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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의 황태자,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타보니...

공격적인 성향 강조해

Mitsubishi
2008-10-23 10:29
랜서 리어 0810
랜서 리어 0810

[데일리카 김기락 기자] 일본자동차 브랜드인 미쓰비시(Mitsubishi)가 지난 9월 22일부터 랜서 에볼루션과 아웃랜더 등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랜서 에볼루션은 작은 차체에 고성능 터보 엔진과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스포츠세단의 대표 주자다. 특히 랜서 에볼루션은 그동안 WRC(World Rally Championship)를 비롯한 세계적인 랠리경기에서의 우승한 모델로 잘 알려졌다. 또 성능도 성능이지만 전 세계의 고성능 자동차 튜닝 부품을 적용해 양산하는 튜닝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갖추었다.

랜서 에볼루션이 1992년에 처음 출시해 16년 동안 현행 모델인 10기까지 총 10번의 수정을 거쳐 왔다. 플랫폼이 바뀐 것은 4회에 불과하다. 1기부터 3기, 4기부터 6기, 7기부터 9기까지의 모델이 생김새나 사양은 비슷하다. 풀 모델 체인지는 4회, 부분 변경 모델은 10회를 반복했다. 미쓰비시가 이와같이 빈번할 정도로 새로운 모델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결과를 그대로 다음 모델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엔진 힘은 점점 세졌고 부족한 점은 보완했으며 전자 장비도 많아졌다. 이번에 미쓰비시가 출시한 랜서 에볼루션은 9기까지 탑재했었던 4G63 엔진을 버리고 변속기도 독일 고성능 자동차가 쓰는 트윈 클러치 방식을 적용했다. 세월이 흐른 만큼 랜서 에볼루션의 크기가 커지고 무게도 부쩍 늘어났다. 결국 랜서 에볼루션의 역사상 10기 모델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셈이다.

전체적인 크기는 국산 준중형차만하지만 생김새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못된 악동 같은 인상을 전하는 앞모습은 눈을 부릅뜨고 입 꼬리를 내린 형태다. 보닛 끝자락부터 범퍼까지 이어지는 사다리꼴 공기 흡입구가 랜서 에볼루션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크롬 장식으로 감싼 공기 흡입구는 공기가 엔진으로 조금이라도 낮은 온도로 들어가도록 외부로 노출시켰다. 인터쿨러는 터빈을 통해 공기를 압축하면 공기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이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터쿨러의 냉각 효율은 외부와의 노출 면적이 클수록, 인터쿨러의 대응 마력이 높을수록 좋아지지만 엔진 출력을 직접적으로 올리는 부품은 아니다. 엔진 및 터빈의 내구성과 관계된 부품이라는 뜻이다.

겉모습에서는 범퍼 속으로 숨긴 인터쿨러와 더불어 트렁크에 달린 대형 스포일러가 랜서 에볼루션의 성능을 짐작하게 해준다. 또 BBS 18인치 알로이 휠 속에는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이 자리했고 노란색 빌스타인의 모노튜브형 쇼크업소버를 아이바크 스프링이 감싸고 있다. 이들 부품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스페셜 튜너라는 평가다. 랜서 에볼루션이 근본적으로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일본의 유명한 튜너인 HKS, JUN 등을 통해 랜서 에볼루션은 서스펜션, 엔진, 터보차저 등의 성능을 무한히 올려왔다. 실제 9기 모델까지는 튜닝 버전으로 400마력에서 500마력짜리 랜서 에볼루션도 존재한다.

실내는 레카로 시트 외에 단순하게 꾸몄다. 레이싱 타입의 레카로 시트는 정통적인 운전 자세를 취하면 몸을 완벽하게 지지해 스포츠 드라이빙을 안전하게 배려한다. 고급 음향 업체인 락포드(Rockford)의 6CD 체인저 오디오 시스템을 달아 꽤 박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편의를 돕는 장치는 이 정도다. 그나마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열선시트라도 적용됐지만 뒷좌석 승객의 편의 장치는 파워 윈도뿐이다. 예전의 랜서는 이마저도 없던 적도 있었다. 랜서 에볼루션의 탄생 목표가 랠리이듯 공도에서 최고의 달리기 성능을 낸다면 다른 편의 장비는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현행 10기 모델은 운전자의 장거리 주행을 위해 정속주행장치인 크루즈 컨트롤을 장착했고 열쇠 없이 시동을 켜거나 끌 수 있는 스마트키 시스템도 적용했다.

배기량 2.0리터급 직렬 4기통 엔진에 저회전과 고회전 모두 효율이 우수한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장착해 최고출력 295마력/6500rpm, 최대토크 41.5kg·m/4000rpm을 낸다. 또 자동변속기의 편리함과 수동변속기의 성능을 합친 트윈 클러치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고 스티어링 휠에 F1 타입의 패들 시프트도 적용했다. 6단 자동변속기의 특징은 변속기 내부의 클러치를 2개 적용해 동력 손실을 줄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1개의 클러치를 사용하지만 BMW M3, AUDI A3 등 고출력, 고성능 터보차는 효율을 위해 클러치를 2개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랜서 에볼루션은 변속 프로그램을 노말, 스포츠, 수퍼 스포츠의 3가지 모드를 정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주행이라면 노말 모드도 충분할 정도로 스포티하다. 반면 수퍼 스포츠는 완전한 서킷용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변속 시 뒤통수를 때리는 듯한 과격한 변속감을 나타낸다. 또 엔진회전수도 고회전으로 유도한다. 랜서 에볼루션은 편안하고 조용하게 운전하면 오히려 변속감이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다. 변속기 내의 마찰재의 마찰계수가 높다고 예상될 만큼 일정한 온도까지 올려야 최상의 컨디션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7000rpm을 기준으로 각 단 기어비는 1단 60km, 2단 90km를 순식간에 기록하고 3단 120km, 4단 160km, 5단에서 210km를 가리킨다. 터보차저가 자극적인 흡기음을 내는 순간, 랜서 에볼루션은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처럼 강력하게 속력을 이어나간다. 가히 폭력적인 가속력이다. 속도계는 거칠게 휘몰아치고 타코미터는 변속될 때마다 절도 있게 움직여 운전자가 레이서라도 된 듯 착각하게 만든다. 부스트 압력이 높은 고압 터보를 쓰고도 낮은 회전수에서도 최대토크가 적절하게 나오는 것은 트윈 스크롤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 3000rpm까지 터보랙은 분명히 있다. 터보차저가 달린 차와 자연흡기 차의 특성 차이로 봐야한다. 출발 또는 재가속 시 3000rpm 전후에서는 시간이 지체되는데 저속 토크를 살리기 위해서는 터빈 선택에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랜서 에볼루션의 엔진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 큰 용량의 터빈을 적용한다면 저속 토크는 오히려 더 낮아지게 된다. 엔진 출력의 피크 파워만 올라갈 뿐이다.

정측 0810
정측 0810

4륜구동 시스템인 S-AWC(Super All Wheel Control)는 기본적으로 롤러코스터와 같이 확실하게 노면을 장악한다. 차를 집어 던지듯이 날려도 꿈쩍대지도 않는다. 변속기의 프로그램에 따라 보디의 공격 강도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 수퍼 스포츠 모드에서 급한 코너를 만날 때 변속하면 그 짧은 시간에 스티어링 특성은 오버 스티어로 바뀐다. 또 타이어의 그립력도 순간적으로 떨어지지만 이 때는 바깥쪽 타이어의 구동력을 더 살려서 고속 코너링을 실감하게 한다. 평균적인 스티어링 특성은 뉴트럴 스티어를 지향하는 언더스티어다.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니다. 어디서나 튀는 독특한 스타일, 부족한 편의장비 그리고 예상보다 높은 가격 등 이성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동차 마니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록 자기는 싼 것을 먹을지언정 자동차는 고급 휘발유를 언제나 넣어줄 수 있을 정도로 애착이 지독한 사람. 랜서 에볼루션은 바로 그런 자동차 마니아가 꿈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퍼카이자, 드림카가 될 것이다. 랜서 에볼루션의 국내 판매 가격은 62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