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이 내장된 8.4인치 디스플레이는 미국차로선 드물게도 한글화에 대한 완성도가 높다. 특히, 수입차 치곤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완성도가 만족스럽다. 주차장과 주요 건물에 대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으니, 길을 찾거나 인근의 정보를 확인하기에도 좋다.
이 밖에도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주차 보조 시스템, 차선 이탈 보조 시스템, 긴급제동 상황을 예측하는 레디 얼러트 브레이킹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도 패키징돼 상품성도 높다.
지프 그랜드체로키
오디오는 근래 경험한 모델들 중 가장 만족스러운 수준에 위치한다. 시승차량인 3.0 디젤 서밋 모델에는 하만카돈의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는데, 19개의 스피커, 3개의 서브우퍼, 825W 출력의 앰프는 웅장하고 파워풀한 음장감을 선사한다.
■ 의외의 퍼포먼스
시승 차량은 3.0리터 6기통 디젤엔진과 ZF제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모델로, 최고출력 250마력, 56.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디젤엔진이지만, 정숙성은 만족스러운 수준. 가속 시 6기통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회전 질감만 느낄 수 있을 뿐 정차 중 소음이나 진동은 꽤나 억제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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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토크는 1800rpm에서 터져 나온다. 때문에 2.5톤에 육박하는 차체의 거동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묵직한 맛도 있지만, 낮은 영역에서 발생되는 토크 탓에 시내 주행에선 덩치에 안 어울리는 날랜 움직임을 보인다.
고속 주행에선 다분히 미국차 스러운 모습이다. 초반 가속 보다 두드러지는 중 후반의 고속 영역의 가속 성능 덕분이다. 다소 꿀렁이는 움직임을 보일 것 같지만, 고속 주행에서의 움직임은 제법 단단한 편이다.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긴 것인지, 굽이진 인터체인지를 빠르게 빠져 나가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다만 쾌적한 개방감에 반해 제원보다 큰 차를 운전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회전 반경이 짧은 탓에 ‘의외로’ 쉽게 운전할 수 있는 BMW X5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비포장로에서는 지프의 진가가 발휘된다. 시승 차량은 쿼드라-드라이브 4WD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이를 통해 특정 한 바퀴에 모든 토크를 집중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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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눈길, 오프로드 등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을 탑재, 주행 조건에 따라 지프의 축적된 오프로드 노하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 SUV의 시대, 오리지널이어서 더 빛난다
지프와 크라이슬러를 포함, FCA의 차량들을 시승하면 늘 의외의 모습에 놀라곤 한다.
어쩌면 보여지는 것에 대한 편견일까, 한없이 물렁물렁하고 고루한 움직임을 보일 것 같았지만, 의외의 날랜 움직임, 그리고 검증된 오프로드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덩치만 크고 둔한 ‘티라노사우르스’ 일줄 알았는데, 날랜 움직임을 보였던 ‘벨로시랩터’였다.
정통 SUV로서의 가치도 빛난다. 그랜드 체로키 보다도 럭셔리한 SUV, 더 예쁜 SUV가 나오고 있지만, 오리지널로서의 존재감은 카탈로그에서 나타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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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장하고 귀여운 소형 SUV가 득세하는 시대. 반려견 같은 순한 SUV 보다 공룡같은 SUV를 원한다면, 그랜드 체로키는 좋은 선택지 중 하나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