세대 모델의 전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근본적으로 깡 마른 듯 보이는 빈약한 차체 볼륨감은 럭셔리 브랜드다운 이미지를 주기에는 부족했다.

W212 휠 아치 디자인 전후
W-212 휠 아치 디자인 전,후

사실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처럼 의문스러운 디자인을 내놓는 데에는 모두가 그 나름의 내부적인 사연(?)들이 있는 게 보통이다. 벤츠 E-클래스 9세대 모델의 차체 디자인에서 왜 저런 일이 일어났었는지 그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어느덧 7년의 시간이 지나 10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이제 새로 등장한 10세대 E-클래스는 디자인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 기구적으로 최고를 추구하는 벤츠 답게 전반적으로 잘 다듬어진 새로운 E-클래스의 디자인은 윗급 모델 신형 S-클래스와도 닮아 있다.

앞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이 차체 측면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사라지는, 이른바 드롭핑 라인(dropping line)은 이미 선보인 S-클래스와 패밀리 룩을 보여준다.

신형 E클래스의 우아한 디자인 감각
신형 E클래스의 우아한 디자인 감각

리틀 S-클래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S-클래스 축소판처럼 보이는 차체 내/외장 디자인의 신형 E-클래스이지만, 차체 이미지는 S-클래스와 혼동될 정도는 아니다.

앞 세대 모델에서와는 다르게 잘 다듬어진 우아한 디자인을 다시 입은 벤츠 E-클래스가 6세대에서 8세대에 이르는 동안 보여줬던 벤츠 디자인의 전성기를 다시 가져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