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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현 칼럼] 디젤차·가솔린차 퇴출시킬 수소차 시대..쟁점 포인트는?

Hyundai
2021-09-09 15:44
넥쏘 NEXO
넥쏘 (NEXO)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내연기관 퇴출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던 방식이 환경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내놓은 해법은 전기차와 수소를 활용한 수소전기차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쏘아올린 공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컸다. 거품처럼 사라질 것 같던 무색무취 전기차는 100년 전통 제조사를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시가 총액 1위의 기업을 위협할 정도다.

전기차만큼은 아니지만 수소전기차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4년 BMW가 세계 최초로 수소를 직접 태워 에너지를 얻는 ‘H2R’을 내놓은 데 이어 현재는 현대차와 토요타가 연료전지 시스템을 이용한 수소차를 출시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기차 만큼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아닌만큼 수소차의 대한 가능성과 우려는 반반이다. 현대차와 우리 정부는 이 절반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수소경제위원회는 2030년을 목표로 수소 모빌리티,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수소 충전소 등 수소사회 진입을 위한 기틀을 지원할 계획이다. 2050년에는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왼쪽부터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구동휘 E1 대표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왼쪽부터)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구동휘 E1 대표,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은 보다 구체적이다. 지난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를 통해 정의선 회장은 “2040년까지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달성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수소 트램, 수소 기차, 수소 선박, 도심항공기(UAM) 등 이동에 관한 전 분야에서 수소에너지가 활용될 수 있을 거란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8일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서는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내 주요기업 15개사가 참여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도 발족했다.

여기에는 현대차그룹을 포함, SK그룹,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이수그룹, 일진, E1, 고려아연, 삼성물산 등 국내 내로라 하는 굵직한 기업 총수가 모두 참가했다.

NEXO 수소전기자동차 여주충전소
NEXO 수소전기자동차 (여주충전소)

업계에선 모빌리티 분야 외 산업, 건설, 주거, 원자재 등 미래 먹거리가 수소사회와 연결될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수소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1순위인 인프라 문제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수소 충전소는 69개에 불과하다.

서울시 4곳, 경기 12곳, 인천 2곳, 세종 1곳, 충북 8곳, 울산 9곳, 경남 7곳, 부산 2곳, 광주 4곳 등이다. 매번 지적되는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보다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수소충전소 갯수는 전 세계 충전소의 약 13%로, 충전소 1기당 수소차 180대를 감당해야 한다. 독일(8대), 중국(24대), 일본(38대)와 비교 시 최대 20배 이상의 차이다.

넥쏘
넥쏘

그렇다고 정부나 지자체, 기업들이 수소충전소 확장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경남, 호남, 중부, 강원 등 4곳의 중규모 수소 생산기지 설치와 전국에 소규모 생산기지 및 충전소 설치 등에 대해 추가 구축 계획과 각종 지원금 등을 발표하며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문제는 수소충전소를 생활 안전에 큰 위협으로 규정하는 낡은 규제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다. 우리나라는 수소충전소 설치 규정을 학교(200m), 공동주택(25m), 대형마트 등 상업시설 주변에는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뾰족한 수도 당장은 없다. 가장 큰 불안을 야기하는 폭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나서 “안전하게 설계된 저장탱크는 폭발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깊게 박힌 불신을 떨쳐내기는 역부족이다.

결국 도심 지역을 벗어나 외곽에 충전소 부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수소차 운전자들의 충전 불만이 쌓이면서 수소차 판매 탄력이 꺾일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비중은 올해 7월 기준 100만대를 돌파하며 전체 등록대수의 4%를 넘어섰다. 2016년 1%대 머물던 비중이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현대차 넥쏘
현대차, 넥쏘

전기차를 밀고 있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수소차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다. 이미 정부와 기업은 목표달성 시기를 못박고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개발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남은 해결과제는 부족한 인프라 해결을 위한 낡은 규제 철폐와 지역 주민 설득이다. 당장 내 집앞에 설치되는 수소충전소가 주유소만큼 거리낌 없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2040년 수소사회를 위한 진정한 첫 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