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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문 칼럼] 시장 점유율 95% 넘긴 현대차그룹..승자독식 구조는 안된다!

Genesis
2021-11-02 09:35
제네시스 G80 전기차
제네시스, G80 전기차

[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산업계에선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을 묶어 국산차 중견 3사로 칭하곤 한다. 하지만 ‘중견’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들의 행보는 잔뜩 위축돼있다.

월초 국내 자동차 5개사가 발표한 실적자료를 취합해보면 10월 국내외 시장에 판매된 국산 브랜드 완성차는 54만8162대다. 이중 현대차와 기아가 52만4911대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국산차 내 점유율이 95%를 넘어섰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가 50만대 넘게 차를 파는 동안 중견 3사는 채 3만대도 소화하지 못했다.

THE NEW SM6
THE NEW SM6

내수 시장만 놓고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 판매된 국산 브랜드 자동차는 10만6424대, 이중 현대차와 기아가 9만5650대를 책임졌다. 국내 소비자들이 한 달 동안 세 자동차 회사의 차를 선택한 숫자가 1만대를 간신히 넘겼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쌍용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지난달 국산차 중견 3사 모두 모두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 지연을 실적 부진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수천대씩 출고 적체가 이어진다는 후문도 들린다.

2021년형 쉐보레 더 뉴 스파크
2021년형 쉐보레 더 뉴 스파크

회사 규모가 클수록 교섭력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견 3사가 현대차그룹보다 공급 안정화 문제를 더 심각하게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부진을 생산지연만으로 설명할 순 없다. 국산 퍼블릭 브랜드가 안방인 한국 시장서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수입 고급 브랜드에 판매순위가 밀리고, 점유율 10%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언더독의 반란에 많은 호응을 보낸다. 일방적인 싸움보다 치열한 접전에 더 큰 흥미를 느끼고, 예상을 뒤엎는 의외의 결과가 주는 카타르시스에 열광한다. 경차 보급을 이끌었던 GM대우 마티즈,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연 쌍용차 티볼리, 쏘나타의 아성을 넘었던 르노삼성 SM6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 속 ‘한 방’을 보여줬던 중견 3사의 패기가 올해 자동차 시장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독일과 미국. 일본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력 있는 자동차 회사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건전한 경쟁을 펼치며 실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시장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야 내 취향에 맞는 차, 품질이 좋은 차를 고를 수 있어 이득이다. 쏠림 현상은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결코 좋은 과실을 가져다 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