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기락 기자] 최고급 자동차에 디젤 엔진이라? 최고급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면 어쩌면 그 격에 맞는 엔진이 당연히 가솔린 엔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솔린 엔진은 정숙하고 성능도 좋기 때문에 이와 같이 고정 관념으로 자리 잡았나 보다. 그런데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만큼 정숙하고 가솔린 엔진보다 동력 성능도 우수하다면, 또 가솔린 엔진보다 배기가스가 적어서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면 아마도 디젤 엔진에 대한 당신의 고정 관념이 깨지는 것은 시간 문제인 듯 하다.
여기에 그 자동차가 최고급 브랜드의 최고급 자동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국내는 폭스바겐 페이톤이 3.0 TDI 디젤 엔진을 통해 최초로 최고급 디젤 세단 시대를 열었고 페이톤을 비롯해 재규어 XJ 2.7D, 푸조 607 HDI 등 각 자동차 메이커마다 최고급 모델에 디젤 엔진을 적용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AUDI A8 3.0 TDI, BMW 730d, 메르세데스 벤츠 CLS320 CDI, 폭스바겐 페이톤 3.0 TDI 등이 럭셔리 디젤 세단의 범주에 들어가 있고 국내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지난 2007년 1월 E220 CDI와 ML280 CDI 4 MATIC을 발표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에 디젤 자동차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얼마 전에 C 클래스에도 디젤 모델을 더했으며 이번 S 클래스를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 모든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완성시키게 되었다.
디젤 엔진의 균일한 힘과 다(多)단 변속기의 조화 S320 CDI의 전체적인 크기는 기존의 S 클래스와 비교 시 폭과 높이는 똑같지만 전장 길이가 121mm 짧아졌고 휠베이스도 자연스럽게 130mm 줄어들었다. 그래서인지 실내에 들어서면 기대했었던 것보다 좁은 뒷좌석 때문에 조금 당황스럽지만 사실 S320 CDI은 ‘뒷좌석 사장님’을 모시는 자동차가 아니라 ‘앞좌석 주인님’을 위한 자동차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와 같이 S320 CDI를 기존의 S 클래스와 차별화 시켰고 앞좌석 편의성을 더욱 보강했다. 한글로 표시되어 사용하기 편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모니터와 속도계 하단에 자리한 한글 메뉴를 통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고 이는 커맨드(COMAND) 시스템과 컨트롤러 시스템이 담당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S320 CDI 엔진은 V6 3.0리터급으로 최고출력 235마력/3,600rpm, 최대토크 55.0kg·m/1,600~2,400rpm을 발휘한다. 제원상의 수치만 보더라도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힘을 갖추었고 순간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S550의 V8 엔진 정도로 막강하다.
이를 통해 S320 CDI는 최고속력 250km/h와 정지 상태에서 출발 후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고작 7.8초에 불과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소싯적 자동차 마니아의 로망이었던 투스카니 엘리사 2.7의 동력 성능을 능가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것도 훨씬 큰 덩치와 무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S320 CDI는 시동을 켜고 액셀러레이터에 오른발을 살짝 대기만 했는데도 큰 덩치가 무색하게 튀어나간다. 새벽에 남의 집 앞에서 공회전을 시킬 정도로 정숙하지는 못하지만 주행 중에 실내는 디젤 엔진이라는 점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디젤 엔진이지만 V형 엔진이 선사하는 부드러운 감각은 ‘7G-TRONIC’이라고 불리는 7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루어 매끄럽고 신속하고 변속을 거듭한다. 디젤 엔진이 전달하는 거친 소음과 진동을 채 느끼기도 전에 S320 CDI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보란 듯이 너무 쉽게 끝내버린다.
레드존인 4,500rpm을 기준으로 1단 40km/h, 2단 70km/h, 3단 100km/h까지 가볍게 마크한다. 기어를 갈아탈수록 제원상 최고속력인 250km/h는 의심할 여지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중고속 가속력이 매우 탁월하다. 또한 엔진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기어를 낮추면 가솔린 엔진 보다 더 강하게 속도계의 바늘을 떨어뜨린다.
디젤 엔진의 특징 중의 하나는 동일한 배기량의 엔진이라면 가솔린 엔진보다 최대토크가 높다는 점이다. 이는 자동변속기의 단수가 많을수록 그 효율이 높아지고 동력 성능도 우수해지는데 디젤 엔진의 경우 현재까지 메르세데스 벤츠의 7단 변속기가 가장 최신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결과 S320 CDI는 속도계 바늘이 상승하는 속도보다 이에 질세라 타코미터의 바늘이 더 빠른 속도로 치솟는데 약 1,500~3,000rpm까지 플랫하게 유지되며 뿜어내는 강력한 최대토크 덕분에 편안하고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에 있어 엔진 특성과 변속기의 중요성을 새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한데 엔진의 플랫토크와 다(多)단 변속기의 궁합이 정점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S320 CDI는 엔진의 힘이 급격하게 올라가 속도계를 힘껏 끌어올려도 S 클래스 특유의 신뢰할 수 있는 안정감에는 변함이 없다. 서스펜션은 다이렉트 컨트롤을 통해 센터콘솔에 달려있는 버튼으로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S(스포츠), C(컴포트) 그리고 M(메뉴얼)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고는 자동으로 15mm 낮아지는데 모드를 여러 가지 바꿔가며 타봐도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승차감은 다소 스포티한 느낌이 든다.
이외에도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게 해주는 PRE-SAFE와 더불어 홀드(Hold) 기능과 언덕 출발 보조 기능을 갖춘 어댑티브 브레이크 시스템(Adaptive Braking System) 그리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lectric Parking Brake) 등 최첨단 안전장치가 그대로 장착되어 있다.
우수한 연비 그리고 환경을 위한 배려 시승을 마친 후, 트립 컴퓨터의 연비를 확인해 보니 100km를 주행하는데 평균 연료 소모량은 12리터로 나왔다. 이를 환산해보면 1리터에 약 8km를 주행할 수 있으므로 경제성이 우수한 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면서 그리고 S 클래스를 타는 동안 지불해야 할 대가치고는 황송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CDI 엔진은 디젤 엔진이 갖출 수 있는 장점을 모두 갖추었다. S320 CDI는 3세대 커먼레일 방식과 피에조 인젝터를 적용해 엔진의 반응이 빠르고 출력이 우수하며 EURO 4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는 등 환경까지 만족시켜 국내에서는 ‘저공해 자동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저공해 자동차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에 따라 1종에서 3종으로 나눠지는데 1종은 오염배출 물질이 전혀 없는 무공해 자동차, 2종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또는 가스(LPG, 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중 기존 자동차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현저하게 적은 자동차, 3종은 휘발유, 경유, 가스자동차 중 오염물질 배출이 기존 자동차보다 적은 자동차를 말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S320 CDI과 동일한 엔진을 탑재한 ML280 CDI도 3종 저공해 자동차 혜택을 받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 중의 하나가 바로 환경이다. 지금까지 배기가스 규제는 엔진의 효율을 높이게 되었고 이는 다시 배기가스 규제를 엄격하게 만든 순환 구조를 나타내 왔다. 미래는 배기가스 규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엔진의 효율도 더욱 좋아질 것이며 이러한 과정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1892년 디젤 엔진을 발명한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은 디젤 엔진이 오늘날처럼 발전할 것이라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는 디젤 엔진이 내뿜는 배기가스가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 그 옛날 루돌프 디젤이 그랬었던 것처럼…….
디젤 엔진의 성능은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 최고급 브랜드가 내놓는 최고급 자동차에도 디젤 엔진은 자신있게 탑재되고 있는데 가솔린 엔진보다 우수한 동력 성능과 연비가 그 특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S320 CDI는 기존의 S 클래스 못지않은 성능과 높은 경제성을 갖춘 환경 친화적인 최고의 자동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