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시승기] AMG 놀이터에서 만난 악동 5총사..A부터 GT까지

Mercedes-AMG
2022-03-30 12:27
메르세데스AMG
메르세데스-AMG

[용인=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메르세데스-AMG가 모처럼 식구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장소는 용인 AMG 스피드웨이. 자신들의 안방과도 같은 놀이터에 도열한 수십 대의 AMG는 막내 A클래스부터 슈퍼카 GT까지 코스 요리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평소 만나보기 힘든 고성능 모델을 하나씩 뜯어볼 이번 행사에는 4기통 35 AMG 부터 가만히 서있어도 존재감을 내뿜는 V8 63 AMG까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내연기관들로 가득하다.

여기에 방금 막 국내땅을 밟은 CLS 53 4MATIC +과 가벼운 다이어트를 거친 GT 43 4MATIC +까지 합류해 서킷은 그야말로 AMG 배기음으로 온종일 물들었다.

■ 작지만 매운 막내, 35·45 AMG

메르세데스AMG CLA 45 S
메르세데스-AMG, CLA 45 S

운이 좋았다. 내심 처음부터 가장 출력이 높은 GT를 타면 어쩌나 했지만 우리 조의 순서는 막내 A클래스 세단과 해치백, CLA가 모인 콤팩트 클래스가 첫 번째로 가벼운 마음으로 CLA 45 S 4MATIC+에 몸을 실었다.

4기통 2.0ℓ 중형 세단에 불과한 배기량이지만 내뿜는 힘만큼은 AMG 일원이 틀림없다.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토크 51㎏f·m의 넘치는 힘은 8단 듀얼클러치를 거쳐 네바퀴로 쏟아진다. 작고 가벼운 덩치는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처럼 서킷 위를 자유롭게 휘젓는다.

가장 기대가 적었던 탓에 큰 감흥없이 피트 밖을 나섰지만 숨 고르기 주행 이후 CLA가 보여준 움직임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력하고 짜릿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작은 심장이 내뱉는 소리는 맏형 못지 않게 묵직하게 낮게 깔리고 비상등이 점멸되도록 깊게 누른 브레이크 동작에선 그 어떤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AMG A 35
메르세데스-AMG, A 35

코너 정점을 지나 운전대를 가볍게 꺾고 이후 다시 스로틀 전개. 앞에서 이끄는 인스트럭터의 페이스가 연신 아쉬움을 남길만큼 서킷에선 가볍고 작은차가 유리하다는 이론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차량을 바꿔 이번에는 매운맛을 살짝 덜어낸 A35 AMG로 갈아탔다. 같은 실내를 공유하는 만큼 운전석에 앉아 차이점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A35 AMG는 CLA와 같은 엔진으로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0.8㎏f·m의 힘을 낸다.

출력과 토크가 각각 100마력, 10㎏f·m 이상 낮아졌지만 서킷에서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기엔 이마저도 차고 넘친다. 두 차의 차이는 짧은 서킷 주행 한 바퀴만으로 충분하다. 길지 않은 직선에서 낼 수 있는 최고속도가 다르고 제동 이후 진입하는 코너에서의 움직임도 앞서 탑승한 CLA쪽이 조금 더 명확하다.

■ 가족과 즐기는 AMG, CLS 53 4MATIC+·GT 43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43CLS 53
메르세데스-AMG, GT 43·CLS 53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CLS 53 4MATIC+과 GT 43 4MATIC+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AMG 스피드웨이를 밟은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모두 직렬 6기통 3.0ℓ 터보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았지만 숫자가 높은 CLS는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53㎏f·m, GT 4도어는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f·m의 힘을 낸다.

작지만 매운 A클래스와 달리 CLS와 GT 4도어는 4개의 문짝과 늘씬한 실루엣으로 보는 즐거움이 배로 크다. 날카롭게 깎인 앞 코와 달리 잔뜩 볼륨감을 살린 측면, 매끈하게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선은 가족과 짐을 한가득 싣고도 서킷까지 욕심내는 팔방미인 매력의 소유자다.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

감상도 잠시. 곧바로 이어진 주행에선 몸에 잔뜩 들어간 힘이 한결 느슨해진다. 운전석에 앉아 넓게 펼쳐진 보닛을 바라보고 버튼이 잔뜩 배열된 실내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효과다. 오른발과 양손에 꽉 쥐어진 운전대도 이전과 달리 여유롭다.

여전히 400마력이 넘는 고출력이지만 폭이 넓어진 타이어와 시종일관 운전자 모르게 자세를 추수르는 똑똑한 ESP 장치가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조차 안정감을 유지한다. 9단 스피드시프트 변속기도 칼같이 제 역할을 찾아 정확한 시점에 변속을 완벽하게 해치운다.

반복되는 가혹한 주행에서도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의 감각은 여전히 처음 그대로다. 운전자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 보듯 미리 예상한 움직임을 벗어나지 않는다. 못된 마음을 먹고 약속된 제동 시점을 한참 늦춰 있는 힘껏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도 잠시 뒤꽁무니를 흔들 뿐이다.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 911 상대는 바로 나!, GT 63

마지막 주자는 AMG 라인업의 최고봉 GT다. 이번 행사에서 유일한 쿠페인 GT는 AMG가 독자 개발한 두 번재 프로젝트로, 프론트 미드십의 흔치 않은 구성과 긴 보닛 아래 숨겨진 V8 4.0ℓ 바이터보 엔진으로 911에 도전장을 던진 ‘찐’ 슈퍼카다.

GT는 탑승하는 과정부터 여느 AMG와 다르다. 크지 않은 몸을 욱여넣어야 할 만큼 바닥에 찰싹 달라붙은 차체와 몸을 단단히 옥죄는 버킷시트,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 보닛, 허리춤만큼 올라온 센터 터널만으로도 이미 긴장감은 배가 된 상태.

그리고 이어진 반가운 무전. “차량교체가 필요없는 만큼 쉬지 않고 연속해서 서킷을 질주하겠습니다” 오전 내 35 AMG 부터 53 AMG까지 번갈아 타며 익힌 배움을 비로소 제대로 뽐내볼 시간이다.

메르세데스AMG GT 63
메르세데스-AMG, GT 63

메르세데스AMG GT 63
메르세데스-AMG, GT 63

첫 랩은 여느 때와 같이 차와 익숙해지는 순간. 조금씩 속도를 높여가며 GT의 성능을 맛보기 시작했다.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64.2㎏f·m의 힘은 이미 뒷바퀴를 통해 여지없이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있고 0→100㎞/h까지 4.0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은 200㎞/h의 속도를 게눈 감추듯 해치워버린다.

이때 등 뒤에서 울려퍼지는 배기음과 제동과 동시에 터져나오는 일명 팝콘 소리는 6기통 엔진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연주와도 같다. ‘전기차가 최고’라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에게는 꼭 들려주고 싶은 사운드다.

가속력이야 워낙 머릿속으로 상상을 그린 덕분에 이내 조금씩 익숙해졌지만 긴 보닛을 코너 구석구석 찔러넣는 솜씨는 역시나 엄지 척이다. 265㎜ 달하는 전륜 타이어와 에어 서스펜션 없이 코일 스프링만으로 이뤄낸 실력이라게 믿기지 않을 정도.

메르세데스AMG GT 63
메르세데스-AMG, GT 63

메르세데스AMG GT 63
메르세데스-AMG, GT 63

주행모드는 시작부터 스포츠 플러스 모드였다. 때문에 작은 실수에도 ESP가 쉴새 없이 깜빡거리며 신호를 보내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스로틀을 개방해도 GT는 좀처럼 미끌림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운전자를 채찍질 하며 부족한 실력을 고개를 숙이게 만들어 버릴 정도다.

GT 시승을 끝으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됐다. 서킷에서 여러 대의 고성능 차량을 맛볼 기회는 흔치 않다. 주인공이 AMG라면 더더욱. 그동안 숫자로만 어림잡아 상상하던 달리기 실력은 모두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작지만 강한 A클래스 패밀리부터 4명의 성인을 태우고 서킷을 질주 하는 CLS와 GT 4도어, V8 배기음으로 서킷을 물들인 GT까지.

어떤 속도에서도 타이어의 비명소리 한번 없이 코너 구석구석을 통과하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삼각별 달린 평범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아닌 고성능 메르세데스-AMG의 배지가 달라져보이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