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디젤차와 가솔린차 등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을 펼쳐온 쌍용차가 친환경 전기차 회사로의 빠른 변신이 예고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법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겠다는 회사는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인디(INDI) EV, INC 등 모두 3곳이다.
입찰 과정에서 이엘비앤티는 5000억원, 에디슨은 2700억원, 인디는 100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엘비앤티와 에디슨이 우선협상대상자나 예비협상대상자로 꼽힐 전망이다.
입찰 경쟁에 적극적인 이엘비앤티와 에디슨은 공교롭게도 모두 전기차 회사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엘비앤티는 전기모터와 전기차 전용 변속기 등 전기차 원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에디슨 역시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저상 전기버스를 내놔 작년에는 298대, 올해는 500대 판매가 예상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모터와 전자제어,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 기술을 갖췄다.
J100 (스케치 이미지)
이엘비앤티는 전기차 기술력을 쌍용차에 적용해 전기차 회사로의 빠른 전환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을 진출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북미시장 진출에는 컨소시엄에 합류한 카디널원이 이미 135개의 판매 채널을 확보한 만큼 북미시장 인증 해결 능력을 통해 오는 2023년부터는 북미시장에서 쌍용차의 판매가 가능하다는 게 이엘비앤티의 주장이다.
또 인도를 비롯해 중동과 동남아 시장 등 이엘비앤티가 구축해 놓은 해외 판매망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수출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계산도 포함된다. 이엘비앤티는 항간에 나도는 평택공장의 부동산 개발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를 조기에 회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에디슨은 MSO(Maximum Slot Occupation) 코일이 적용된 130kW 전기모터와 3세대 스마트 BMS(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 등 전기차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에디슨이 판매하고 있는 전기버스는 9년 또는 90만km를 보증하고 있는 정도로 BMS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디슨은 쌍용차가 현재 유럽시장에 선보일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을 비롯해 한창 개발중인 ‘J100’은 주행거리가 306km에 불과하지만, 에디슨의 기술력을 적용하면 단 한번의 충전으로도 최대 60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에디슨은 쌍용차가 그동안 내연기관차만으로 시장 경쟁을 펼쳐왔지만 현대차나 기아 등을 이길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전기차를 주력으로 하이브리드차 등 라인업 개편을 통해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얘기다. 에디슨은 쌍용차를 인수하면, 약 1조5000억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를 대상으로 자본과 운영능력 등 정밀실사를 거쳐 이달 말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그 어느 곳이 선택되든 쌍용차는 이제 전기차 제조사로의 변신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