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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첫 걸음 뗀 ‘국산 GT카’..2020년형 기아차 스팅어 3.3T

Kia
2019-07-29 15:43
기아 스팅어북미형
기아 스팅어(북미형)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콘셉트카를 시작으로 양산에 이르기까지 이 정도로 디자인에 있어 칭찬받은 국산차가 있었을까 싶다. 기아차 스팅어 얘기다. 4도어 쿠페와 패스트백 디자인 요소를 잘 버무린 스팅어는 장거리를 빠르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GT카를 목표로 제대로 만든 국산 GT카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다.

후륜구동 방식의 플랫폼, 그 위에 얹혀진 강력한 파워트레인. 두 가지 조합만으로도 어쩌면 스팅어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기아차 2020 스팅어 GT
기아차, 2020 스팅어 GT

■ 여전히 뛰어난 디자인 완성도

지난 2017년 처음 등장했으니 햇수로는 3년차에 접어든 스팅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이미 낯설지 않은 디자인이다. 4도어 쿠페라는 장르를 처음 시장에 내놓은 벤츠의 CLS보단 아우디의 A7과 유사한 패스트백 디자인의 스팅어는 화려한 기교보단 패스트백이 가진 디자인의 특징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날카롭게 철판을 접어 강인한 인상을 전해주는 캐릭터 라인보단 유려한 지붕라인으로, 카본 등의 고성능 차량의 상징과도 같은 장식 대신 앞바퀴 펜더쪽 에어로 장식과 다크크롬 사이드미러, 후드의 장식만이 눈에띄는 화려함이다.

기아차 2020 스팅어 GT
기아차, 2020 스팅어 GT

스팅어는 전장 4830mm, 전폭 1870mm, 전고 1400mm, 휠베이스 2905mm의 차체 사이즈를 갖춘 덕에 국내에서 경쟁모델로 지목되는 제네시스 G70 대비 넉넉한 거주공간이 자랑이다.

특히 뒷좌석 공간은 낮은 루프라인을 가진 패스트백 디자인을 갖췄음에도 성인이 앉을시 헤드룸의 부족함이 크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4인 가족이 함께 장거리를 이동하거나 큰 짐을 싣고 가야하는 여행길에서도 큰 불편함이 느끼기 어렵다. 여기에 패스트백 특징인 넓은 트렁크 공간도 GT카의 성격을 띈 스팅어의 장점이다.

기아차 2020 스팅어 GT
기아차, 2020 스팅어 GT

인테리어도 여느 기아차와는 다른 스팅어만의 특징이 엿보인다. 터빈형상의 에어벤트 디자인부터 운전자를 두툼한 가죽으로 감싸안은 시트, D컷 스티어링 휠 디자인 등 실내 곳곳에서 스팅어는 보편적인 승차감 중심의 세단들과 선을 달리한다.

시승모델은 2020년형 3.3T GT 트림으로 스팅어가 가진 모든 사양을 빠짐없이 갖고 있다. 덕분에 국산차의 장점인 편의사양의 부족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엑티브 세이프티 기능을 포함, 고속도로 주행을 지원하는 반 자율주행 시스템, 미끄러운 노면 및 빗길 등에서 초기 구동에 도움을 주는 AWD 시스템, R-MDPS, 5가지 주행모드 등은 편안함과 빠른 장거리 주행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현시대 GT카로서의 기본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다.

기아차 2020 스팅어 GT
기아차, 2020 스팅어 GT

■ GT카의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주행성능

시승차량은 3.3리터 람다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된 모델로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kgf.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인 AWD를 탑재했다.

고배기량에 트윈터보를 장착해 300마력 후반대의 출력을 갖고 있는 만큼 실제 차가 움직일때도 힘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초기 반응은 꽤나 묵직한 편이다. 고성능 엔진이 탑재된 만큼 첫 움직임부터 빠릿빠릿 움직일거라 생각했다면 실망스러운 부분일 수 있다.

기아차 2020 스팅어 GT
기아차, 2020 스팅어 GT

다만 스팅어의 성격이 GT카를 표방하고 있음을 염두해 둔다면 이와 같은 초기 움직임을 긍정적인 부분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만약 즉각적인 응답성을 원한다면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는걸 추천한다. 기본 모드인 컴포트 대비 한결 가뿐한 응답성을 보여준다.

승차감은 보편적인 세단기준 단단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스팅어의 전반적인 성능을 생각한다면 결코 부담스럽거나 과한정도는 아니다. 엔진파워만 높고 하체는 부실한 과거의 국산차와는 분명 거리를 두는 세팅이다. 이는 장거리 주행시 확실한 장점으로 다가온다.

GT카를 표방하는 스팅어의 세팅으로는 오히려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코너에서의 움직임도 제어가 어렵지 않은 편이다. 시승차량에 탑재된 AWD 시스템과 자세제어장치 덕분에 고성능 모델임에도 큰 부담을 전하지 않는다. 만약 후륜구동 버전이였다면 이와는 다른 짜릿함을 전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기아차 스팅어 GT
기아차, 스팅어 GT

후륜구동 베이스임에도 언더스티어 특성이 나타나는 부분은 다수의 소비자가 차를 제어하는데 있어 오버스티어보단 더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한계를 벗어났을경우 차량의 뒤쪽이 미끄러지는 것보단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조작으로 위기를 벗어나기에 언더스티어 세팅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 과격하게 몰아붙이는 상황에서도 스팅어는 뒷쪽의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려 노력한다. 조금만 불안한 상황이 오면 자세제어장치가 작동되며 출력을 제어한다. 시승기간 내내 장대비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큰 불안감없이 주행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같은 주행보조 시스템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이 밖에 스팅어는 가속력에 있어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오른발에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속도상승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난다. 무심코 확인한 계기반의 숫자가 생각보다 높아 멈칫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기도 했다. 어느 속도 영역에 있어서도 재가속의 부담이 없다는 점도 고출력 차량이 가지는 장점이다.

기아차는 2020년형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전 모델에 걸쳐 윈드쉴드 차음글라스를 탑재해 정숙성을 높였다고 했다. 실제 고속도로 주행시 풍절음은 꽤나 억제가 잘 이루어진 모습이다. 다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소음은 풍절음과 대비된다. 미쉐린의 여름용 타이어의 영향도 무시할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풍절음이 줄어드니 노면소음이 더 크게 부각되는 듯 하다.

기아차 스팅어 GT
기아차, 스팅어 GT

노면소음을 제외한다면 진동과 소음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주행시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엔진음이 실내로 들어오는걸 차단하진 않았다. 이 부분은 사운드로 받아들일 수도, 소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인만큼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시승을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스팅어는 출시 3년차에 접어든만큼 페이스리프트 시점도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2020년형으로 변경된 스팅어에서 채우지 못한 부족한 부분은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통해 상품성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

■ 반등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스팅어는 지난 2017년 출시 직후 잠깐의 높은 판매량과 점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제네시스 G70의 등장이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두 경쟁모델은 한 지붕아래 동일한 부분들이 꽤나 있어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비교모델로 항상 꼽히고 있다. 그리고 두 차종의 비교를 통해 소비자들은 스팅어보단 G70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기아차 스팅어 GT
기아차, 스팅어 GT

사실 크기만으로 비교하기엔 G70과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난다. 전장 4685mm, 전폭 1850mm, 전고 1400mm, 휠베이스 2835mm의 G70은 스팅어 대비 전장 145mm, 전폭 20mm, 휠베이스 70mm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이미 한 등급 이상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그럼에도 스팅어는 국내 마땅한 경쟁모델이 없어 비슷한시기 출시된 G70과 늘 비교되곤 한다.

수입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국내 판매중인 동급의 4도어 쿠페형 세단 혹은 패스트백 모델역시 제한적이다. BMW의 4시리즈 그란쿠페는 존재감이 미미한 상태이며, 아우디 A5는 최근에서야 재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폭스바겐의 아테온이 경쟁모델로 꼽히지만 이 역시 디젤모델만 판매 중임을 감안하면 가솔린 중심의 스팅어의 제대로 된 경쟁상대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GT카 혹은 패스트백 형태의 시장자체가 크지 않기에 어쩌면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특히나 국내 시장의 세단 및 SUV 쏠림 현상은 해치백과 왜건 등의 다양한 스타일의 모델들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유독 벅차보인다.

기아차 스팅어 GT
기아차, 스팅어 GT

여기에 스팅어의 발목을 붙잡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들 수 있다. 대중성이 강한 기아차의 이미지와 고성능,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GT카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기아차도 이 같은 의견을 참고했는지 스팅어에는 기아차 엠블럼이 아닌 별도의 전용 엠블럼을 제작했다. 이는 기아차가 종종 써왔던 전략으로 오래 전 대형세단 오피러스와 SUV 모하비 등을 통해 꽤나 좋은 반응을 일으켰던 방법이다.

그만큼 기아차에서는 스팅어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볼 수 있지만 시장상황은 생각만큼 따라와주지 못하고 있다. 제네시스 G70이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를 단숨에 역전할 수 없다면 스팅어만이 가진 넓은 실내공간과 여유로운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보다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등장한 국산 GT카의 명맥이 1세대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