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대형 SUV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시장 인기에 맞춰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제품력도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갑다. 차 고르는 데 고민이 깊어지지만, 그만큼 내 취향에 맞는 차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일부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선 대형 SUV의 상품성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안전하고 실용적이지만 운전자를 위한 차는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형 SUV는 운전하는 맛이 없다며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가족 또는 지인들과 떠나는 여정에서 운전자가 즐겁지 않은 차는 반쪽짜리 차라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혼다 파일럿은 다른 대형 SUV와 운전의 즐거움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차다. 스포츠카와 같은 운동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혼다가 운전이 지루한 차를 만들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십분 충족하는 차가 파일럿이다. 혼다 대표 대형 SUV 파일럿을 서울과 경기 파주 일대에서 시승했다.
혼다, 2021년형 파일럿
■ 넉넉함과 명민함 겸비한 몸놀림
혼다 파일럿은 V6 3.5ℓ i-VTEC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f·m 등의 성능을 발휘하는 파워트레인이다. 큰 덩치를 움직이기에 부족함 없는 힘이다. 구동방식은 사륜구동,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8.4㎞를 인증 받았다.
혼다, 2021년형 파일럿
최근 접하기 힘든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은 전반적인 주행 구간에서 운전자가 스트레스 없이 차를 움직이도록 가동한다. 부드럽지만 힘 있는 출발부터 속도를 붙여 나가는 느낌이 좋다. 9단 자동 변속기와 궁합도 좋다. 시승 중 변속충격을 느끼기 어려웠다.
변속기는 노브가 아닌 전자식 버튼으로 작동한다. 직접 변속 타이밍을 잡고 싶다면 스티어링 휠에 자리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된다.
혼다, 2021년형 파일럿
대형 SUV의 경우 차가 둔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하지만, 파일럿은 높은 차고와 무게의 한계를 감안해도 운전자의 의도에 잘 따라온다. 가족을 위해 처음으로 파일럿을 구매한 사람이더라도 차에 금세 적응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인 세팅은 승차감에 방점을 찍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덕분에 승차감도 한층 좋게 다가온다. 마냥 출렁거린다고 승차감이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많은 운전자들이 경험을 잘 알고 있다.
혼다, 2021년형 파일럿
혼다의 안전주행 기술 ‘혼다 센싱’도 파일럿에 탑재됐다.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이나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 등과 함께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노이즈 캔슬링과 어쿠스틱 글래스 등으로 차내 소음을 줄여준 점도 반갑다.
■ 동승객 배려한 편의성 돋보여
혼다, 2021년형 파일럿
파일럿은 대형 SUV 고유의 미덕도 충실히 갖췄다. 실용적이고 탑승객 모두를 위한 배려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차 크기는 길이 5005㎜, 너비 1995㎜, 높이 1795㎜, 휠베이스 2820㎜ 등으로 커다란 덩치를 자랑한다. 승차 정원은 7인승으로, 2열은 독립시트로 승차감과 고급감을 더했다.
혼다, 2021년형 파일럿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편의품목 구성이 돋보인다. 차 내 10.2인치의 모니터를 별도로 배치하고, 2개의 무선 헤드셋도 제공한다. DVD 재생 기능을 지원하는 몇 안되는 차가 파일럿이다. 여기에 마치 비행기 기내방송처럼 스피커로 운전자 등 앞좌석 탑승객의 말을 뒷좌석에 전달하는 케빈토크 시스템도 적용했다, 차 안에서 안전하게 대화를 나누도록 한 배려다.
파일럿은 2021년으로 연식변경되며 러닝 보드가 추가됐다. 차고가 높은 만큼 아이들은 타고 내리기 힘들 수 있는데, 발판을 추가해 이전보다 승하차가 용이해졌다. 단순히 발판 하나 추가한 것이 아니라 크롬라인과 스팟 라이트 등으로 멋과 실용성을 더했다.
적재용량은 기본 467ℓ, 시트를 모두 접으면 2376ℓ까지 늘어난다. 본격적인 오토캠핑을 떠나기에도 부족함 없는 공간이다.
혼다, 2021년형 파일럿
■ 북미서 다듬은 상품성, 한국서도 통할까
파일럿은 혼다가 북미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차다. 적절함 상품성 덕분에 파일럿은 연간 판매 10만대 이상을 책임지는 효자상품이 됐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북미산 대형차들의 인기를 고려했을 때 파일럿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단 판단이다. 가격은 59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