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코란도는 한국 자동차 역사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닌 자동차다. 하동환, 거화, 신진 등의 이름으로 팔리던 1세대 코란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찦차’의 주인공 중 하나다.
그리고 쌍용차가 어려웠던 시절 엄청난 산고를 겪으며 태어난 4세대 코란도C는 당시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의 모델 체인지를 앞둔 공백기를 틈타 높은 인기를 모았다.
쌍용차 임직원들은 코란도C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티볼리 같은 최신의 모델들을 제쳐두고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코란도C를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쌍용차라고들 말한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당시 사무직, 생산직을 불문하고 온 임직원들이 코란도 연구개발비 마련을 위해 성과급과 연봉을 자진해서 삭감했다”며 “코란도는 우리에게 그 정도로 절실하고 의미가 깊은 차”라고 회고했다.
뉴 스타일 코란도C
그런 코란도가 최근 화장을 고치고 새 모델로 거듭났다. 코란도C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스타일 코란도C다.
요즘의 디자인처럼 파격적이거나 매력적인 느낌은 덜하지만, 직선 위주의 투박한 전면부 인상은 다분히 SUV 답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 티구안과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우연히 옆에 주차된 티구안과 비교해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다.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을 숄더윙 그릴은 날개를 펼친 활공체, 혹은 양 팔을 쭉 뻗은 사람의 팔과 어깨의 라인을 형상화했다.
굳이 코란도C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디자인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쌍용차는 향후 출시될 플래그십 SUV Y400, 픽업트럭 Q200 등에도 유사한 형상의 숄더윙 그릴이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뉴 스타일 코란도C
헤드라이트와 범퍼 하단은 물론 보닛과 펜더 형상도 변경돼서 풀체인지 수준의 외관 변화를 이뤄냈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그에 반해 후면부 디자인은 크게 변경된 점이 없다.
인테리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새롭게 적용된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눈에 띈다. 완전한 원형의 형태라기 보단 조금은 찌그러진 형상을 하고 있는데, 운전자가 스티어링을 파지하는 부분마다 굵기를 달리했다. 실제로 그립감도 매우 우수하다.
6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컬러 클러스터는 운전자가 차에서 가장 자주 바라보게 되는 부분에 색다른 감각을 심어줬다. 재밌는 아이디어다.
뒷좌석 거주성은 코란도C의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다. 4륜구동 특성상 드라이브 샤프트가 차체 하단으로 지나가며 설계 상 가운데 바닥이 툭 튀어 올라오게 되는데, 쌍용차는 설계를 통해 바닥을 평평하게 구성했다.
뉴 스타일 코란도C
2열 시트가 리클라이닝이 되는 점도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들어 경쟁모델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이를 적용한 건 코란도C가 최초였다.
편의사양 및 안전사양은 부족함 없이 구성됐다. 코란도C에는 동급 SUV로써는 최초로 전방 카메라가 적용됐다.
전후방 감지센서와 후방카메라 등과 연동돼 사각지대를 해소시켰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인피니티 오디오,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열선 스티어링 휠, 통풍시트 등이 적용돼있다.
뉴 스타일 코란도C
다만 구성된 품목은 아랫급의 티볼리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티볼리는 세이프티 패키지로 불리는 주행보조시스템을 옵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S), 전방충돌경고시스템(FCWS), 사각지대경고시스템(BSD) 등이 그것인데 소형 SUV에서는 유일하다.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는 분명하다. 그러나 티볼리에서도 옵션으로 운영하고 있는 세이프티 패키지의 가격은 60만원 선. 장착율이 제법 높다는 걸 감안한다면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은 아쉽다.
코란도C의 파워트레인은 2.2리터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 최고출력 178마력,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특히 최대토크는 1400~2800rpm에서 발휘되는데, 재출발과 재가속이 잦은 국내 도로 여건에 잘 맞는다는 평가다.
주행 구간은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와인딩 로드에서 복합적으로 진행됐다. 강남 도심 구간은 출근시간이 미처 끝나지 않아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서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아야 했다.
뉴 스타일 코란도C
덕분에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를 체감하기엔 좋았다. 요 근래의 2리터급 디젤엔진에 비교한다면 마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낮은 구간에서부터 발휘되는 토크 탓에 출력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다.
디젤엔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고속 주행에서의 풍절음도 많이 억제되어 있는 점도 훌륭하다. 다만 가속 시 들려오는 엔진 소리가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요 근래의 디젤엔진들과 달리 엔진 소리는 깔깔거리는 듯한 높은 톤인데, 요즘의 디젤차 소리와는 이질감이 있다. 별도의 조율이 가능하다면 다음 번 연식변경 혹은 후속모델에서는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최초 출시한 코란도C가 2011년 모델이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운동성능은 발군이다. SUV 특성상 높게 설계된 무게 중심 탓에 출렁임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잔 진동이나 서스펜션의 롤링은 충분히 억제된 수준이다.
뉴 스타일 코란도C
스티어링 응답성은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원하는 만큼 충분히 반응해준다. 양 손에 착 감기는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탓에 이런 부분들은 제법 많이 상쇄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쌍용차가 자랑하는 사륜구동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코란도C에 적용되는 스마트 AWD 시스템은 평시 주행에서 전륜구동으로 주행, 눈길 및 빗길 상황 감지 시에는 자동으로 4륜구동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차량 운행을 돕는다. 이는 빙판길이나 눈길이 아니더라도 국내 도로 여건에 잘 맞는 시스템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코란도C의 가격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트림 별로 10만~55만원 가량 인상됐다. 주력 모델인 RX 고급형 모델의 가격 인상폭을 18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
이렇게 책정된 코란도C의 가격은 2243~2649만원 선, 경쟁 모델인 투싼, 스포티지에 비교한다면 트림에 따라 약 100~200만원 정도 저렴하게 책정돼 가격 경쟁력은 높다.
뉴 스타일 코란도C
다만 티볼리에서도 높은 장착율을 보이는 ADAS 시스템 등을 옵션으로 운영해 상품성을 높일 수 있었음에도 그런 부분들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2리터 엔진만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경쟁사엔 효율성을 강조한 1.7리터 디젤엔진도 함께 갖췄다는 점도 코란도C의 약점이다. 티볼리에 적용되는 1.6리터 디젤엔진의 튜닝을 통해 효율성을 강조한 트림을 따로 운영하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