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어제(14일) 제네시스 G90 풀체인지 주요 제원을 보면서, 의아한 점이 있었습니다. 미디어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주행보조(ADAS)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또 관심을 모았던 HDP(Highway Driving Pilot)에 대한 소개도 빠졌습니다.
G90
보도자료를 읽어보니, 제네시스 브랜드에 최초로 적용된 ‘직접식 그립 감지 시스템’과 주차 충돌방지 보조, 광각 카메라 기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만이 주요 주행보조 사양으로 언급됐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보도자료만 읽어봤을 때, 해당 차량에 고속도로 주행보조 2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사양이 없는 것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격표를 살펴보니, 신형 G90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2 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됐습니다. 250만원짜리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를 선택하게 되면 위에서 언급한 주차 충돌방지 보조, 광각 카메라 기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전문 매체 기자 기준에서 봤을 때, 제네시스가 G90 풀체인지 보도자료와 가격표에서 언급한 주행보조 기술들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EQ900(구 G90)에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이 최초로 탑재됐을 때 새롭고 신기했지만, 4세대로 출시된 G90 풀체인지는 2015년 느낌과 전혀 다릅니다.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2는 이미 GV80, G80, GV70, GV60 등에 많이 탑재가 됐습니다. 제네시스는 G90 풀체인지 가격표 ‘고속도로 주행보조 2’ 표기 바로 오른쪽에 ‘차로 변경 보조 제어 기능 포함’이라고 표기했는데, 이는 기존 출시 차량과 큰 차이점은 없어보입니다.
여기서 직접식 그립 감지 시스템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겁니다. 우리가 주행보조 기능을 실행하고 나면, 가끔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지 않을 때가 많은데요. 이 때 차량이 빨리 핸들을 잡으라고 경고를 울립니다.
제네시스 G90 풀체인지
하지만 운전자가 경고 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경고가 제대로 해제 되지 않는다는 불편이 있었죠. 스티어링 휠이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 상태여야 경고가 해제되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는 이 불편을 해소시키기 위해 이번에 출시되는 G90 풀체인지 스티어링 휠에 스티어링 휠을 잡는 면적에 따라 측정되는 전류의 크기를 감지하는 기술을 넣었습니다. 말그대로 유럽 완성차 세단에 널리 적용됐던 정전식 스티어링 휠을 탑재시킨 것이죠. 뒤늦게 이 기술이 제네시스에 적용된 것은 반갑긴 하지만, 시기적인 면에서 봤을 때 조금 아쉽습니다.
G90 주행보조에 대한 아쉬움을 제네시스가 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바로 OTA(Over-the-air), 무선 업데이트입니다.
제네시스는 G90 풀체인지 보도자료에서 OTA를 통해 주행보조 기술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OTA 업데이트 배포 가능 시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주행보조 기술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이 방식으로 풀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OTA를 통해 우리가 기대를 해야 할 것은 바로 HDP 탑재 유무입니다.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 상무는 지난해 연말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고속도로에서 손을 떼도 시속 60㎞까지는 자동으로 주행해주는 HDP를 2022년 양산할 예정에 있다”며 “그 이후에 바뀔 규제에 맞춰 최고 시속 60㎞에서 시속 130㎞로 늘리고, 수동 차로 변경이 아닌 자동 차로 변경까지 기능을 고도화한다”고 말했습니다.
G90
그는 또 G90 풀체인지부터 인식 대상과 정확도가 고도화된 기술을 탑재한다는 방침도 정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G90 풀체인지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3단계 기술 구현이 가능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G90 풀체인지는 17일부터 계약이 시작되고, 정식 차량 인도 가능 시기는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이 인도될 시점에 제네시스가 주행보조 기술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