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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두 번의 변화는 옳았다..포르쉐 마칸 GTS

Porsche
2022-04-05 17:40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데뷔 9년차. 이쯤되면 남들 다 하는 세대교체 시기지만 포르쉐는 지난해 두 번째 부분변경 카드를 내밀었다. 마칸 이력에 독특한 한 줄을 새긴 자신감은 늘어나는 경쟁자 숫자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포르쉐 신형 마칸이 국내 땅을 밟았다. 이전에 있던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최상위 ‘터보’를 삭제하고 단출하게 S와 GTS 두 가지로만 승부수를 던졌다. 대신 출력을 키워 마칸 S는 기존 GTS를 대체하고 GTS는 터보의 바통을 이어받는 묘수를 택했다.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작은 변화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포르쉐 답게 소소한 디자인 변화는 깨알같은 디테일에 집중됐다. 길이 4725㎜, 너비 1925㎜, 높이 1585㎜, 휠베이스 2805㎜ GTS 기준, 네 꼭짓점의 눈망울에는 어둡게 칠해진 LED 헤드램프가 좌, 우 큼지막하게 위치하고 빈틈없이 구멍이 뚫린 공기 흡입구 사이로는 커다란 라디에이터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스포티한 앞모습을 완성했다.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 적용으로 10㎜ 낮아진 키는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21인치 휠과 붉은색의 고성능 브레이크로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체 보호를 위해 두른 플라스틱 장식 없이 차체와 동일한 페인트로 칠해진 겉모습은 검정색으로 마무리한 스포일러와 테일램프, 디퓨저 등을 통해 고성능 SUV의 공식을 따랐다.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실내에선 몇 가지 바뀌 부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911과 같은 모양의 다기능 운전대 적용으로 쓰임새가 높아졌다. 4시 방향에 위치한 모드변경 버튼을 포함해 패들 시프트, 오디오와 트립 컴퓨터 조작도 어렵지 않다.

수많은 버튼들로 가득 채워진 센터콘솔 조작부는 터치패널 한장으로 덮었다. 키를 돌리지 않은 상황에선 소재 특성상 지문 등의 오염 등이 쉽게 눈에 띄고 햅틱 반응을 넣어 조작의 편의성을 살렸지만 여전히 직접 눈으로 보고 조작하지 않으면 오작동이 빈번하다.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카이엔 보다 한 치수 작은 덩치는 넉넉하진 않지만 좁지 않은 뒷좌석 공간을 제공한다. 덩치 큰 성인 4명이 타기엔 앞좌석의 양보를 필요로 하지만 어린아이를 두고 있는 4인 가족이라면 패밀리 SUV로도 쓰기에 부족하지 않다.

국내 선보인 마칸의 심장은 V6 2.9ℓ 바이터보 한 가지. 같은 배기량에 터보 두 개 달린 구조는 같지만 마칸 S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3.1㎏f·m, 마칸 GTS는 449마력, 최대토크 56.1㎏f·m의 힘을 낸다.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시승차인 GTS는 기존 터보 지위를 이어받은 만큼 힘 부족은 어느 영역에서도 느낄 수 없다. 0→100㎞/h까지 4.5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만에 해치우는 성능과 2000rpm에 도달하기도 전에 터지는 56.1㎏f·m(1900~5600rpm) 최대토크 덕분에 가감속이 반복되는 정체길에서도 스트레스가 없다.

자동 변속기만큼 변속 충격 없앤 7단 PDK도 더 이상 꼬투리 잡기가 쉽지 않다. 듀얼 클러치 특유의 울컥거림 현상이 없어진 자리에는 빠릿빠릿한 변속과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챈 똑똑한 변속 패턴만이 남아있어 패들 시프트의 존재감이 되려 옅어졌다.

정체가 조금씩 풀려 오른발에 힘을 주자 그제서야 449마력의 출력이 오롯이 네바퀴로 왈칵 쏟아진다. 노멀모드에선 한 박자 느린 엔진 반응도 주행모드 변경에 따라 재빨리 표정을 바꿔 rpm을 물고 늘어진다.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이어 배기구를 막고 있던 플랩이 열리고 실내로 들이치는 묵직한 소리는 1억 넘는 몸값을 지불해야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다. 전기차가 내세우는 영혼없는 숫자 놀이에 경종을 울릴 제대로 된 한방이다.

마칸 GTS에 잔뜩 달린 화려한 장비도 빠른 달리기 실력을 부추긴다. 가령 일반 에어 서스펜션보다 높이가 10㎜ 낮은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은 전륜 10%, 후륜 15%를 조이고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편안한 승차감부터 스포츠카 탈을 쓴 고성능 SUV까지 모든 일을 완벽히 처리해낸다.

여기에 좌, 우 바퀴의 회전수 차이를 줄여주는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와 시시각각 댐핑 압력을 바꿔놓는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가 기본 장착돼 어지간한 스포츠카 보다 날카로운 코너링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포르쉐 마칸 GTS
포르쉐, 마칸 GTS

모든 걸 갖춘 것 같은 마칸에도 아킬레스건은 존재한다. 2022년 등장한 신차지만 차선 유지보조 없는 빈약한 ADAS 시스템과 수천만원 웃돈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는 편의 장비가 대표적.

그럼에도 스포츠카와 실용성 높은 SUV를 단 한대로 즐길 수 있다면 현재는 마칸이 유일한 선택지다. 두 번의 부분변경 카드를 꺼내든 자신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1세대 마지막을 장식할 모델이지만 신형 마칸 GTS는 여전히 넘치는 성능과 편안함까지 모두 챙긴 팔방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