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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달리고 싶은 아빠들의 선택..혼다 오딧세이

Honda
2021-03-17 10:03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젊은 시절 덩치 큰 미니밴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내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SUV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나홀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던 열정이 이제는 최신 동요와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키즈카페 검색으로 180도 뒤바꼈기 때문.

아직도 마음 한켠에는 칼 같은 코너링을 즐기던 질주 본능이 끓어오르지만 뒷좌석에 앉아있는 가족들을 위해 젊은 시절 호기는 모두 내려 놓았다. 단 한대로 나와 가족을 만족 시킬 수 있는 동반자 찾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미니밴=카니발 공식이 굳어진 시장에 혼다가 오딧세이를 내놓았다. 독점이라는 표현말고는 딱히 생각나지 않는 뻔한 선택지를 벗어나기 마땅한 대안도 없는 시점에 나타난 미니밴이다.

5번의 진화를 거치며 미니밴 만들기에 도가 튼 혼다는 5세대 부분변경 오딧세이에 새 디자인과 국내 소비자들 입맛에 맞춘 장비들을 가득 싣고 카니발과 전혀 다른 매력을 어필한다.

이제는 물이 오를대로 오른 국산차 디자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쓴소리를 내뱉기 어렵다.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덕에 세계 시장 어디다 내놔도 부족함이 없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반면,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차들의 발전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디자인, 주행성능, 첨단 사양 등에서 그렇다. 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카니발에 비해 뉴 오딧세이는 너무나도 얌전하다.

찬찬히 뜯어보면 꽤나 많은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그릴부터 보닛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전면부는 새로운 LED 램프와 안개등, 방향 지시등의 변화로 요즘 차라면 가져야할 요소를 빠짐없이 챙겨 넣었다.

전장 5,235mm, 휠베이스 3,000mm에 달하는 긴 측면도 2열 슬라이딩 도어 중간부터 캐릭터 라인을 더해 밋밋함을 덜어냈다. 날카롭게 찍어 누른 프레스 기법을 찾아볼 순 없지만 전면부부터 이어지는 오딧세이만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낮고 넓은 미니밴이라는 첫 인상은 후면부에서 시작된다. 개방감을 높인 큰 유리창 아래로 큼지막한 램프가 양쪽에 위치해 수치(전고 1,765mm) 대비 더욱 낮아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껑충한 SUV에 불만을 갖는 소비자에게는 어피할 수 있는 부분이 한 가지 더 늘어났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달라진 오딧세이의 변화는 실내에서 보다 명확히 느낄 수 있다. 억지로 우겨넣은 4열 시트는 찾아볼 수 없다. 글로벌 표준에 맞춰 제작된 덕에 버스전용차로 주행이라는 달콤한 매력을 잃었지만 8명의 승객이 불편함 없이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실속을 챙겼다.

완전히 탈착이 가능한 2열 시트, 차체 바닥으로 자취를 감춰버리는 3열 시트의 활용도는 경쟁 모델이 넘지 못한 숙제다. 특히 2열과 3열 모든 좌석에 마련된 3점식 안전벨트와 햇빛 가리개, 12V 시거잭 등은 오랜 시간 다양한 고객들의 피드백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가운데 센터 터널을 없앤 1열 사이에는 상, 하단 2단으로 나뉘어진 넓은 수납공간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 2개의 컵홀더가 위치한다. 변속기 버튼을 포함, 공조장치, 주행모드 설정 등 주행에 필요한 각종 버튼들은 손에 닿기 쉬운 곳에 놓여있어 조작성이 높은 편이다.

다만 여전히 한글지원에 인색한 계기반 속 메뉴들과 8인치에 머물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옥의 티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힘을 쏟길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2021년 데뷔한 신차로서의 매력을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뚜렷한 실내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찬찬히 둘러본 오딧세이를 뒤로 하고 이제는 달려볼 차례. 미니밴의 뻔한 주행성능에 기대감을 갖는 데는 보닛 속 숨겨진 V6 3.5리터 자연흡기 때문이다. 소형차까지 침범한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오랜만에 마주한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은 존재 자체로 충분한 매력을 지닌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f·m의 종이 위에 적힌 숫자는 3리터 터보가 즐비한 요즘 시대 명함을 내밀기 힘든 수준이지만 오른발로 다루는 맛은 비교불가다. 엔진의 회전수가 오를수록 더욱 힘을 내는 엔진은 5,000rpm을 넘어서는 순간 진가를 드러낸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과거 책속에서 글로만 배웠던 혼다의 i-VTEC의 목소리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미니밴과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편견도 사라진지 오래다. 가족과 함께하는 나긋한 주행만을 떠올렸던 순간이 머쓱해진다.

터보 엔진의 왈칵 쏟아지는 출력이 사라진 자리에는 편안한 승차감이 빈자리를 채운다. 자잘한 요철정도는 235/55R 19인치 타이어로도 충분히 충격을 삼켜내며, 두툼한 시트가 채 거르지 못한 잔진동을 해결한다.

평범한 주행에서는 3,000rpm을 넘지 않는 선에서 스트레스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10개로 잘개 쪼개진 기어가 재빠르게 다음 단수로 출력을 전달하는 덕분에 다인승차 환경에서도 언덕이 부담스럽지 않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기분 좋게 출렁이는 서스펜션과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조화는 크루징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높은 배기량에 걱정됐던 연비도 마지막 순간까지 약 9km/L를 표시하며, 걱정을 덜어내는데 한몫한다.

반대로 속도를 높여 코너에 진입하는 순간에는 커다란 몸짓과 부드러운 하체가 발목을 붙잡는다. 크루징 시 기분 좋게 출렁이던 서스펜션은 날쌘 몸놀림에 화들짝 놀라며, 미니밴 성격에 맞지 않는 주행에는 여지없이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 뉴 오딧세이

혼다는 오딧세이에 미니밴으로서 갖춰야 할 공간 활용성, 편의장비, 안전사양 등을 갖추면서도 호쾌한 가속성능까지 챙긴 팔방미인의 성격을 담아냈다. 5번에 걸친 진화의 결과는 가족을 위해 포기한 가장의 숨겨진 본능까지 끄집어냈다.

여럿이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부터 나홀로 주행의 즐거움을 더한 오딧세이는 5,790만원 단일 트림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다. 국산 미니밴을 눈여겨 본 이들에게는 흠칫 놀랄만한 가격표지만 단 한대로 가족과 운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데는 대안이 없는 미니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