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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환 칼럼] 끝까지 KNCAP 차로유지지원장치 영상 공개 안한 국토부

Hyundai
2021-12-22 09:23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국토부가 끝까지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의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 내용이 담긴 영상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KNCAP의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는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국토부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 등은 이를 뒷받침할 설명을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21일) 오후 2시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 하모니볼룸에서 국토교통부 주최 2021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엔 노형욱 국토부 장관,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장과 자동차 유튜버 등 80여명이 모였습니다.

저는 이 때 다른 행사와 겹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행사장에 참석한 다른 분에게 직접 현장 분위기가 어땠냐고 물었습니다. 이 분은 “전반적으로 국산차들의 수상 비중이 생각보다 높았다”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최우수 차종으로 선정됐고, 내연기관차 분야에서는 기아 스포티지가 최우수 차종에 뽑혔습니다. 국내에서 진행된 테스트이다 보니 수입차보다 국내차가 더 유리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KNCAP은 크게 전기차와 내연기관 등 두 가지 평가 항목으로 나눠서 진행됐습니다.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벤츠 EQA, 테슬라 모델3 등이 평가 항목에 포함됐습니다. 내연기관차는 기아 스포티지, 기아 K8, 현대차 투싼, 아우디 A6, 현대차 스타리아, 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 제타 등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저는 이번 칼럼에서 종합 평가 점수와 등급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에 대한 국토부의 평가 방식을 지적하려고 합니다.

더 뉴 EQA
더 뉴 EQA

■논란 커진 아이오닉 5, 테슬라 모델3 안전도평가

국토부는 지난 8월 사전에 현대차 아이오닉 5와 테슬라 모델3의 안전도평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여기서 아이오닉 5는 차로유지지원장치 항목에서 4점 만점에 4점을 받았고, 테슬라 모델3는 아예 0점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실겁니다. 테슬라의 경우 오토파일럿을 작동시키면 차량 스스로 급커브 자동조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죠.

취재해보니, 이 평가 방식 자체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부의 ‘자동차안전도평가시험 등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 대상인 차량들은 모두 직선 차로유지 성능시험과 곡선 차로유지 성능시험을 받아야 합니다.

직선 차로유지 성능시험은 백색 실선 4회, 중앙선 4회, 전용 차선 4회, 백색 점선 4회 등 총 16회 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곡선 차로유지 성능시험은 총 4회 테스트후, 평가기관으로부터 적합과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KNCAP 테스트를 진행하는 곳은 국토부 산하 기관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입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차로유지보조(LFA) 성능을 켠 채 직선 차로유지 성능시험 16회와 곡선 차로유지 성능시험 4회를 진행했죠. 그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내렸고, 해당 분야에서 4점 만점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3는 곡선 차로유지 성능시험 4회 부적합 판정을 받은 후, 16회 직선 차로유지 성능시험 자체를 아예 받지 못했습니다. 곡선 주로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직선 주로 테스트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자동차안전연구원 판단이었습니다. 결국 테슬라 모델 3는 차로유지지원장치 점수에서 0점을 부여받았죠.

‘자동차안전도평가시험 등에 관한 규정’에는 지난해 3월 개정됐습니다. 이 규정에는 차로유지 성능시험에 대한 과락 기준이 없죠.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나머지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도 아예 없습니다.

■왜 아직까지도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 영상은 없나?

더 큰 문제는 국토부가 KNCAP 유튜브 채널에 아이오닉 5와 모델3 차로유지지원장치 테스트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상적인 테스트가 진행됐는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12월이 됐습니다. 이 때 기아 EV6와 벤츠 EQA의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 결과가 나왔죠. 차로유지보조가 있는 EV6는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에서 4점 만점을 받았고, EQA는 1점을 받았습니다. 국토부는 이 때도 해당 차량에 대한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 결과를 담은 영상을 아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 아직까지 영상 미공개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기아 EV6 GT2021 서울모빌리티쇼
기아 EV6 GT(2021 서울모빌리티쇼)

차로유지지원장치 평가는 앞으로 엄격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다양한 주행보조 실행 여건에 따른 반응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 국토부 스스로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나누고 이를 영상을 통해 소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지어 이 평가 항목은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가 됐습니다. 향후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아직까지 국토부는 평가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모습이 없다면 향후 KNCAP 공신력에 대한 평가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