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쌍용차가 오늘(11일)부터 순수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 사전계약을 시작합니다. 양산은 지난해 여름부터 이뤄졌지만, 쌍용차의 내부 사정과 반도체 수급 문제 등이 겹처서 국내서 이제야 판매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코란도 이모션의 사전계약 가격표는 이미 카카오톡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로 확산됐습니다. 이 가격표를 살펴보면 트림별 기본 사양과 선택 사양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코란도 이모션 가격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표기는 ‘자율주행 패키지’입니다. 코란도 이모션은 E3, E5 등 총 두 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는데, 자율주행 패키지는 E3에 옵션사양으로 적용되고 E5에는 기본사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자율주행 패키지 옵션가격은 95만원입니다.
자율주행 패키지에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으로 구성됐습니다. 긴급 제동 보조(AEB), 차선 유지 보조(LKA), 스마트 하이빔(HBA) 등은 전 트림 기본사양으로 들어갔습니다.
쌍용차가 말하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개념은 뭘까요? 앞차와의 차량 간격 유지, 정차 및 재출발, 차선 중앙 유지 등을 포함한 개념입니다. 쌍용차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대해 “차선 대신 앞차를 인식해 주행 및 제어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쌍용차의 이같은 설명은, 차량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큰 오해를 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 기능이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해주는 성격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수준이기 때문이죠.
쌍용차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지난 2019년 출시된 뷰티풀 코란도에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앞차와의 간격 유지와 차선 중앙 유지는 잘됩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틀어놓고 오랫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경고가 울립니다. 이 경고를 무시하게 되면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해제됩니다. 자율주행이 아닙니다.
자율주행이 성립되기 위한 최선의 조건은 바로 차량의 판단 능력과 연관됩니다. 차량 스스로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도로 상황을 파악하고, 돌발구간을 지나갈 수 있다면 이는 자율주행차라고 불릴 조건이 성립됩니다.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갈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면 이 역시도 자율주행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쌍용차는 이제부터라도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명칭 자체를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뷰티풀 코란도 판매 당시 사용한 ‘딥 컨트롤’이라는 명칭을 살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약 수정이 어렵다면, 차량 출고시 별도 안내문이나 책자 등을 배포해 올바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용 방법을 알려야 합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테슬라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주행보조 시스템을 크게 오토파일럿과 풀-셀프 드라이빙(FSD)으로 나뉩니다. 오토파일럿은 앞차와의 차간거리와 차로 중앙 유지가 가능한 주행보조 기능입니다. FSD는 차량이 스스로 교통 신호를 감지해 정차하고, 알아서 좌회전 또는 우회전이 가능합니다. 아직 FSD는 베타 버전이라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기능은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지만, 명칭 자체로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수차례 나왔습니다.
테슬라는 순차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면서, 두 주행보조 기능을 키웠죠. 하지만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경고 기능도 함께 강화시켰습니다. 오토파일럿의 경우 운전자가 주행보조 기능 경고를 무시하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해당 기능을 재시작할 수 없습니다. 테슬라는 또 구매 전 소비자들에게 오토파일럿 사용에 대한 주의 사향을 온라인 페이지에 알려주기도 합니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활용 장면
쌍용차는 10일 코란도 이모션 사전계약 소식과 함께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 본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분명 이전보다 더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쌍용차가 점차 정상화되면 차량 생산과 판매 전략까지 모두 다 바꿔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행보조 명칭과 홍보 방법도 다시 재정립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쌍용차가 소비자들에게 좀 더 신뢰성 높은 차량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