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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vs. ES300h..같은 재료·두 명의 쉐프

Toyota
2019-07-23 14:40
캠리 하이브리드ES300h
캠리 하이브리드&ES300h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세계 각국의 제조사들은 각자 저마다의 공용화된 플랫폼 아래 세단과 SUV 등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의 MQB 플랫폼과 BMW의 CLAR, 볼보 SPA 등이 있다.

이들 플랫폼의 특징은 최신 충돌테스트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강성을 높여 안전성 향상을 도모함과 동시에 경량화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와 연비를 높인다. 더불어 크기가 다른 모델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작할 수 있는 유연성, 브랜드가 전해주고자 하는 일관된 주행성능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토요타 캠리
토요타 캠리

■ 기본부터 바꾼 캠리 하이브리드

토요타 역시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로 불리는 공용화된 플랫폼을 통해 세단과 SUV라인업을 채워나가고 있다. 저중심 설계를 바탕으로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을 높였으며 레이저 용접방식을 통해 차체강성을 높이고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여기에 캠리 하이브리드는 토요타가 자랑하는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1세대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개발은 폭스바겐발 디젤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 전세계를 강타한 클린디젤 열풍과의 싸움도 꿋꿋이 이겨낸 바 있다.

토요타에게는 호재였을까? 지난 2015년 터진 디젤게이트는 그동안의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없어서 못파는 디젤엔진의 판매량은 고꾸라졌고 소비자들은 그 대안으로 일본산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리게 됐다.

토요타 캠리
토요타 캠리

디젤엔진의 높은 연비는 유지하면서 가솔린 특유의 정숙성과 편안한 주행감각을 더한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인기와 판매량이 높아지면서 전통의 강자인 일본산 하이브리드 모델 외에도 국산차 업계까지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지난 2017년 국내 첫 선을 선보인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전과 달리 연비만을 자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이브리드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그저 연비 하나만 바라보고 타야한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함이였다.

토요타가 야심차게 개발한 신형 플랫폼 위에 탄생된 캠리 하이브리드는 외관의 모습부터 한층 날카롭고 공격적이다. 킨룩(Keen Look)으로 불리는 토요타 디자인 언어를 입은 캠리는 전보다 낮고 넓은 당당한 모습으로 중형차 급 이상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토요타 캠리
토요타 캠리

전면 램프와 후면 램프까지 모두 LED로 구성한 캠리는 3줄의 독특한 주간주행등과 가로형 그릴 디자인의 영향으로 수치상 전폭보다 더 넓어 보인다. 측면의 비율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엔진 후드의 위치를 전세대 대비 40mm 낮췄으며 전고 역시 25mm이 낮아졌다. 넓고 낮은 디자인이 가능했던것도 달라진 신형 플랫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다.

인테리어는 출시된지 몇해가 흐른터라 눈에 익은 디자인이지만 첫 출시 당시는 토요타 차량에서는 보기 힘든 레이아웃을 적용해 많은 이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과거 캠리의 인테리어를 생각해본다면 이 같은 변화는 캠리를 통해 달라진 토요타를 표현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토요타 캠리 과감한 인상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토요타 캠리 (과감한 인상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소재부분에서도 저렴한 플라스틱을 최대한 배제해 고급화된 느낌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형급의 차를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큰 불만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만 계기판의 그래픽의 해상도와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모니터의 화질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여기에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계 브랜드가 유독 인색한 부분이 최신 전자장비를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확장성이다. 현재 토요타 모델들에는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아틀란지도가 쓰이고 있다.

반면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실시간 정보 등에 익숙한 최신 소비자들은 점점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등을 통한 내비게이션 연결과 어플 등의 사용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점을 생각해 볼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선과 최신 디바이스와의 연결성을 하루빨리 개선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토요타 캠리
토요타 캠리

최근 혼다의 경우 이 같은 모바일 연결 및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토요타도 하루빨리 보수적인 방식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캠리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4기통 2.5리터 자연흡기와 120마력의 출력을 더한 전기모터 구성으로 시스템 총 출력 211마력과 24.8kgf.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전세대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이지만 토요타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냉각시스템의 개선, 파워컨트롤 유닛의 변경 등으로 이전보다 전기모터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늘렸으며, 이를 통한 연비개선에도 변화를 꾀했다.

이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특별한 주행을 기대하거나 방법을 익히지 않아도 된다. 평범한 내연기관 차량처럼 조작하면 차가 알아서 실시간으로 부지런히 움직여 줄 뿐이다. 초기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모터와 엔진이 개입하는 시점에서 이질감을 느끼기 쉬웠지만 이제는 언제 모터가 개입하는지 엔진이 꺼지는지 알기도 힘든수준으로 발전됐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LE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LE

특히 브레이크의 이질감은 더 이상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일을 만들지 않는다. 회생제동을 이유로 낯선 브레이크 감각을 전달하던 일부 하이브리드의 경우 정확한 조작을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캠리 하이브리드는 저속과 고속을 오가는 상황속에서도 브레이크의 이질감이 상당부분 개선됐다. 민감한 소비자라면 불만을 표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운전자들에게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2.5리터 자연흡기와 120마력의 전기모터 그리고 무단변속기인 CVT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은 40%가 넘는 높은 열효율을 무기로 삼는다. 내연기관, 특히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경우 40%가 넘는 열효율을 달성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분명 의미있는 수치다.

무단변속기도 이제 완성도가 제법 높아져 특유의 멍한 감각을 전달하지 않는다. 가속시 어딘가 헛도는 듯한 감각도 사라졌으며, 직결감도 한층 향상됐다. 스티어링 반응도 한결 명확하다. 유럽차와 같은 날카로움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편안한 승차감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여 준다.

토요타 캠리
토요타 캠리

저중심 설계의 플랫폼, 변화된 서스펜션, 높아진 강성 등이 더해진 결과로 이제는 가족만을 위한 패밀리 세단의 옷을 조금은 벗어던진 느낌이다. 다만 소음부분에서는 타협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엔진이 작동을 멈추는 EV모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지만, 배터리 잔량이 부족해 엔진의 작동이 이뤄지는 환경에서는 제법 큰 소음이 실내로 들이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배터리 충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높은 회전수를 가져가는게 보통이지만 그 편차가 제법 큰편이라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불만을 표시할 확률이 높다.

가솔린 엔진, 거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연료비 절약과 더불어 높은 정숙성이 꼽히지만 이 경우에는 높은 연비를 위한 배터리 충전이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시키는 셈이다. 추후 연식변경 혹은 페이스리프트 등을 통해 엔진의 설계변경은 어렵더라도 흡음재 및 방음에 신경을 더 써줬으면 한다.

■ 같은 재료, 다른 쉐프

다소 억지스러운 비유일 수 있지만 캠리 하이브리드와 ES300h간의 차별점을 설명하기에는 제법 그럴싸한 비유가 아닐까 한다.

렉서스 ES300h
렉서스 ES300h

앞서 언급한 토요타의 신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캠리와 ES300h. 그리고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한점 외에도 두 차간의 공유되는 점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같은 차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전혀 다른 성격을 띄는 두 모델이다. 분명 들어간 재료는 같지만 요리사가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오는것 처럼 말이다.

ES300h의 디자인은 렉서스 패밀리룩을 충실히 따른다. 거대한 스핀들 그릴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화살촉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 전륜구동이지만 루프라인 디자인을 부드럽게 처리해 고급차의 디자인 감각을 전달한다는 점, L 자형 리어램프를 중심으로 범퍼에도 캐릭터 라인 등을 넣은 모습에서 ES300h는 분명 캠리와는 다른 디자인 노선을 지향한다.

렉서스 ES300h
렉서스 ES300h

수많은 캐릭터 라인과 대다수는 그냥 지나갈 법한 디테일에 신경을 쓴 ES300h는 생산원가를 줄여 이익을 극대화 해야하는 대중적인 모델과는 분명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한게 분명하다.

인테리어 역시 마찬가지. 눈에 보이는 부분 뿐만 아니라 손에 닿는 감촉마저도 캠리와 달리한다. ‘두 차 사이의 가격이 얼마인데?’ 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하지만 ES300h는 동급 프리미엄 모델들과의 비교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뉴 제너레이션 ES 300h
뉴 제너레이션 ES 300h

캠리에서 지적했던 디스플레이의 화질도 ES300h에서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 다만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ES300h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편의 사양도 충분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열선, 통풍시트가 모두 적용돼 있으며, 스티어링 열선 역시 탑재됐다.

뒷좌석 역시 충분한 수준. 캠리에서도 부족한점을 찾기 어려웠지만 ES300h에 와서는 고급화된 가죽시트와 주변 소재의 촉감 등이 상당히 뛰어나다. 항상 비교되는 5시리즈 E클래스 등과 비교해도 오히려 높은 센터터널 등이 없어 공간에서의 만족감은 ES300h쪽이 더 높다.

렉서스 ES300h
렉서스 ES300h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두 차간의 비교가 단번에 와닿는다. 초기 출발시 배터리와 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인다는 점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두 모델의 공통점이지만 엔진이 개입하는 시점부터는 완전히 다른 모델과도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가장 먼저 앞서 단점으로 지적한 정숙성 측면이 ES300h에서는 말끔히 해소됐다. 분명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 회전수를 높이 가져간다는 점은 같지만 특유의 불쾌한 소음을 잡기 위해 각종 흡음재와 방음패드가 아낌없이 사용됐다.

후드를 열어보면 엔진커버를 시작으로 서스펜션 부근까지 모두 꽁꽁 싸맨 흔적들이 여러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렉서스에 따르면 차체 바닥면적 90% 이상을 모두 방음재로 처리 했다고 하니 앞서 말한 정숙성 부분을 얼마나 신경썼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렉서스 ES300h
렉서스 ES300h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여 달리는 환경에서도 ES300h는 시종일관 조용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여기에 강성이 향상된 신형 플랫폼과 달라진 서스펜션 등으로 다소 강한 충격이 전해지는 나쁜 도로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가져간다.

캠리만 하더라도 승차감에서 크게 지적할만한 부분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연달아 두대를 동시에 경험해보니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고속주행 안정감도 두 차간의 간격이 제법 크다. 동일한 사이즈와 제품명 까지 같은 타이어를 두 모델이 공유하지만 움직임은 전혀 다르다. 서스펜션 세팅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나타난 부분이다.

엔진을 비롯한 변속기 등의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적용되는만큼 캠리에서 느꼈던 이질감이 최소화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ES300h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진다. 두 차량 모두 쉽게 불만을 갖기 어려운 완성도다.

렉서스 ES300h
렉서스 ES300h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인 연비역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충분한 수준이다. 시승을 위해 평소보단 거친 주행이 이뤄졌지만 최종 연비는 16km 중반대를 기록했다. 아마 도로 흐름에 따라 평범한 주행을 했다면 그 이상의 연비도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