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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조용하고 빠른 매력 덩어리..기아 EV6

Kia
2021-08-27 08:09
기아 EV6
기아 EV6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K8 부럽지 않은데?” EV6가 전시장을 벗어나 도로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쏘울 전기차를 시작으로 니로를 거쳐 숙련도를 쌓은 기아의 필살기다. E-GMP 전용 플랫폼 위에 빚어진 덕분에 앞서 출시된 전기차와 A부터 Z까지 다르다. 제대로 된 전기차의 등장이다.

사전예약 3만대 돌파, 유럽주요국 사전예약 7300대 등 EV6의 시작이 화려한 수식어로 가득하다. 새해 시작부터 달아오른 국내 전기차 시장은 상반기 현대차 아이오닉 5, 하반기 EV6가 이끌며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뜨겁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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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백 스타일의 EV6는 도로 위에서 더욱 존재감이 크다. 길이 4680㎜, 너비 1880㎜, 높이 1550㎜, 휠베이스 2900㎜로 아이오닉 5보다 길이가 45㎜ 긴데다 뒤 꽁무니를 늘어뜨려 호감형 외모를 완성했다. 덕분에 10㎜ 좁은 너비와 100㎜ 짧은 휠베이스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비율만 좋은 게 아니다. EV6는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이 가득하다. 가령 펜더까지 침범한 보닛은 끝 마무리가 매끄럽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라 손으로 만졌을 때 마감처리 부분에서 허술하기 쉬운 데 철판을 말아넣어 날카롭지 않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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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램프에도 돈을 아끼지 않은 흔적이 역력하다. 하우징 안에 상하로 나뉘어진 램프나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방향지시등, 촘촘히 박아넣은 LED 등이 대표적이다.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우는 20인치 휠도 전기차 특유의 꽉 막힌 디자인을 탈피했다.

실내는 최신 기아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따른다. 운전석부터 차체 중앙까지 가로지르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터치 한 번으로 공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오가는 조작부 등은 가독성, 쓰임새 모두 훌륭하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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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롱레인지 기본형으로 GT 라인에 적용되는 블랙 스웨이드 시트 대신 촉촉한 나파가죽 시트가 적용됐다. 색상까지 밝아 실내 공간이 더욱 넓어보이는 장점이 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실내의 만족도도 높다. 팔걸이 높이까지 올라온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와 그 아래 마련된 큼지막한 수납공간 또한 E-GMP 플랫폼의 수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도어 트림 일부와 손이 잘 닿지 않는 내장재의 품질 차이가 제법난다. 나파가죽과 스웨이드 시트에 큰 돈을 들인 탓일까. 2열 공간은 준대형 세단 부럽지 않다. 2900㎜의 휠베이스는 그랜저(2885㎜), K8(2895㎜)를 능가한다. 무릎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충분하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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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호감형 외모로 지붕을 낮게 깎은 탓에 머리 공간은 아이오닉 5 대비 열세다. 어두운 천장까지 더한다면 생각보다 실내가 좁아 보이는 문제도 안고 있다. 적재공간은 아이오닉 5보다 11ℓ 적은 530ℓ(VDA 기준)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1300ℓ까지 늘어난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어스 트림에 듀얼모터 4WD, 하이테크, 선루프, 메리디안 사운드, 빌트인캠, 20인치 휠 옵션이 추가됐다. 세제 혜택 후 가격은 6215만원으로 1회 충전 가능거리는 403㎞다.

출발 전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80%. 남은 주행거리는 350㎞로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작동시킨 상태에서 도심과 고속도로, 굽잇길 주행 등 주어진 시간 내 다양한 도로를 경험했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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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이 매끄럽다. 편안함에 불리한 20인치 휠을 끼고 있음에도 바퀴가 구르는 시작부터 준대형 세단의 승차감이 부럽지 않다. 좁은 도로 위 뾰족하게 튀어오른 요철과 도로 이음매 사이를 넘어가는 실력이 상당하다. 높이가 제각각인 방지턱 조차 긴 휠베이스를 활용해 기분좋게 넘어선다.

전기차 다운 순발력도 운전재미를 더한다. 특히 각 주행 모드별 특징이 뚜렷한데, 에코 모드에서는 325마력의 출력을 옥죄어 오히려 장점이 희석된다. 노말 모드에서는 내연기관 차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최대한 따라했다.

회전수 바늘 움직임에 따라 오르 내리는 속도처럼 EV6도 가속페달 감각이 일반 내연기관 모델과 흡사하다. 가속과 동시에 왈칵 토크를 쏟아내는 전기차를 느끼고 싶다면 스포츠 모드가 정답이다. 계기반을 확인할 틈새도 없이 튀어나가 듯 밀어부친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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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주행 능력도 발군이다. 규정속도 내에서는 꼼꼼히 틀어막은 흡, 차음재 덕분에 정숙성도 대형세단 부럽지 않다. 여기에 77.4㎾h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낮게 깔려 있어 차선변경, 급가속, 급제동 상황에서도 기울어짐이 적다.

고속도로에서는 각 모드별로 모터의 움직임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에코 모드에서는 앞바퀴 모터 전원을 차단한다.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함인데, 노말 모드와 스포츠 모드에서는 대략 30 : 70정도의 구동력 배분이 이뤄진다.

때문에 고속주행 안정감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뒷바퀴로만 굴러가는 에코 모드와 달리 노멀과 스포츠 모드에서는 운전대와 시트로 전해지는 노면의 피드백이 보다 선명하다. 후륜 구동으로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지만 4바퀴가 굴림이 주는 장점은 분명하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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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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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잇길에서도 전기차의 장점이 확실히 드러난다. 낮은 무게 중심과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티어링 시스템, 20인치 휠의 조합은 타이어의 비명소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순간에도 적절한 회생제동을 통해 브레이크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다만 회전반경이 넓어 좁은 도로에서 유턴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할 경우 앞, 뒤 움직임이 많아진다. 뒷바퀴를 움직이는 후륜 조향 기능이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회생제동은 총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i 페달로 불리는 원페달 드라이빙부터 제동이 개입되지 않는 0단계까지 패들 시프트를 통해 간단히 제어할 수 있다. 단계에 따라 몸이 앞으로 숙여질 만큼 제동력도 강한 편이다.

약 150㎞ 주행 후 남은 배터리 잔량과 주행거리는 약 40%, 150㎞. 갑갑한 서울을 벗어난 순간부터 EV6를 몰아붙인 이유로 예상보다 남은 배터리와 주행거리가 빠르게 줄었다.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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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단점에도 EV6의 장점은 뚜렷하다. 대형 세단이 부럽지 않은 공간과 승차감, 어떤 환경에서도 고요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정숙성, 뛰어난 고속주행 능력 등 전기차를 떠나 ‘자동차’가 가져야할 필수 요소에서 평균 이상 점수를 보여준다.

높은 가격이 부담된다면 보조금 여부에 따라 3천만원대 구입이 가능한 스탠다드(4730~5390만원) 트림도 훌륭한 대안이다. 수도권 직장인 평균 출퇴근 거리가 30㎞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한번 충전으로 일주일 이상은 거뜬하다.

완충 시 370㎞(2WD 기준)를 주행할 수 있는 스탠다드 트림에도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ADAS 시스템과 히트펌프, LED 램프, 통풍 및 열선, 12.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안전 및 편의 기능이 모두 담겨있다.

EV6의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반기 전기차 경쟁에 고춧가루를 뿌려줄 볼트 EV, EUV는 당분간 참전이 불가능하다. 테슬라, 벤츠, 아우디 등 수입차의 거센 반격에 맞서 국산 전기차의 성적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TV 데일리카] 기아 EV6 시승기, 배터리 41% → 88% 충전 20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