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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시장 진출..과연 성공 요인은?

중국서 고전하는 현대차·기아..고급차 제네시스 투입 ‘승부수’

Genesis
2021-04-06 10:10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가 ‘자동차 왕국’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건 우리에게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제네시스가 중국 럭셔리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민 건 지난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딱 5년 5개월 만이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중동지역 등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면서 중국시장에서의 가능성 여부를 분석해 왔다는 얘기다. 유럽시장 진출 발표도 사실상 가시권이라는 점에서 제네시스는 그야말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시장은 연간 2000만~2200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한국의 연간 신차 판매 규모는 180만대 전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시장은 우리에 비해서는 무려 10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그런만큼 중국시장은 ‘기회의 땅’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크다고 해서 제네시스가 이 시장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결코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 중국시장에서 연간 114만여대를 팔았다.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78만대, 79만대 수준으로 급락하더니, 2019년엔 65만대, 2020년엔 44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기아 역시 이 시장서 2016년에는 65만대를 판매한 이후, 2017년 36만대, 2018년 37만대, 2019년 26만대에 이어 2020년엔 22만대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들어 3월까지는 4만2944대(현대차 3만6031대, 기아 6913대) 판매를 기록중이어서 뭔가 뚜렷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은 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났다는 건 오래된 얘기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 역시 한국 소비자 뺨치는 정도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

동급 세그먼트라면 큰 차를 선호하는데다,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이 요구되는 건 기본이다. 중국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차 중에서는 번쩍번쩍거리는 크롬 가니시가 유난히 많이 적용된 것도 괜한 이유가 아니다.

여기에 최첨단 신기술이 적용된 편의사양 적용 유무에도 관심이 그 어느 시장보다 높다. 가격 대비 성능을 일컫는 ‘가성비’도 중국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현대차와 기아 브랜드가 중국시장에서 판매율이 급감하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점에서 시장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추는 발빠른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밸류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턱없이 밀리는데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중국 토종 브랜드에도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도저도 아닌 모호한 상황이다.

중국시장은 또 이 뿐만이 아니다.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 시스템 등의 기술력이나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 환경 등도 우리보다는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세계 어느 시장보다 앞서 있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는 먼저 중국시장에서 대형세단 G80와 대형 SUV GV80를 동시에 투입하고, 단일 가격 정책을 고수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G80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에서 선정한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 GV80는 ‘2021 올해의 대형 SUV’ 상을 수상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들 차종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자인과 퍼포먼스, 편의사양 등에서도 호평을 받고있다.

G80는 미국 제이디파워(J.D.Power)사에서 실시한 신차품질조사(IQS), 내구품질조사(VDS) 등에서 상품 경쟁력을 확보했고, GV80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도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해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꼽혔다.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중국시장은 신에너지차로 부르는 전기차 판매도 연간 120만대를 넘긴 상태다. 오는 2030년 쯤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6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네시스의 럭셔리 전기차 G80e를 비롯해 럭셔리 소형 전기 SUV GV60 등을 조기에 투입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도 요구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특히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 인지도나 선호도 측면에서는 경쟁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에 비해서는 뒤처진 상태다. 내로라 하는 이들 브랜드와의 피할 수 없는 판매 경쟁에서 앞서려면, 고객 만족 실현에 심혈을 쏟아야만 한다.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지난 1989년 미국 프리미엄 시장을 진출한 후, 첫해에 1만6000대를 판매하는 등 바람을 일으킨 적이 있다. 미국시장을 진출하자마자 불과 2년 만에 2만대 판매를 넘기는 등 당시 미국 럭셔리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성했다는 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볼보 브랜드 역시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볼보는 세단에서 부터 SUV에 이르기까지 ‘없어서 못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 소비자들에겐 인기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꼽힌다.

제네시스 중국시장 진출
제네시스, 중국시장 진출

렉서스와 볼보 브랜드의 성공 요인은 디자인과 퍼포먼스, 편의사양, 감성품질 등 기본적인 상품 경쟁력 이외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는 차별화된 애프터 서비스를 통해 고객 신뢰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증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24시간 한 박자 빠른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실현한다면, 까다로운 중국 럭셔리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연착륙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차와 기아 브랜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