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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디젤 세단, 디젤 SUV 산다면 결국은 ‘낭패’..왜?

Hyundai
2022-04-26 15:00
GV80
GV80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디젤차(경유차) 시대가 저물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 시대가 본격 도래한 때문이다. 이제는 디젤 세단이나 디젤 SU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흔한 건 아니다. 환경성 뿐 아니라 경제성에서도 시장 경쟁력을 잃었다는 말이 나온다.

먼저 환경성. 디젤차는 질소산화물(NOx)과 200여 가지가 넘는 유해 화합물질을 배출한다. 질소산화물은 그 자체로 독성을 지닌데다, 햇빛과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오존 생성의 원인이 된다.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

특히 지름이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PM 2.5)는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된 디젤 엔진이라도 막을 길이 없는 상태다. 질소산화물은 또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쌓이면, 평생 배출되지 않고, 암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WHO에서도 인정한 얘기다.

디젤차는 경제성에서도 매력이 반감됐다. 최근들어 국제 환경이 변하면서 유가는 급상승했고, 이로 인해 가솔린(휘발유)이나 디젤(경유)과의 소비자 가격도 엇비슷한 수준이 됐다.

기아 The 2022 쏘렌토
기아, The 2022 쏘렌토

지금까지 디젤 세단이나 디젤 SUV를 선택한 오너들에게는 연료값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겠지만, 이제는 이 같은 마지막 보루마저도 무너진 셈이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구조로 설계된 디젤 세단이나 디젤 SUV는 구입 후 5년 이상 지나면, 진동과 소음 등으로 탑승객에겐 불편을 초래하는 등 성능이 크게 저하된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한 촉매제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벤츠 S클래스 6세대
벤츠 S-클래스 (6세대)

올해들어 국내 시장 트렌드 역시 눈에 띄게 변한 것도 주목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내수시장에서 1~3월까지 1분기에 승용차(세단+SUV)는 총 33만6932대가 판매됐다.

이 중에서 디젤 세단은 5000대, 디젤 SUV는 3만1300대, RV 미니밴(해치백 포함) 1만5000대 등 디젤 승용차는 총 5만1300대가 팔렸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8만932대) 대비 무려 36.6%가 감소한 수치다.

BMW 뉴 7 시리즈
BMW 뉴 7 시리즈

반면, 하이브리드차(6만277대)와 전기차(2만7853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1%, 158.8%가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고차 시장에서도 디젤 세단이나 디젤 SUV의 가격도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낭패를 보는 건 결국 디젤차를 구매한 소비자 뿐이다.

이미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는 중국이나 미국시장 뿐 아니라 일본시장에서도 디젤 세단과 디젤 SUV 판매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유럽시장에서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차 보다는 친환경 전기차로의 소비자 발길이 옮겨진 상태다.

아우디 A6
아우디, A6

그러나 한국시장은 남다른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디젤엔진 개발 중단을 작년에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젤 세단, 디젤 SUV 판매는 여전하다. 쌍용차도 아직까지는 디젤차가 주류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독일차 메르데세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내로라 불리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디젤 승용차를 주도적으로 팔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해외시장에서는 무공해 전기차를 내세우면서 유독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디젤 승용차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도 아이러니다.

폭스바겐 8세대 골프
폭스바겐, 8세대 골프

학계와 업계 등 일각에서는 디젤 세단과 디젤 SUV 등 디젤 승용차 판매는 자동차 산업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역설한다. 꾸밈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디젤차 시대는 사실상 저물었지만 업계의 디젤차 개발비를 한국 소비자가 모두 부담하라는 얘기나 다를 바 없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급변하고 있다. 환경성이나 경제성 측면에서도 무공해 전기차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판단이다. 정부 기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를 비롯해 국회, 지자체 등에서도 디젤차 퇴출을 위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