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이제는 전기차 시대다. 전기차 시대에 맞는 자세한 전기차 주행거리 정보를 예비 소비자들이 파악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부터 부산까지 충전 과정 없이 갈 수 있을 정도의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특히 500km대 주행거리를 갖춘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진 추세다.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모든 주행거리는 상온 또는 저온 기준으로 측정된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을 판매할 때 주로 상온 기준의 주행거리로 소개한다. 상대적으로 저온보다 높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들의 상온 또는 저온 주행거리를 쉽게 파악하려면, 차량 후드 안쪽에 있는 ‘전기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표지판’을 살펴봐야 한다. 이 배출가스 관련 표지판에는 차량 전동기, 축전지 주요 제원과 함께 부품별 보증기간까지 나온다.
아이오닉 5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은 주행거리다. 주행거리 표기에는 상온과 저온 주행거리가 세분화돼 표기된다. 특히 저온 주행거리의 경우 영하 6.7도 이하 기준으로 잡고 측정을 한다.
아우디 e-트론 50 스포트백 콰트로와 테슬라 모델 3 롱레인지 등을 예로 들어보겠다.
우선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콰트로는 상온 기준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220km(도심 218km, 고속도로 222km)다. 다만 저온 기준 복합 주행거리는 169km(도심 144km, 고속도로 199km)에 불과하다. 1억원이 넘는 전기차인데 100km대 저온 주행거리를 갖춘 것이다.
제네시스, G80 전기차
테슬라 모델 3 롱레인지(올해 3월 차량 인도 기준)는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496km다. 상온 도심 주행거리는 507.8km, 고속도로는 481.0km다. 저온 주행거리의 경우 복합은 438.0km(도심 393.1km, 고속도로 492.8km)다. 해당 차량이 히트 펌프 기능을 갖춰 저온 고속도로 주행거리가 상온 고속도로 주행거리보다 높게 나온다.
이 정보들은 직접 차량을 사거나, 시승차량 운전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의 경우 상온과 저온의 복합 주행거리만 알 수 있으나, 도심이나 고속도로 등 세분화된 전기차 주행거리 정보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예비 소비자들이 좀 더 합리적인 전기차 구매를 진행하려면 각 제조사나 정부가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주행거리를 소개하는 것이 옳다. 현대차와 기아 등은 카달로그 등으로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거리도 소개하고 있지만 저온 기준 없이 상온 기준의 주행거리만 알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 E-pit
우리나라의 경우 저온 주행거리를 측정할 때 히터를 최대한 작동한 상태에서 측정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가 유럽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편이다.
이 측정 방식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하게 나뉜다. 겨울이라서 히터를 많이 틀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논리와 차 안에서 계속 히터만 트는 사람은 없다는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운전 습관에 따라서 겨울철 주행거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또 히트펌프 장착 전기차도 많아서 주행거리 손해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다양한 주행조건을 반영한 전기차 주행거리 측정 방식 도입도 지금부터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